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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이야기 마당

이영훈의 세상읽기 "그 해 여름" 그 해 여름 글 이영훈 익산참여연대 지도위원 들판이 벌겋게 타고 작물이 바짝 마르면서 농부들의 속도 타들어간다. 마른 장마란다. 2년 전에는 54일 넘게 비가 내려 섬진강이 넘치고 큰 물난리를 겪었는데... 이젠 폭염에 맞서야 하는 시간이다. 태풍이 지나가는 때까지 약 한 달간, 땡볕과 열대야를 견뎌야 한다. 그렇게 여름은 예전보다 좀 더 길고 강하게 다가온다. 왁자지껄하니 소란스런 강당에 막 식사를 마친 오십 여명이 모였다.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각양각색이지만 다들 연대 식구들이다. 지리산 산내 뱀사골 덕동분교에 여름 수련회를 온 것이다. 벌써 여러 해를 다녀갔으니 제법 익숙한 풍경이다. 악기와 노래, 춤 등 장기자랑을 선보이고 상품도 푸짐하니 즐거운 시간이다. 특히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크다. 밤이 깊어.. 더보기
농민이 명예로워 질 때 농촌이 살아난다 농민이 명예로워 질 때 농촌이 살아난다 유은미 함해국 대표 「내 눈에 흙이 들어와도 안된다.」 어느 드라마의 대사가 아니다. 나의 자녀 또는 손자가 어느 날 대를 이어 농사를 짓겠다고 선포하게 되면 여느 가정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우리에게 농업은 이런 것이다. 고생스럽고 명예롭지 못한 직업. 필자가 2016년 독일과 오스트리아로 연수를 다녀왔던 일정 중 가장 가슴에 남는 장면이 있다. 어느 작은 마을의 묘지에 갔는데(때에 따라 외국의 묘지는 마을 바로 옆에 있다) 한 묘비에 농부가 씨 뿌리는 장면과 글귀가 쓰여 있었다. 해설에 따르면 ‘묘지의 주인은 농부였고, 농부였음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는 내용이라고 하였다. ‘농부가 영광스러운 직업이었다니’ 충격이었다. 그 묘지를 둘러보고 해가 질 무렵 .. 더보기
시민과 함께 분투하는 정치인이 필요하다 정치인의 대규모 개발사업 공약보다 시민과 함께 분투하는 정치인이 필요하다 이상민 사무처장 많은 후보자들이 선거에서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위해 인기가 있는 대규모 개발사업을 공약으로 제시한다. 새만금 공항, 고속철도 추진, 클러스터 조성, 국가산업단지 조성 등이 대표적인 공약이다. 이런 대규모 개발사업은 지역발전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는 점과 지역과 수혜대상의 표심을 움직일 수 있어 후보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공약이다. 다만, 대규모 지역개발사업에는 수백억 원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으로 국가의 전략적인 재정지원 없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국비확보가 후보의 경쟁력처럼 인식되고 있다. 사실 후보자들이 정책공약을 실행할 예산확보 방안으로는 자치단체의 기존사업의 예산을 삭감하거나, 지방채 발행, 세입증가분에 대한 재정.. 더보기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자체의 역할 강화방안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자체의 역할 강화 방안 정진수 회원 지난 5월 익산참여연대에서 진행한 6.1 지방선거 시민설문결과 민선 8기 익산시장이 해결해야 할 정책분야에서 32.9%가 경제활성화라고 응답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고물가와 저성장 지속 등 침체된 상황속에서 지역이 활성화되기를 바란다는 시민들의 의견이 결집된 결과로 보여진다. 경제활성화가 내재하고 있는 의미가 복잡하고 다양하지만, 전제가 되는 것이 현재 상황이 불만족스럽고 침체된 상황이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해석해볼 수 있다. 경제문제, 먹고 사는 문제가 지역단위에서 해결되기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지역에서 나름대로의 주도적인 정책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며, 각 지방자치단체도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각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여 시책으로 추.. 더보기
