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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보존과 대중화를 위한 일은 공적인 일인가 사적인 일인가



판소리 보존과 대중화를 위한 일은
공적인 일인가 사적인 일인가


  염증성 근육 염. 초기 진단을 받고 우울증까지 겹쳐 생사를 넘나들던 시기에 주위를 둘러보니, 나 아니어도 다 잘 살 것 같은데 소리꾼 흉내도 못내는 어설프게 짝이 없는 다은이가 눈에 밟혔다. 다은이가 연습하는 소리를 들으면 그 때만이라도 눈이 번쩍 떠지고 어떻게든 살아서 소리판을 살리는 큰 소리꾼이 되는 것을 보고 죽어야 한다는 생각이 섬광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살려 주시면 죽는 날까지 판소리 보존과 대중화를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 다은이를 중심으로 젊은 소리꾼들과 고수들이 소리판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하겠다고 간절히 기도 올렸다. 그러라고 주신 건강 삶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오직 판소리 대중화를 위해 먹고 자고, 만나고, 생각하고 공모서류를 작성하고 이 글을 쓴다.



  99% 노력하면 온 우주가 1%를 채워줄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1%를 함께 할 판소리 대중화라는 큰 틀에서 사람들을 만난다. “판소리 한 대목 ~ ”말이 끝나기도 전에

“목이 아파서, 목소리가 변할 것 같아서, 목소리가 작아서~~”
시간이 없다. 바쁘다는 말보다 목소리와 목에 대한 걱정이 태산이다. 사실 소리를 해서 목이 아픈 것이 아니라 목을 사용하는 법을 몰라 목이 아픈 것인데 많은 사람들이 판소리를 하면, 목이 상한다. 그래서 판소리를 하면 안 된다. 라는 잘못된 인식으로 판소리를 회피하고 있다.



  판소리야 말로 우리들의 건강을 책임지어 줄 건강한 복식(단전)호흡에 소리를 얹어 공기 반 소리 반으로 예쁜 목소리를 만들어 주고, 통성으로 단전에서 품어 올리는 크고 우렁찬 소리는 모든 우울증을 날려버리고 발표 불안을 없애 자신감 향상의 길라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특히 초등학생들은 복식호흡을 하고 있는 아이들도 많고 중, 고생들도 호흡이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라 복식호흡을 통한 공기 반 소리 반으로 소리를 실어내는 방법을 익히면 건강한 소리를 만들어 평생 복식호흡을 하며 건강하게 살 수 있다.

 

  단전호흡을 통해 공기 반 소리 반으로 소리하면 10시간을 소리해도 목은 그대로다.  유형문화재 제 11호 미륵사지 석탑과 비교해도 그 가치가 덜 하지 않을 무형문화재 국보 제 5호 판소리! 세계 유네스코가 미륵사지 석탑보다 10년 먼저 알아 준 세계의 보물을 보존하고 대중화 시키자는 운동을 개인의 호불호로 개인적인 일로 치부하고 나 몰라라 한다면 미륵사지 석탑도 석탑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보존해야 하지 않을까? 미륵사지 석탑을 보존하듯 판소리 보존과 대중화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노력하지는 말을 하고 싶어서  2014년도에 포기했던 판소리 최 장시간 기네스 도전을 다시 기획했다.



  얼마 전 어느 단체에서 교육이 있었다. 판소리 대중화를 위해 꼭 필요하다 싶어 간절한 마음을 담아 신청했는데 떨어졌다. 혹시 결원이 생기면 나를 좀 뽑아 달라는 부탁을 하러 갔다가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을 하는 사람에게 교육 받을 기회를 줄 수 없었다. 너무 슬퍼서 말 한마디 못하고 돌아 섰다가 다시 가서 물었다. 세계의 보물 무형문화재 제 5호 판소리를 보존하고 대중화 시키려는 노력이 사적인 일이라면 이 단체에서 생각하는 공적인 일은 무엇이냐? 고, 나는 지금도 궁금하다. 그 교육에 모인 공적인 사람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자유학기제 워크숍에서 40여 분의 중학교 자유학기제 담당 선생님과 교육청 장학사님께 물었다. 판소리를 보존하고 대중화시키는 일은 공적인 일인가 사적인 일인가요?

만장일치로 공적인 일이라고 대답하셔서 위안이 되었다.



  나는 "판소리 독립 운동가 1호 다.

그래서 미륵사지 석탑을 귀하게 보존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 주기를 바라는 만큼  판소리도 귀하디귀하게 보존하고 세계인이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노력해야 한다. 일제 강점기 때 독립을 위해 싸운 독립투사처럼. 그래서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돌 직구와 총 칼에 맞아 여기저기에 마음 속 깊은 곳에 멍 자욱이 시퍼렇고 피가 절절 흐르지만, 몸은 성하니 다행이다 싶은 마음으로 낮아지려고 더 많이 낮아지려고 노력한다.



  미륵사지 석탑을 호불호로 따져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 보존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판소리도 호불호로 따지지 말고 판소리 다섯 바탕을 가슴에 담고 있는 그 소리는 중요무형문화재 국보 제 5호, 그 소리를 담고 있는 소리꾼은 유형문화재라는 생각으로 소중하게 관리(?)해 주면 좋겠다. 인재 발굴을 해야 한다고 소리치기 전에 이미 인재라고 인정받았던 대한민국 인재들이 무관심과 냉대 속에서 시들어 가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완창발표가 점점 사라지고, 성능 좋은 마이크에 의존하여 통성도 사라지는 이 시대에 진정한 소리꾼은 몇 명이나 될까?



  나는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묻고, 나에게도 수시로 묻는다.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에게도 묻고 싶다. 판소리를 보존하고 대중화시키는 일은 공적인 일인가 사적인 일인가요? 공적인 일이라고 답해주는 그대에게 손을 내밉니다.
판소리 독립 운동가 2호 3호 ~~~~ 가 되어 주시라고

 


글 김광심 (한국판소리보존회 익산지부 사무장)

 


- 이글은 익산참여연대 소식지 참여와자치 76호 판소리로 전하는 마음의 편지(13)에 실린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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