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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철 회원소개

 

게임이 너무 좋아 삽 십 초반에 PC방 개업
아이디는 “떡 돌리는 그날까지”
최원철 회원을 만났습니다


 


2019년 소식지 마지막 인터뷰는 익산참여연대 지방자치연구회 총무와 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최원철 회원이다. 점심시간에 맞춰 원철씨가 운영하는 대학로 와이드PC ZONE으로 갔다. 방학 때 낮 시간이라 그런지 50평 가까운 PC방에 외국인과 대학생으로 보이는 손님 몇몇뿐 한가해보였다.



PC방 코스요리(컵라면, 삶은 계란, 탄산음료)^^를 시켜놓고 인터뷰를 시작한다. 우리나라의 먹거리 문화란 참...  때와 장소, 숙성과 요리 방식에 따라 같은 재료도 전혀 다른 맛과 분위기를 만든다. 음식에도 궁합이 맞아야한다는 나라, “먹방”을 표준어로 만들 정도의 영향력이 있는 나라. PC방 코스요리는 최원철 회원님이 권해서 알았는데 PC방에서 그 이상의 음식 궁합을 찾아내기는 21세기에는 더 이상 불가능할 것 같다.(하하) 어쨌든 PC방 사장님이 쏘겠다는 호의에도 인터뷰어들이 당당히 더치페이했다.^^ 

 

 

 


Q: PC방이 우후죽순로 들어서고 하루걸러 개업과 폐업이 반복되던 10년 전, 망해가던 PC방을 인수했다고 한다. 과감한 결단과 노하우가 있지 않으면 쉽지 않은 결정일 것 같은데 PC방을 창업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2019년 12월 20일 신동 대학로에 취한 와이드 PC ZONE에서 인터뷰>



A: PC방을 운영하기 전에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어요. 게임을 워낙 좋아해서 죽자 사자 해보고 싶어 PC방을 개업했는데 막상 게임방을 운영하면서부터는 게임은 하지 않게 되었어요.(웃음) 지금은 유튜브 동영상을 보며 궁금했던 부분들을 찾아서 공부하고요. 제 전공이 전기 전자 쪽이라 관심 있는 분야는 공부해서 관련 자격증을 따기도 하고 생업에 보태기도 해요.(웃음)

 


Q: PC방 1시간 이용료 천원, 컵라면 천원, 음료수 천원의 저렴한 이용료, 바로 옆에도 대형 PC방이 몇 개나 있어 운영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요?

 


A: PC방 운영하면서 컵라면과 음료수의 종류만 늘었을 뿐 요금이나 수익은 크게 변한 건 없어요. 경기를 많이 타는 업종 중의 하나이고요. 근처에 대형 프랜차이즈 PC방이 생기거나 경기가 안 좋아 운영이 어려워 그만둘까 마음먹다가도 시기적절하게 새로운 게임 아이템이 생겨 손님이 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손익을 겨우 넘기듯 운영하다보니 어느덧 10년이 넘었네요.(웃음) 게임의 세계도 정치, 경제 사회와 크게 다를 바 없는 것 같아요, 돈벌이가 되지 않는 게임은 즉각 퇴출되고 게임의 완성도보다도 돈이 되는 아이템이나 자극적인 게임이 쉽게 생기고 사라지기를 반복해요. 보이지 않는 대형 게임업체의 횡포와 갑질도 비슷하다고 봐요.




Q: 아이디가 “떡 돌리는 그날까지”라고요? 일반적인 아이디는 아닌 것 같은데요? 혹시 예전에 페이스북에서 본 그 사건?과 관련이 있는 거 맞나요?

 

 

[★위 사진: 2018년 3월. 이명박 전대통령이 뇌물수수와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된 날 최원철 회원의 지인 페이스북 참조]


A: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렇지만 징집되어 군대 다녀온 사람들이 하는 말 중에 “내 인생 최고 행복했던 날은 제대하던 날”이라고 하잖아요. 좀 더 심한 사람은 “제대 후 10년이 지나도 꿈속에서 끊임없이 괴롭히는 군 복귀하라는 명령”이라고들 하는데요. 저는 제 인생 최고 행복했던 날 두 개를 꼽으라면 제대했던 날과 이명박 구속되던 날이에요. 이명박이 정권을 잡고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잖아요. 4대강 사업부터 온갖 비리와 나쁜 짓하는 걸 보면서 “반드시 구속될 것이다” “구속돼야한다” “구속되는 날 반드시 떡을 돌려야겠다”고 마음먹고 그때부터 아이디를 정하고, 이명박이 구속되는 날 원대병원 앞에서 시민들에게 무지개떡을 돌렸어요.(웃음)

 

 

Q: 저도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되는 날 페이스북에서 지인이 올린 사진과 댓글들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하하)

[★페이스북 댓글 중 일부 : 멋진 이벤트가 있었는데 참석하지 못해 너무 아쉽네요~, MB 구속기념 떡을 돌리고 있는 최원철 회원님, 그것도 무지개떡~(하하) 오늘은 안 먹어도 배부릅니다.]

