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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새만금 내국인카지노 허용은 망하는 길

 

 


새만금 내국인카지노 허용은 망하는 길




  군산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당 김관영의원이 대표발의한 새만금사업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안에는 새만금사업지역에서 관광사업에 투자하는 외국자본에 대해 내국인의 카지노출입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30년째 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리적 특성을 이용해 중국인의 해외관광수요를 흡수하면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에 버금가는 성공사례가 될 것이라는 김의원측 주장이다.
과연 그럴까. 먼저 새만금개발의 현황을 살펴보자.



  새만금개발은 90년대 본격적으로 방조제공사가 진행되면서 지금까지 약 7조원의 예산이 투입되었고, 오는 2030년까지 8조4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공사진척은 계획의 1/3수준으로 매우 지지부진한 상태다. 문제는 예산이다. 2006년에 바닷물을 막고 2010년 방조제공사를 마쳤지
만 기업을 유치하기에는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 도로망조차 완성되지 못했으니 말할 나위가 없다. 몇 년 전에 삼성이 투자하기로 전라북도와 협약을 맺었다하여 온 도시가 현수막을 내걸어 환영했지만 지금은 사실이 아니라는 해프닝도 그렇고. 어떤 기업이 큰 돈을 투자하겠는가.

  그래서 튀어나온 것이 삼성투자협약 이상의 파란을 일으킨 내국인카지노허용을 뼈대로하는 복합리조트사업이다. 말이 복합리조트사업이지 뼈대는 카지노사업이다.
  현재 유일하게 내국인이 허용된 카지노가 강원랜드다. 1995년 폐광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해
특별법으로 허용한 카지노이고 지난 20년간 2조 5709억원이라는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되었다. 하지만 인구는 줄고 지역이 황폐화되었다는 게 강원도의원의 주장이다.

경제활성화는 고사하고 오히려 도박 중독으로 개인과 가정이 몰락하고 2차 범죄 등 심각한 부작용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미 우리나라의 도박산업은 심각한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다.

  정부가 관여하고 있는 합법적인 도박산업은 강원랜드를 포함하여 로또로 대표되는 각종 복권사업과 경마, 경륜, 경정에다가 계속 확장하고 있는 화상경마장 등 헤아릴 수 없는 정도다. 이것뿐인가. 불법이라는 인터넷도박부터 각종 그늘진 도박행위까지 망라하면 그 수준은 가히 상상을 불허할 수준이다. 한때는 도박공화국이라는 말까지 돌았을 정도였다. 전 국민이 도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임에도 계속해서 도박으로 경제를 살리자는 주장이 이치에 맞는 지 의문이다.

  사실 도박은 돈을 버는 사업이 아니다. 국민입장에서 보면 돈을 쓰는 사업이다.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헛된 것이다. 강원랜드 주변을 보라. 현지인이 취업한 곳이 어디인가. 전당포, 사채업, 청소나 허드렛일이 전부다. 세계 어떤 카지노사업을 보더라도 누가 돈을 버는가를 보면 뻔히 알 수 있는 일이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도 아니고 이 무슨 허황된 주장인가. 화상경마장 하나가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지역이 황폐화된다고 여기저기 다 난리들인데, 그보다 몇 천 배. 몇 만 배 더 크고 위험한 카지노를 들이고 내국인을 들락거리게 하겠다는 것이 정상적인 주장인가 말이다.



  왜 갑자기 내국인 카지노이용인가.

  내국인카지노 출입이 허용되지 않으면 사업투자에 따른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외국기업들이 꾸준히 요구했던 것들이다. 결국 국민의 카지노이용을 통해 수익을 내겠다는 것으로 외국기업은 수익을 내서 좋은데, 그럼 카지노를 이용해 돈을 잃은 국민은 어떻게 되는가.
사정이 이런데 무슨 지역경제 활성화란 말인가. 그렇게 돈이 되는 사업이고 좋은 일이라면 300조원씩이나 쌓아두고 있는 국내 대기업들은 몰라서 그러고 있겠냐는 것이다.
  차라리 투자할 곳을 몰라 머뭇거리고 있는 대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더 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특히나 정부예산이 적절히 투입되지 않아 지지부진한 새만금 인프라구축에 대한 사업을 빠르게 진척시킬 수 있도록 정부를 독촉하는 일에 더 신경 써야지 않겠는가. 특별법개정이 필요하다면 미래지향적이고 친환경적인 사업에 대한 지원과 특혜를 더 보장하는 내용으로 기업의 투자의욕을 이끌어 내야지 않은가 말이다.



  뭐든지 막히면 처음을 생각해보라 했다.

  그냥 밀어 부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왜 그렇게 지지부진했고, 기업유치가 안되는지를 보면 답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당장 뭐가 들어와야 한다고 서두를 것이 아니고 장기적인 전망을 두고서 도민의 바램과 맞춰서 가는 식으로 방안을 찾아갔으면 한다.
  올해 새만금에 투입된 비용이 3544억이고, 내년도 예산으로 3500억원이 책정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동안 대규모 국책사업이면서도 예산배정이 미미하고 지지부진했던 사정을 고려하여 투입예산이 두 배 이상 증액될 수 있도록 의원들이 분발하기를 촉구한다.



  지역경제가 어렵고, 새만금개발 전망이 잘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전북지역 총선을 휩쓴 국민의당 의원들이 적극적이고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보니 지역에서 다른 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은 건지는 몰라도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사실이다.

뭐 어쨌든, 새만금이 개발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도박 산업 들여다가 지역 말아먹자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음을 알아줬으면 한다.

 

글 이영훈 (익산참여연대 전 대표)

 

- 이글은 참여연대 소식지 참여와자치 76호 칼럼글에 실린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