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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천일야화(아라비아나이트)

 

 


국내 최초로 준비한 특별한 공연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판소리 천일야화(아라비아나이트)


 나는 보았다.

 어린 시절 천막으로 하늘을 가린 지붕 아래 멍석이 깔린 목포 나일론 극장에서
여성 국극이며, 판소리 등 다양한 공연을 보며 열광하던 사람들을 보았다.



나는 들었다.

공연을 하든 말든 객석을 돌며 오징어 땅콩 등 먹을거리를 사라고 외치던 소리, 공연장천막을 담장 삼아 생겨난 음식점에서 팥죽 끓는 소리, 그릇 부딪치는 소리, 웃고 울며 떠들고 싸우는 소리 등 세상의 모든 소리가 들리던 그 곳, 그래서 그 소리보다 더 큰 소리와 더 큰 감동으로 관객을 사로잡으려고 성심을 다하던 공연자들의 소리를 들었다.



나는 맡았다.

 아~~ 그 냄새를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나일론 극장에서만 나던 그 냄새. 불 위에 주전자를 올려놓고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물이 끓듯, 공연장에 가만히 앉아 있었을 뿐인데 나는 없고 한 덩이가 되어 웃고 울며 때로는 춤을 추게 하던 열기, 살가운 냄새를 맡았다.



매 맞은 아픔보다 더 큰 위안을 주던 목포 나일론 극장에 갔다.

눈만 뜨면 외할머니 손잡고 따라가 그곳에서 보고 듣고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배운 대로 집에서 흉내 내고 다니던 나는 어머니께 딴따라 될 거냐? 는 호된 꾸지람과 함께 매를 맞은 날은 외할머니께서 혼자 가셨지만, 어머니 눈을 피해 극장에 가면 내 자리 잡아 놓고 기다리시던 나일론 극장!



다 잊고 산 줄 알았다. 그런데 판소리를 그만 두게 하려고 호되게 연습시키며 아무리 윽박지르고 혼을 내도 소리를 하겠다는 다은이를 따라 소리판을 따라 다니던 어느 날, 갑자기 어린 시절 내가 어린 시절에 보고 듣고 맡았던 냄새가 없고, 매를 맞고 아파도 그 아픔보다 더 큰 감동으로 행복하게 해 주던 공연장이 떠올랐다. 다은이에게 그런 공연장에서 공연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려 주고 싶었고, 그런 공연장에서 하는 공연을 보고 싶었다. 몹시 안타까웠지만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오래오래 고민한 끝에 그런 공연장을 내가 만들자. 그러려면 판소리를 제대로 즐길 줄 아는 귀명창이 있어야 한다. 라는 생각으로 2012년부터 교육을 겸한 공연 <판소리 세배로 즐기기> 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 판소리&스피치학교로 성장시켰지만, 어떤 형태로 공연장을 운영해야 어린 시절 내가 보고 듣고 맡았던 냄새에 이끌려, 어떤 매를 맞았든 그 아픔보다 더 큰 감동으로 슬픔과 고통을 잊고 행복한 꿈을 꿀 수 있는 판소리 대중화가 절로 될 공연장이 될까?’라는 고민을 하던 중 중동의 설화문학으로 알려진 아라비안나이트 <천일야화>가 생각났다.



