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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미세먼지와 악취는 관계가 있을까?(임형택. 익산시의원)

미세먼지와 악취는 관계가 있을까?

글 임형택(익산 시의원)

 

 

 

 

 

 

 

온 나라가 미세먼지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전라북도 그리고 익산 시민들은 걱정이 너무 크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가 발암물질로 규정한 초미세먼지는 2015년부터 공식적으로 측정이 시작되었는데, 연간 측정소 통계 값을 종합한 결과 전북 그리고 익산이 전국 1위로 나왔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미세먼지(PM10)는 사람의 구강구조를 통해 코, 목 등에서 자체적으로 걸러지는 반면, 초미세먼지(PM2.5)는 사람 머리카락 직경의 1/20~1/30보다 아주 가늘고 작은 먼지 입자여서 호흡을 통해 폐 속으로 들어가 폐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혈액을 타고 몸으로 퍼지기도 해서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고 폐질환 등 여러 질환을 유발하는 대기오염물질 즉 발암물질이라는 것이다.

전국 143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2015년 미세먼지 고농도(나쁨, m³당 81μg 이상) 평균일수를 기준으로 상위 10곳을 뽑아보니,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1위 인천 남구(고농도 일수, 84일), 2위 경기 포천시(71일), 3위 경기 평택시(70일), 4위 경기 양주시(66일), 5위 강원 원주시(65일), 6위 인천 중구(58일), 7위 전북 익산시(55일), 8위. 경기 김포시(54일), 9위 충북 청주시(53일), 10위 경기 여주시 (53일).
특히 더욱 심각한 것은 초미세먼지(PM2.5)는 익산이 전국 1위 도시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익산이 왜 전국 1위일까?

● 첫 번째는 외부적 요인을 들 수 있다.
이런저런 연구결과들을 내놓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 과학적으로 입증된 결과들은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통상적으로 전문가들이 내놓고 있는 분석에 따르면 중국, 충남 서해안 화력발전소, 새만금 매립지 등이 외부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김제와 익산에서 미세먼지(PM10) 뿐만 아니라 초미세먼지(PM2.5)의 농도가 모두 높은데 이것은 새만금이 원인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가설로 볼 수 있다. 내륙에서 흘러들어온 하수, 폐수 등이 퇴적된 점토성분 퇴적물에는 여러 가지 오염물질이 포함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정성 및 정량적인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 두 번째는 지형적 요인을 들 수 있다.
익산의 경우 전체가 평야지대로 형성되어 있어 주야간 변화에 따른 기류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보니 공기흐름이 정체되는 경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런 이유로 악취 피해도 더욱 심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제 역시 평야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익산과 마찬가지로 기류의 영향이 군산이나 전주에 비해 낮을 것으로 보인다.

● 세 번째는 내적 요인으로 미세먼지 배출 대규모 사업장을 들 수 있다.
최근 몇 년 간의 환경부 통계를 살펴본 결과 익산은 전국에서 악취피해가 가장 심각한 도시 가운데 한 곳으로 시민들의 악취고통은 20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악취와 미세먼지는 특성상 차이가 있긴 하겠으나, 악취를 많이 느끼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미세먼지 또한 많은 양을 호흡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을 매우 의미 있게 주목해야 한다.

익산의 경우 과반수 인구가 거주하는 도심을 대규모 소각 사업장이 둘러싸고 있다. 무연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전북에너지, 쓰레기재활용 칩을 연료로 사용하는 상공에너지, 쓰레기를 소각하는 신재생자원센터 3곳은 입자상 먼지 물질을 내보낼 수 있는 사업장으로 이에 대해 각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실제로 도심에서는 태우는 과정에서 나오는 매캐한 냄새에 대한 악취 민원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미세먼지의 내부적 요인 또한 중요하게 살펴보고 관리를 해야 한다

● 네 번째는 내적 요인으로 경유차를 들 수 있다.
원광보건대학교 강공언 교수에 따르면 “2000년 이전부터 환경부 에어코리아를 15년 정도 트렌드를 분석해본 결과 전체적으로는 미세먼지 농도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다가 2012년부터 다시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그 원인을 살펴보면 국가적으로 경유 차량 숫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상황에서 경유 차량이 가장 중요한 소스라는데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2년 이후부터는 국가적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이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전북은 하이브리드 차량 비율이 낮은 수준이고, 전기차는 전국 최저 수준이다.
제주도는 전국에서 대기질이 좋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전기차 보급률이 전국 1등이다. 그만큼 정책적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전북 그리고 익산은 특히 정책적으로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선진국은 특정 지역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면 정밀 조사에 들어가지만 우리는 경유차 운행 등 포괄적 원인만 짚고 넘어가고 있다. 정부 차원의 장기 대책과 지자체별 맞춤형 대안이 함께 나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이런 상황에서 익산시는 지난 5월 22일 모현동·팔봉동에 설치된 미세먼지 측정기가 측정수치가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어 측정오차비율을 검증하는 등가성평가 실시, 소규모 미세먼지측정기를 동산동, 부송동, 함열읍, 오산면, 금마면 5개 지점에 설치하여 '우리동네 곳곳 미세먼지농도 알림서비스' 운영, 주요도로변 고압살수차 운영, 노면청소차 운행, 실시간 표출전광판 설치 등 미세먼지 저감 5대 긴급대책을 발표했다. 또한 전문가에 의뢰하여 원인분석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익산시가 뒤늦게라도 대책을 내놓는 것은 다행이지만, 왠지 대책은 신통치가 않다.
특히 익산 계측기기가 높게 측정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측정오차비율 등가성평가를 한다는 방침에 대해서는 익산시가 멀쩡한 계측기 탓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편 공단으로 인해 팔봉동 지역이 특별히 높게 측정된다고 탓을 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납득할 수 없는 이야기다.
몇 년 간의 측정값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익산시 모현동, 남중동, 팔봉동 3곳 측정소 모두 동일하게 높은 값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계측기기, 계측지점 탓을 하는 것은 행정 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 첫째, 가장 중요한 것은 미세먼지(PM10), 초미세먼지(PM2.5) 원인에 대한 정밀조사를 통해
과학적 합의 근거를 마련하고, 그에 따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가들의 연구기반을 조성,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다양한 연구를 통해 악취 원인과 상관관계 등 다양한 교차분석을 할 필요가 있다. 익산시는 그 어떤 분야보다 예산을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특히 전라북도의 지원도 함께 병행되어 한다.

● 둘째, 시민들이 알고 싶어 하는 문제들에 대해 공론의 장을 형성하여 신뢰를 형성하는 세심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행정차원에서 주관하여 간담회, 토론회 등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 셋째, 대규모 사업장, 경유차 등의 주요 배출원에 대한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행정에서는 최대한 외부요인으로 원인을 돌리고 문제를 애써 축소하려는 느낌 또한 지울 수 없다. 초미세먼지(PM2.5)는 외부에서 유입된 오염물질과 내부 오염물질이 결합될 때 더 해로울 수 있다. 초미세먼지(PM2.5) 전국 1위 전북 그리고 익산은 내부 요인에 해당하는 배출원 관리에 더욱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