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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마트폰, 중독되면 해롭습니다.(이재성 한의원장)

스마트폰, 중독되면 해롭습니다

글 이재성 원장(이재성 한의원)

 

15세 ‘스마트’ 군의 하루는 스마트폰으로 시작한다. 일어나면 카카오톡 확인한다. 단체 채팅방만도 네 개. 초등 친구, 중학교 같은 반 친구, 중학교 동아리, 진짜 친한 친구.

학교 끝나면 다시 시작. 학원가는 동안 게임하고, 학원 옮기는 동안 게임한다. 집에 오면 유투브 본다. 베어그릴스, 빅뱅, 일본 만화 등을 섭렵한다. 잠들기 전에는 채팅하면서 페이스북을 확인한다. 

학교에서 ‘스마트폰 중독 검사’에 합격했다. 한번 시작하면 끝이 언제인지 모른다.. 끊어봤더니 안절부절못하더라.. 스마트폰 없으면 공부 집중 안 된다.. 전부 동그라미 쳤더니 스마트폰 중독이라 진단받았다.

계속하고 싶고, 없을 때 불안하면 중독인가? 그러면 한국인은 모두 밥 중독?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식사는 스마트폰처럼 온종일 할 수 없다. 또, 밥은 해롭지 않다.

스마트폰은 해롭다. 불 꺼진 밤에 하면 불면증 생긴다. 뇌가 강한 자극에만 반응하게 된다. 현실은 대부분 그렇게 강한 자극들이 아닌데 뇌만 혼자 그렇게 된다. 정작 현실에서는 얼굴 맞대고 앉은 사람과도 얘기를 잘 안한다. 둘이 앉아서도 스마트폰을 보면서 얘기한다. 목은 거북이목 되고, 손 저린다. SNS 때문에 피로를 경험한 사람도 60%에 이른다. 

다음 학기 되어 스마트폰 중독 한의학 치료 교실에 참가하게 됐다. 한의사 이재성도 지원중, 남중, 이리공고 강의를 갔다. 왜 중독되었을까. 원인은 세 가지.

첫째, 재밌기 때문이다. 15세 ‘스마트’ 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스마트’ 군의 아빠 엄마도 거실 텔레비전 켜놓고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 재밌어서 빠져든 이 가족님들. 당연히 부모님부터 절제해야 한다. 핸드폰 어플 중에 노터치 어플을 권한다. 반응하지 않기로 한 시간 동안 핸펀이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효과 상당하다.

둘째, 공부가 힘들어서다. 힘든 공부는 선행 학원에 있다. 스마트폰 내리먹임을 한다. 형들이 게임을 가르쳐 준다. 힘든 공부 대신 쉬운 게임을 선택한다. 해결법은 공부에도 재미가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부모가 재밌게 공부하는 시범을 보이면 딱 좋다. 혹시 부모가 공부에 흥미 없으시면 아이 칭찬을 공부 내용으로 해주는 게 좋다. 공부한 내용을 매일 들어주고 칭찬해주면 된다. 착각하기 쉬운 게 있다. 스마트폰 못하게 하면 공부할 거란 망상. 절대 아니다. 공부가 힘들어서 스마트폰 한 거다. 이 경우는 스마트폰을 좀 하게 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선행학습 이겨낼 때까지 아이랑 부모랑 스마트폰이 삼위일체 되어 함께 부대끼는 거다.

마지막으로, 집에 혼자 있기 무서워 스마트폰 하는 경우다. 엄마 아빠가 저녁 늦게 오신다고 했다. 학원 다닐 경제도 아니라 했다. 집에 가면 혼자.. 스마트폰을 한다. 무섭다고.. 중학생이 무서워하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혼낼 일도 아니다.

한의학에서 ‘공포감이 정상 범위를 넘어 선 경우’라 한다. 담(쓸개)을 약하게 타고 난 때문. 인숙산이라는 처방을 한다. 측백나무 열매가 주요 약재 중 하나다. 한약명은 백자인(栢子仁). 인(仁)은 기름기 있는 씨앗을 가리킨다. 또, 공자가 쓴 인(仁)과 같다. 날카로운 신경이 부드러워진다는 말. 아이들 무서움 탈 때, 백자인만 늘 달여 줘도 효과 있다.

무서워서 스마트폰 하는 이 중학생 또한 스마트폰 금지로 해결 안 된다. 스마트폰 없이 혼자 우두커니 있으라 하면 무서움이 커져서 세상 모두 무서워지는 병으로 발전한다. 이런 학생들 모여 저녁밥 먹고 쉴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스마트폰 병의 압권은 거북이 목이다. 수구리 자세 탓이다. 고개 숙이고 움츠려서 스마트폰 하면 생긴다. 심해지면 견갑골까지 앞으로 쏠려 팔들 때 어깨 찢어지는 아픔도 온다. 고개 들고 하면 된다. 하늘보고 누워서 하면 된다. 카톡은 컴퓨터로 하면 좋겠다. 인터넷은 셀카봉 들고 보면 고개 안 숙여도 된다. 거북이 목 다음은 목 디스크다.

스트레칭 필수다. 유투브에 ‘승모근 스트레칭’이라고 쳐서 따라 하면 된다. 단방약이 있다. 모과나 칡이 근육 뭉침을 풀어준다. 모과는 아무나 먹어도 된다. 칡은 속 찬 사람이 먹으면 배 아플 수 있다. 열 있는 사람에게 좋다. 당뇨 예방, 감기 예방도 되고, 피로해소도 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