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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콩도 나올까?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콩도 나올까?

 



 이제 로타리를 다 치고 수박 심을 준비로 치면 마지막 단계를 하고 있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로타리를 두어번 더 쳐서 흙이 더 마른 다음에 마무리 작업을 하고 싶은데 개인적인 사정도 있고 이제는 준비를 해서 지온을 잡아 놓아야 될 것 같아서 서둘러 마무리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관리기로 하우스 안에 가운데 고랑을 팠습니다. 줄로 가운데를 죽 표시해놓은 다음에 관리기 작업을 하면 됩니다. 처음 관리기 작업을 할 때는 비뚤비뚤 서툴렀는데 이제는 반듯하게 잘 하고 저 혼자서도 모든 작업을 다 할 수 있습니다. 가운데 고랑을 내고 앞뒤 마무리하고 비료 푸대에 흙을 담아 놓으면 됩니다. 앞뒤로 네 푸대씩 놓으면 나중에 터널과 고깔을 씌울 때 그것으로 앞뒤를 눌러 놓습니다. 그 다음에는 고랑에서 40~50cm 띄어서 수박 심을 구덩이를 파고 그 위에 비닐 멀칭을 깔아 놓습니다.


 예전에는 작년 비닐하우스를 재사용했는데 풀약 하기가 힘들어서 요즘은 녹색 멀칭을 쓰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터널과 고깔 비닐을 씌우기 위해 각각 철사를 꼽고 그 위에 비닐을 씌우면 어느 정도 작업이 마무리 됩니다.


참고로 하우스는 기계나 사람이 들어가서 작업을 할 수 있는 크기 이고, 사람이나 기계가 들어가서 작업하기 어려운 크기면 크기순으로 터널 그 보다 작은 것은 고깔이라 부릅니다.

고깔은 예전에 못자리 비닐정도의 크기를 생각하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구덩이 위의 멀칭에 +자로 칼질을 하고 터널과 고깔을 덮어 놓으면 마무리가 됩니다.

 간단하게 이야기 했지만 아버지, 어머니, 저 셋이서 일을 하면 멀칭 까는 것부터 해서 마무리까지 4~5일 정도 족히 걸리는 작업입니다. 우리는 세 명이서 같이 일을 많이 해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지만 이제 아버지와 어머니 두 분 모두 힘에 부쳐하고 있습니다.


 어디 농사일이 혼자서만 할 수 있는 것만 아닙니다. 혼자서는 힘들어 더디지만 예를 들어 터널을 씌우기 위해 철사를 꼽는 일은 혼자 할 때는 힘이 많이 들고 굉장히 더디지만 둘 셋이 하면 빠르게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세 명이서 일을 해왔는데 아버지와 어머니가 많이 힘들어 하셔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재원이 엄마가 같이 하면 좋겠는데 아직 경원이가 너무 여려서 누군가는 돌봐야 하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저는 농사기술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유기농이나 친환경을 하는 것도 아닌 그저 그런 관행농이고 규모도 그렇게 크지 않은 가족 소농이지만 농사일이 소중한 일이고 좋고 저에게는 잘 맞는 것 같아 아버지 뒤를 이어 받아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주위에 농사를 짓고 있는 50~60대 형님들은 많지만 그들의 뒤를 받쳐줄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농업을 선택하는 사람도 적고 그렇게 지금 하는 사람들의 나이만 많아지고 있습니다. 갈수록 농업 환경이 어려워지는데 어떻게 뒤를 이을 사람을 충원할지 생각해봅니다. 계속해서 뒤를 이어줄 사람이 있어야 우리 농업 미래가 있는 것이 아닙니까?

 
글 이석근 (익산참여연대 운영위원)

 

- 이글은 익산참여연대 소식지 참여와 자치 70호 농촌이야기(11)에 실린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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