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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청소년, 시를 듣다. 읽고 맞추다. 쓰다 그리고 놀다.(김명희-솜리아이쿱생협 이사)


청소년, 시를 듣다. 읽고 맞추다. 쓰다 그리고 놀다.

김명희(솜리아이쿱생협 이사)

청소년 아이들과 고창 책 마을 해리로 독서캠프 다녀왔습니다.
청소년 독서캠프는 익산참여연대와 솜리아이쿱생협이 15년 넘게 이어온 나눔 장터를 통해 모금된 나눔 기금으로 진행됩니다. 매달 중학교 아이들과 책을 읽고 토론 하는 방식으로 모임을 진행합니다. 아이들과 책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만들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입니다.

여름방학이 3주밖에 안되는데... 아이들이 학원 빠지고 캠프에 올까? 아이들이 시 쓰는 것을 좋아할까? 걱정 반 기대 반 으로 시작된 캠프.

시가 뭐예요? 시인에게 듣다.
검게 탄 얼굴이 꼭 시골 농부 아저씨 같았던 조상호 시인은  ‘시를 쓰는 사람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정확히 표현하기 위해 언어에 대한 헌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 “잎과 뿌리에 대한 식물학“이라는 시로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강의가 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시인에게는 일반사람과 다른 특별한 무엇, 자본으로 측정할 수 없는 정신적인 가치가 분명 있는 것 같아요.
좋은 시를  쓰기위해  노력하는  시인의 마음과 생활을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시를 읽고 맞추다.
4~5명이 한 조가 되어 책 마을 도서관에서 마음에 드는 시집을 고르고 그 시집 중 한편의 시를 골라 퀴즈를 내고 맞히는 게임을 하였습니다.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시를 읽게 되고 퀴즈를 만들면서 누가 만들고, 어떤 기법을 썼고, 그것을 외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감상하고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해석 해보는 것을 의도한 것 이지요.
아이들은 시집을 고르는 것부터 시작하여 퀴즈를 맞힐 때 까지 서로 질문하고 시를 재구성하고 공감하고 그러면서 나름대로 시를 이해하기도 또 다른 친구들의 발칙한 상상을 들어보기도 하였습니다.

시 어떻게 쓸까요? 무조건 쓰자.
사실 시를 잘 쓰기 위한 비법은 따로 있지 않고 본인이 직접 써보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알기에 내 생각과 느낌을 시로 표현해보았습니다.
시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각과 느낌은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되고 자기만의 것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의 의미를 기가 막히게 재구성하여 표현하더라구요~
19명의 아이들에게서 38편의 시와 노래가 나왔습니다. 그 순간 아이들은 이미 시인이었습니다.


  민들레 씨  - 나 향 희 -

민들레 씨가 바람 따라 하늘로 날아간다.
연필 끝에서 내 시도 멀리멀리 날아가 버린다.
오늘은 날이 아니다.


  자석과 친구 – 이 예 로 -
자석은 함께 있을 때 자신의 힘을 발휘한다.
떨어져 있을 때는 힘이 사라진다.
친구는 함께 있을 때 자신의 힘을 발휘한다.
떨어져 있을 때는 힘이 약해진다.


그리고 놀다
청소년기에는 친구들과 함께 신나게 뛰어노는 것이 최고입니다
친구들과 뜨거운 여름, 책 공간에서 책으로 도미노를 만들고, 한밤 중 영화를 보며, 개미가 나타나 탁자를 침대삼아 잤던 밤의 소동, 바닷가에서 조개를 캐며 놀았던 경험들이 아이들에게 숨을 트이게 하는 시간이고 멋진 한여름의 추억이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