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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이야기 마당

야합과 비리, 거짓말로 넘쳐나는 세상, 시대정신의 정점에 시민이 있다.

 

야합과 비리, 거짓말로 넘쳐나는 세상, 시대정신의 정점에 시민이 있다.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중단 하겠다는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우긴다. 당시 주무장관인 정운천은 약속사실을 시인했다. 그럼에도 청와대와 행정기관 모두가 발뺌이다. 오늘은 정형, 비정형을 두고 또다른 거짓말이 탄로났다. 국토부는 KTX민영화를 밀어 붙이려 거짓말을 하라고 아예 산하 기관에 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이젠 거짓말도 행정행위가 되었다. 거짓말은 또다른 거짓말을 낳으며, 공권력을 동원해 여론을 압박했다.

 

 

'뼛속까지 친미'라는 대통령을 둔 나라의 국민이 듣는 최대 유머는 "역대 최대로 도덕적인 정권"이라는 말이다. 파이시티와 관련하여 원세훈, 박영준, 곽승준 등 정권실세 모두가 거론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이들 모두 서울시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했던 사람들이다. 마치 서울시를 청와대에 옮겨 놓은 듯하다. 도덕적인 정권이라더니 올해 내내 부정, 비리가 터지고 있다. 다들 대통령의 사람들이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힘을 합하여 공동투쟁 하겠다고 발표했다. 대기업의 비정규직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누구도 나서려 하지 않는 뜨거운 감자와 같은 존재가 되어왔다. 현대차의 경우 불법파견이라는 대법원판결은 물론, 친기업으로 불려온 고용노동부나 노동위조차도 이미 불법이라고 판정한바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불법파견노동은 계속된다. 내놓고 불법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경우도 다 있는가?

 

 

현대차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는데 드는 비용은 1200억 정도라 한다.(노조추산) 2009년 현대차의 순익은 2조 9천억가량이었는데 단 2년 만인 2011년은 8조 1천억가량이라고 한다. 1200억원은 전혀 문제가 안된다는 점이다. 이렇게 막대한 순익은 어디서 나는 것일까. 요즘 신차발표만 하면 차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데, 결국 국민들이 벌어준 돈 아니던가.

 

 

삼성전자가 세금탈루를 위해 편법을 썼으며 4천억대의 추징이 있을 거라는 소식이다. 또한 이건희회장이 상속다툼과 관련하여 상속재산이 없다고 한다. 삼성주식은 유산이 아닌 자신이 구입했다는 것이다. 2008년 삼성특검에서는 차명주식에 대해 유산이라고 하고 넘어갔다. 지금은 유산이 아니라고 한다. 거짓말 아닌가? 상속을 둘러싼 삼성가의 막말다툼까지 등장하는 것을 보면 재산을 둘러싼 다툼도 권력만큼이나 막장을 달린다.

 

 

새누리당 대권주자들이 비박연대를 준비하고 있다. 박근혜위원장의 전횡을 문제삼고 있는 것이다. 지난 총선을 통해 기사회생한 공의 대부분이 박근혜위원장의 공로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총선을 통해 당의 권력이 박근혜위원장에게로 넘어간 것으로 보아 가장 큰 수혜자는 박근혜위원장이다. 이젠 대권마저 독식하려는 것이냐는 내부반발이다.

 

 

민주통합당은 '이-박담합'으론 시끄럽다. 친노와 호남계의 최대 계파간 권력욕에 대한 문제제기다. 대권부터 당권, 의회까지 나눠먹기식으로 협의했다는데. 총선에 이어 대선까지 짬짜미(?)는 계속되고 있다.

 

 

진보통합당의 비례대표선거에서 부정, 불법선거가 있었음이 확인되었다. 사사오입의 이승만정부에서나 있을 법한 부정선거가 왜 진보를 외치는 정당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는지 황당할 뿐이다. 진보와 도덕성을 내세운 자들이 새누리당보다 못한 경선을 치룬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속내를 보면 이들도 당권파니 하면서 파벌을 만들고 당파적 이익을 앞세우고 권력을 쫓는 오랜 정당정치사의 구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은 아닐까 씁쓰름하다.

 

 

비전과 가치를 쫓는 정치가 아니라 친박이니 친노니 하는 정치로 파벌과 줄서기를 되풀이 하는 정치가 전염병처럼 퍼진 것은 아닌지 답답한 일이다.

 

 

오늘 하루 한계레신문에 실린 기사 대부분이 이러했으니 국민들 마음이 어떠하겠는가.

 

 

도대체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막장의 끝은 있는 것인지. 사회를 움직이는 기관과 조직, 인사들이 모두 권력과 부정의 마법에 걸린 듯 하다. 오직 권력을 잡고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을 내세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잠깐의 부끄러움조차도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내놓고 거짓말이고 협잡이다. 필요하면 모른다고 발뺌하면 그만이다. 누구도 하더라고 둘러댄다. 검찰과 법원의 판결도 피해간다. 

 

 

힘과 또 다른 힘이 견제와 균형이 아니라 더 큰 힘으로 거대악을 양산한다. 촛불집회나 용산참사, 제주강정마을 등에서 보이는 서슬퍼런 공권력도 결국은 서민용이다. 눈치보고 은근슬쩍 넘어가는 공권력에 잘못한 권력자들이 오히려 당당하다. 모른다고 잡아떼고 검찰서 밝히겠다고 피하고, 휠체어 타고 조사받고 그나마 여의치 않으면 다 태우고 지우고 증거 없애놓고 일부는 해외로 빼돌린다. 해볼테면 해보라고 공권력을 농락한다. 그래도 공권력은 괜찮단다. 이제껏 많이 보아온 모습들이다. 답답하고 암울하다.

 

 

오랜세월 누적되온 문제들이라 해결 또한 만만치 않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역사의 교훈이다. 바뀔 것 같지 않고 모든 것이 꽉 막혀버린 상황에서  질곡을 뚫고 새기운을 불러 넣어준 것은 항상 국민의 힘이었다. 잘못된 시대의 흐름을 바로잡는 힘은 시민에서 나왔다.

 

 

'점령하라'의 미국과 유럽등 세계 시민들의 저항이 그랬고 오랜 억압의 중동에서 민주화바람을 일으킨 것도 시민의 힘이다. 오늘 우리사회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의 정점에 시민이 있다.

 

 

글 이영훈 (익산참여연대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