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시민과 소통하는 판소리



                                                     글 김광심 (한국판소리보존회 익산지부 사무장)

 

당나귀를 팔러 가는 부자에게 지나가는 행인들이 한 마디씩 던진다.
“나귀 등에 아들을 태우지” 아들을 나귀 등에 태우고 길을 간다.
“불효자 같으니 늙은 애비는 걷고 아들이 타고 가다니~”
아들이 나귀 등에서 얼른 내린 후 아버지가 나귀 등에~~
그러다 결국에는 나귀를 업고 가는 두 부자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 내용이 비난이나 야유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충고일 경우에는 정말로 고민이 된다. 더욱이 그 대상이 내 자신이 아니고 딸에 관한 것이라면 그 심각성과 고민은 상상을 초월한다. 다은이가 세월 호 사건으로 돌아가신 영령들의 해탈천도를 기원하는 추모제에서 공연을 했다. 그 인연이었을까? 많이 아파서 그동안 마음은 있었어도 못 가다가 촛불 시위를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던 날 시위장에서 공연을 해주면 좋겠다는 요청이 왔다. 초등학생도 시국 발언을 하는데 판소리로 시국 발언을 한다는 생각으로 그 말을 들은 순간 내가 소리 하는 것도 아닌데 반승낙을 한 후 다은이에게 물었더니 가겠다고 한다. 그리고 개사하느라 꽤 오랜 시간 공을 들인 후 가사를 넘겼다.


 

 한 번이 네 번으로 이어 지면서 여기저기서 말이 들어온다. 그리고 지독한 무관심 “찍히면 어쩌려고 ~~ 중립을 지키는 것이 좋지 않을까?”
순간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맞아. 내가 부르는 것이 아닌데, 정말 누군가에게 찍힌다면 다은이 앞길이 힘들지 않을까? 내가 거절했어야 했나? ‘아니야 중립은 없어 더구나 공연의뢰를 받지 않았다면 모르지만 이 상황에서 거절도 아니고 승낙도 아닌 중립을 지킬 방법은 없잖아. 거절하면 시위를 하며 시국 발언을 하는 이들에게 비겁하다고 욕을 먹을 것이고, 시국 장에서 개사한 소리를 가르치고 함께 부른다면, 국정농단을 한 그들에게 욕을 먹고 불이익을 당할 것이다. 어차피 누군가에게 비난을 받아야한다면 차라리 옳지 않은 이들이게 옳지 않다는 비난을 받을지언정 옳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옳은 일을 함께하는 것이 낫다. 라고 나는 결론을 내
렸지만 다은이는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 이 생각의 뿌리를 설명하며 가고 싶지 않으면 그
만 가도 좋다고 했더니

 

“나는 상관없는데요. 다른 공연이 있거나 행사가 겹치면 몰라도 소리하라고 불러주시면 소리하고, 아니면 그냥 가서 촛불시위 해야지요.”라고 말한다.
 그래서 계속 가려고 했는데 가고 싶어도 17일과 24일은 행사가 겹쳐 참여할 수 없어 죄송한 마음 전해 올리며, 일제 강점기 때 나라 잃고 시름에 잠긴 백성들의 마음을 춘향가 중 쑥대머리로 달래준 임방울명창! 정권에 아부하고 기생하는 이가 판소리를 할 순 없다며 이명박 때 '쥐 왕의 몰락기'를 만들어 전국 순회공연까지 했고, 판소리 순실 가. 촛불 가를 부른 시사 소리꾼 최용석(판소리共場 '바닥소리' 대표) 국악가요 아름다운 나라를 개사하여 부른 소리꾼 고양곤(민노총전북문예지부장) 춘향가 중 십장가와 배 띄워라. 군밤타령. 진도 아리랑을 개사해서 부른 익산의 이다은 소리꾼 등이 부르는 시국풍자 판소리를 들으며, 판소리가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 언어학적. 문학적. 예술적. 민족적. 민중적. 인류학적. 전통적 가치를 가지고 있느냐고 묻는 열 가지 질문에 모두 합당하다는 판결을 받아 2003년 11월 7일 유네스코 세계 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 같아 기뻤다. 보다 많은 소리꾼이 민중의 아픔과 고난을 소리로 달래주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이 시대의 소리꾼이 많이 탄생하여 우리 민족의 얼이 담긴 우리 민족의 노래 판소리가 지닌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 언어학적. 문학적. 예술적. 민족적. 민중적. 인류학적. 전통적 가치를 두루 전파하며 함께 성장하는 동력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춘향이가 본관사또 몰아내려고 어사가 되어 내려 온 이 도령과 극적인 만남으로 기뻐할 적에 춘향모친은 어사 장모 출두를 외치며 <본 관 사또 괄세마오. 본관이 아니거든 내 딸 열녀가 어데서 날거냐~~ 얼씨구 절씨구~ 이 궁둥이를 두었다가 논을 살거나 밭을 살거나 흔들 대로 흔들어 보세 얼씨구나 아~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네 얼씨구나 절씨구~> 라고 춤을 추며 소리를 한다. 국정농단이 아니거든 온 국민이 주권 찾자고 촛불 들고 나설 일은 없었을 것이고~~ 이미 일어난 일은 어쩌지 못하니 참으로 다행한(?) 일이라 생각하며 대한민국을 살릴 이몽룡을 애써 기다린다. 조만간 촛불이 횃불이 된 그 밝음 아래 이몽룡과 춘향이가 맞잡은 손을 부여잡고 춘향 모처럼 궁둥이를 흔들 대로 흔들어 가며 얼씨구 절씨구 춤을 추고 신나게 놀았으면 좋겠다.


 

 


- 이글은 익산참여연대 소식지 참여와자치 77호 판소리로 전하는 마음의 편지(14)에 실린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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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익산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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