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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이야기 18] 모내기를 마쳤습니다.

모내기를 마쳤습니다.

 

                                                          글 이석근 (익산참여연대 운영위원)

독새풀만 무성했던 들판이 지난 한 달 동안 트렉터들이 분주하게 왔다 갔다 하면서 논도 갈고 로타리에 써레질까지 끝내고 나니 이제는 이앙기들이 하나둘씩 작업하더니 어느새 연하고 어린모들로 들판이 가득 찼습니다 

경지정리가 잘 된 논들은 거의 다 심어졌고 물대고 빼는 것도 그렇고 논 모양이 제각각이어서 벼 재배가 조금 불편한 개답이라 불리는 곳도 어느새 모들로 채워졌습니다.

일찍 심어진 모들은 색깔도 진녹색으로 바뀌고 뿌리도 완전히 활착해서 왕성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물론 모내기가 전부 끝난 것은 아닙니다. 씨앗 싹을 틔우다 실패해서 새로 모를 기르는 농가나 지을 농사가 많아 여러 자리 남은 농가도 있고 소먹일 풀을 재배했던 곳도 남은 곳이 있습니다. 저처럼 하우스 농사 끝내고 벼를 심는 곳도 남아 있습니다. 6월 말 경이나 돼야 완전히 끝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거의 다 심어졌고 부지런한 사람은 벌써 트렉터와 이앙기 청소까지 끝낸 분들도 많습니다 

씻나락을 넣고 논 갈고 로터리 치고 모내기 하는 동안이 농촌에서는 가장 바쁜 시간입니다. 그만큼 활력이 넘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면내에 매운탕집 짜장면집 마을슈퍼도 이 기간 동안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일 하다 잠시 마을 슈퍼에 들르면 형님들이 한 잔 하고 가라고 권하고 짜장면집 형님도 오토바이 타고 신나게 배달하러 다닙니다. 참 바쁘게 돌아가는 시간입니다.

  농촌에서 농사는 안 짓고 살아도 이 시기에는 한 사람의 일꾼으로 씨앗 넣고 모 심는데 모판 나르고 넣어주는 일을 하면서 마을의 공동체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벼농사의 거의 모든 작업이 기계화 되었지만 여전이 사람 손이 가야되는 일이 많습니다. 특히 씨앗을 넣는 일은 사람이 많이 필요합니다. 일이 그렇게 힘들지 않아서 농사 짓지 않는 분들도 같이 작업을 합니다. 농사일을 전혀 해보지 않았던 분이나 농사일은 오래 했지만 이제 나이가 들어 일을 놓은 분들도 다같이 작업을 맡아서 합니다. 그렇게 서로 하나가 되고 분주했던 시간도 이제는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모를 심었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어쩌면 이제부터 일의 시작이 되겠지요. 아침저녁으로 물코도 봐야하고 이제 막 올라오는 풀도 잡아야 되고 논두렁 예초 작업도 해야 할 일들이지요.

 이렇게 해야 할 일이 많이 기다리고 있지만 그래도 모를 심어 놨다는 안도감이 들어 이제는 조금 쉬엄쉬엄 해도 되겠지요. 계절도 여름으로 접어들어 한낮에는 쉴 수 가 있어 좋습니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동네 선후배들이 느티나무 아래 모여 삼겹살을 구어 먹기로 했습니다. 이제 모내기도 얼추 끝났으니 조금은 쉬었다 가자고 합니다.

 

- 이글은 익산참여연대 소식지 참여와자치 79호에 실린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