이명박이 밉기는 하지만 그 정도까지 인줄은 몰랐는데요? 다른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제가 장남인데요, 아직 애가 없어요. 결혼할 때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고 박근혜가 정권을 이어받았어요. 이런 세상에 애를 낳으면 우리 애가 행복할 수 있을까? 아내와 고민을 많이 하다가 나름의 결정을 했어요. 가끔은 ‘아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늦은 거 같고요(웃음), 우리나라 인구 감소에 이명박 박근혜가 한 몫 한 것을 꼭 알아야 해요.(하하) 이명박이 구속됐는데 제가 떡을 안 돌릴 수 가 없죠~(웃음)



Q: 부창부수라고 해야 되나요? 아내분도 참 대단하시네요. 어떻게 만나셨어요? 가족 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A: 네, 큰아들이고요, 아내와 함께 고양이 세 마리가 같이 살고 있어요. 아버님이 편찮으셔서 병원에 계시고 어머니와 동생이 있어요. 아내는 대학 방송국에서 활동하다 만났어요. 저는 영상 담당(PD)이고 1년 후배인 아내는 방송국 아나운서였죠. 아내의 목소리에 반해 사귀게 되었고, 군대 다녀와서 직장 생활하다가 결혼했어요. 지금은 동생과 아내가 PC방을 도와주고 있고요. (★ 편집자 주: 최원철 회원은 PC방 일 말고도 전기, 에어컨 등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고요. 참여연대 사무실 전기 설비도 도와 주셨죠^^. 내년에는 전기 관련 사업을 크게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Q: (많은 얘기를 나누지 못해봤지만 겉으로 보기에 최원철 회원은 인생을 참 쉽고 재밌게 사는 거 같다.) 좌우명이 뭔가요? 본인 소개 좀 해주시겠어요~


A: 인생 뭐 별 거 있나요? 재밌게 사는 게 좋은 거 아닌가요? 저는 말이 적은편이지만 친한 친구와 만나면 수다쟁이예요.(몇 년 동안 알고 지냈지만 묻는 말 외에는 말을 잘 안하는 걸보니 난 친한 사람이 아닌가 보다~^^) 등산이나 운동 같은 건 좋아하지 않지만 몸으로 하는 일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노는 걸 좋아하고요(웃음)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는 말이 있잖아요~ 앞으로도 “無爲自然”의 삶을 살려고 해요.



Q: 참여연대는 어떻게 인연이 됐나요? 최원철 회원님의 시각으로 볼 때 참여연대 지금 잘하고 있나요?



A: 국민참여당 시절 노사모 활동을 하다가 소상훈 회원의 소개로 참여연대에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노무현 대통령이 하신 말씀 중 “정치가 썩었다고 고개를 돌리지 마라”라는 말을 좋아하는데요, 생활정치에 당당한 1인으로서 1/N의 몫을 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고 참여연대는 정보공개 시민모임 후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되었어요.(최원철 회원은 현재 지방자치연구회 총무와 운영위원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참여연대는 시민단체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소소하게 바라는 게 있다면 단체 소모임 활동이 활발한 것은 좋은데 이중 삼중의 멤버십이 겹치다보니 (모임의 횟수가 많아) 참여가 어려울 때가 있는 거 같습니다.


2019년 2월 23일 회원정기총회에서 한컷

 


인터뷰하는 동안 느낀 최원철 회원은...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격이 없지만 과묵해서 가까이 하기 쉽지 않은, 서양악기로 표현하자면 ‘첼로’나 사물놀이의 ‘징’이 잘 어울리는 회원이다. 절제된 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있다가 부정과 불합리를 만나면 한 방의 울림과 메시지로 주위 사람을 일깨워주는 사람이랄까? 스스로도 “겉으로 보기엔 부드러운 남자 같지만 의외로 까칠한 남자”라고 소개하는 최원철 회원,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는 새해 쥐띠해를 맞아 새로 시작하는 일 번창하길 기대합니다.

 

 

- 이글은 익산참여연대 소식지 참여와자치 89호 회원과의 만남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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