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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이야기 마당

[칼럼] 익산시의회는 소통하고 싶은가?

[칼럼]

 

익산시의회는 소통하고 싶은가?
의정활동의 실시간 인터넷생중계가 답이다.

 

 

얼마 전 익산시장과 시의회간의 갈등이 표출되면서 전국뉴스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당시 시의회는 익산시장의 불통과 독선행정을 지적하였다. 익산시장이 시민의 대표인 시의회를 무시하는 처사가 아니냐는 것이다. 한마디로 소통부재에 대한 문제제기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정작 익산시장만 소통부재와 독선행정으로 문제가 되는지. 또 다른 상대인 익산시의회는 소통을 잘 하고 있는지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다.

소통이란 결국 상대를 존중하고 상대와 사안을 공유하는 데서부터 시작되는 것인데 시의회는 과연 시민을 어떻게 생각하고, 중요 내용들을 공유하고 있는지 되돌아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시의회가 소통의 장으로 만든 시의회 홈페이지를 보면 이게 과연 소통하자는 것인지 의문이다. 회의록은 한창 지난 것들로 채워지고 동영상은 의원들 개개인의 발언과 질문만 올라와 있다. 당장의 현안이나 의원들의 활동모습은 찾을 길이 없다. 시민입장에서는 당장의 현안이 무엇이고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가는지 알 길이 없으니 시민의 소리를 어떻게 낼 수 있겠는가.

의원들의 개인 홈페이지도 부실하기 짝이 없는 것을 보면 의원들 스스로도 시의회홈페이지가 소통의 창구로서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시의원들은 개별적으로 자신의 활동과 치적을 홍보하는 식으로 대응하거나 어떤 경우는 아예 활동은 접어두고 친목모임이나 단체 등 얼굴알리기와 친분쌓기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고서는 소통이라 말하기도 부끄러운 수준이다.



진정 소통하고 싶다면  인터넷으로 실시간 생중계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작년 9월에 발표한 것처럼, 지방자치의회는 투명성과 신뢰성을 위해 의정활동의 전반을 세세하게 실시간으로 인터넷생중계 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이미 광역단위의회의 경우 태반이 실시하고 있으며 기초의회의 경우도 실시하는 지역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가까운 순천시의회의 경우도 올해 2억원의 예산을 통해 디지털장비를 갖추고 시의회의 상임위활동과 행정사무감사 등 주요 의정활동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하고 있다.



인터넷생중계를 실시하고 있는 의회의 경우 여러 가지 장점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가장 큰 것은 시의원들의 자질과 태도가 달라지고 있는 점이다. 의정활동의 면면이 그대로 드러나니 의원들 스스로가 먼저 공부하고 연구하게 되어 의정활동의 질이 높아진다. 의원들이 성장하는 것이다. 의원들 스스로도 우려했던 처음의 생각과는 달리 만족도가 높다는 평이다.



시의원의 의정활동이 좋아지면 시행정도 같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견제와 감시의 한 축이 좋아지는데 그 대상이 나태할 수는 없지 않는가. 그러니 연쇄반응처럼 장점이 상승작용을 일으키게 된다.

시민들의 평가도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 잘 몰랐던 의원 개개인의 발언과 활동모습을 생생하게 파악할 수 있어 좋고, 지역 현안도 바로바로 파악하여 의견을 낼 수 있으니 좋더라는 것이다. 이뿐인가. 시의원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여 선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 결국, 정치풍토가 바뀔 것이고 지역정치의 바탕이 새로워지지 않겠는가.



하지만 전북의 경우 도의회만 실시하고 기초의회는 아직 한군데도 실시하는 곳이 없어 안타까운 실정이다. 오래전부터 지역의 시민단체에서 제기하고 시민참여예산위원회에서도 사업제안을 하는 등 계속되는 사업제안에도 익산시의회는 묵묵부답이었다. 이제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미 많은 지자체들이 실시하고 준비하는 상황에서 익산시의회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복잡한 시스템도 아니다. 이미 많은 지역이 실시하고 있으니 조금만 참고하면 어렵지 않게 실행할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의원들의 마인드와 생각이다. 특히 의회의 변화를 바라는 지금이 시작하기에 좋다.



이제는 쌍방향소통시대다. 투명하게 드러내고 공유하는 것으로 더 큰 성장을 만들어 내야 한다. 시의원은 다양한 문제와 현안에 대해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고 의견을 청취하며, 다양한 견해차로부터 합리적인 결론을 이끌어내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시의회와 시민이 함께 지역을 생각하고 시민의 행복을 만들어 가면 훨씬 빠르고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소통의 방법으로 간담회나 토론회 등 다양한 면이 있지만 그래도 시작은 인터넷생중계가 최고다. 공개하고 공유하는 것으로 투명성과 신뢰가 확보되는 것이니 변화의 시작은 여기서 비롯되지 않겠는가. 2014. 11. 6일자 교차로칼럼에 실린 글입니다.


글 : 이영훈 (익산참여연대 (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