 비약이 심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판소리를 그만 둔 소리꾼들의 숫자가, 왕비의 부정을 목격한 샤리야르왕이 매일 처녀와 혼례를 치른 후 다음 날 아침에 처형시킨 신부의 숫자보다 더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왕의 엽기적인 행동을 멈추게 한 세헤라자데는 왕과 여자들을 파멸에서 건져낼 방법으로 매일 밤에 들려 줄 이야기보따리를 챙겨 샤리야르 왕과 결혼한 그 날부터 매일 밤 너무나도 흥미진진하고 자극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아슬아슬하게 끝난 뒷이야기가 궁금해 하루하루 처형을 미룬 것이 1001일 되었고. 그 동안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한 샤리야르왕은 세헤라자데와 아들 셋을 낳고 행복한 남편이요 훌륭한 지도자로 거듭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큰 희망으로 다가왔다. (사)한국판소리보존회 익산지부가 세헤라자데가 되어 목숨을 담보로 매주 1회 해설 있는 판소리 다섯 바탕을 들려준다면, 하루면 몇 명씩 죽어(?)나가는 소리 판, 죽고 싶을 만큼 절박한 소리꾼들의 명줄을 쥐고 있는 샤리야르왕(소리에 무관심한 모든 청중, 무관심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한 정치권과 교육계, 각종 공연과 대회를 주관하는 수장들)을 감동 시켜 관객과 고수, 소리꾼이 모두 다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보고 듣고 사람 냄새 나는 소리판을 만들어 익산 시민이 먼저 판소리 한 대목을 부르게 되고 지구촌이 소리판화 되어 얼씨구 좋다. 절로 저절로 어깨춤이 절로 나는 세상이 될 것이다.라는 소망을 품고 판소리 천일야화를 기획했다. 주 1회를 1화로 한다면 21년이 걸리고, 날짜로 계산한다면 3년이 걸린다. 1차 목표로 3년을 잡고, 주1회 공연, 4월 5일 내 생일을 시작으로 그 공연을 한 대목씩 잘라 해설과 함께 매일 판소리 한 장단씩 1001일 동안 SNS와 홈페이지 등에 올릴 계획이다. 내 꿈은 매일 밤 판소리 공연을 직접 들려주고 지금은 이다은 지부장 판소리 다섯 바탕소리로 이어가지만, 익산의 소리꾼은 물론 실력은 있지만 설 무대가 없는 전국의 소리꾼들이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무대로 만들어 갈 것이다.



<익산시민 모두 판소리 한 대목 부를 때까지>이 문장이 떠올랐을 때 정말 두려웠다.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나에게 내가 수없이 물었던 나이가 몇인데 라는 질문을 수시로 누군가가 한다. 죽는 날까지 잠 안자고 노력해도 불가능한 일이다.라는 의미임을 안다. 그래서 나는 저승사자가 데리러 오면 이 시스템을 완성하기 전에는 못 간다고 말해라. 라는 의미를 담아 웃는다. 판소리 대중화를 위한 노력을 80세까지 하겠다. 결심했는데 판소리 천일야화 21년과 딱 맞아 떨어지는 기획이다. 내가 이승에서의 소풍 끝내고 저승으로 가도 판소리& 스피치 학교는 판소리 거점학교로 판소리 천일야화는 <판소리 영겁야화>가 되어 익산 시 대표 공연으로 대한민국과 함께 발전하여 지구촌을 판소리로 이어 줄 소리판을 살릴 기폭제가 되리라 믿고 싶다. 10년을 지켜보다 10년을 계획해서 여기까지 왔으니 20년을 지금처럼 끈을 놓지 않고 간다면 판소리 대중화를 위한 내 꿈이 이루어지리라는 제 믿음을 참여연대 회원님들께서 격려해주시고 매주 월요일은 판소리와 데이트가 있는 날! 모두 함께 해 주시길 바라며 세계에 하나 뿐인<판소리& 스피치 학교>와 <판소리 천일 야화>특별한 공연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판소리& 스피치 학교> 매 1, 2, 4주 월요일 저녁 7시

복식 호흡과 발성으로 판소리 목을 만들어가며 판소리 이론 공부,
판소리와 민요 장단 별로 추임새 하며 즐기기, 판소리, 민요 한 대목씩 부를 수 있도록 수업 

<판소리 천일 야화> 매월 3주 월요일 저녁 7시

해설 있는 판소리 다섯 바탕소리를 들으며 판소리 학교에서 배운 추임새 하며 즐기기

 

 

글 김광심 (한국판소리보존회 익산지부 사무장)


- 이 글은 익산참여연대 소식지 참여와자치 74호 판소리로 전하는 마음의 편지(11)에 실린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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