아~미륵산 [이영훈의 세상읽기] 아~미륵산 글 이영훈 익산참여연대 지도위원 산을 좋아하다보니 주말이나 쉬는 날이면 산을 찾는다. 아무래도 가까이 있는 미륵산은 거의 주말마다 가는 곳이다. 일년이면 5-60번은 가는가 보다. 그러기를 20년 넘게 하고 있으니 미륵산 곳곳이 익숙하다.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여러 코스가 있고 각 코스 사이사이로 이어진 길이 있다. 평야지대에 우뚝 선 미륵산은 높지 않지만 오르려고 보면 만만치가 않다. 거친 숨을 여러 번 토해내야 정상에 이를 수 있다. 우스갯소리로 한 번도 쉬지 않고 정상에 오를 수 있다면 전국 어디에 있는 산이든 오를 수 있다고 장담하곤 했다. 물론 경험과 체력이 받쳐줘야 하는 일이다. 코스도 제각각 묘미가 있다. 가장 많이 찾는 한증막코스와 과학고 코스는 주차장이 넓고 등산로가 안정적.. 더보기
[이영훈의 세상읽기] 답답한 정치, 대안은 없나요? 답답한 정치, 대안은 없나요? 글 이영훈 익산참여연대 지도위원 대선이 끝나고 평가와 수렴의 시간도 가지지 못한 채 지방선거가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대선이라는 큰 일을 치뤘으면 그 과정을 되짚고 평가와 책임에 대한 이야기와 대안이 나오는 게 자연스러운 일인데 지방선거에 밀려 덮고 넘어가는 분위기입니다. 대선기간 중에 나왔던 용퇴론이나 정치개혁은 당선가능성이나 승리라는 목표에 밀렸습니다. 어쩌면 처음부터 할 생각이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선거 끝나면 공약이고 약속이고 나 몰라라 입 싹 씻는 행위는 이번에도 그대로입니다. 뭐 좀 믿을만한 구석이라도 있었으면 하는데 참 답답합니다. 지방자치를 잘 치루기 위한 정치개혁은 이재명후보의 약속이고 민주당이 공언했습니다. 하지만 대선에서 패배하자 당장 임기 후가 걱정인지 .. 더보기
[이영훈의 세상읽기] 대선 끝나고... 안녕하신가요? 대선 끝나고... 안녕하신가요? 글 이영훈 익산참여연대 지도위원 가슴 졸였던 그날이 새삼 떠오릅니다. 개표방송을 새벽까지 보면서, 그래도 조금 더 힘을 내서 뒤집자고 응원했건만 계속 밀리고 밀려 패했던 순간 말입니다. 다음날은 고요했습니다. 누구도 말을 꺼내지 않았죠. 인정하기 싫은 현실을 받아들이기에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심지어 뉴스를 보지 않겠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5년간 참겠다는 사람의 심정은 어떨까요? 다들 아시겠지만 정리하는 마음으로 적어봤습니다. 이 같은 아픔과 허망한 순간을 반복할 순 없으니까요.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에서 이번 대선의 두드러진 특징과 향후 대안에 대한 생각들을 풀어보려 합니다. 먼저 이번 대선의 특징을 보면(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을 중심으로) 1, 인물에 대한 평가보다는 정권.. 더보기
서른 다섯 이야기 서른 다섯 이야기 박서영(35세) 직장인, 서울 열흘 전 익산참여연대로부터 ‘청년의 이야기를 듣고싶다’는 연락이 왔다. 익산에 살지 않는 내가 이곳의 소식지에 글을 써도 되나 싶었지만 '익산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 청년, 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되겠다 싶어 마음을 먹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글이 정리가 안 돼 몇 번이나 글을 쓰고 고쳤는지 모른다. 수정을 거친 뒤 비로소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어쩌면 익산에 거주하고 있는 내 부모님에게도 말한 적 없었던, 하지 못했던 서른 다섯의 내 이야기다. 어릴 적 꿈꾸던 30대는 '내 명의의 아파트'에 거주하며 '자차'로 출근하고 여가 생활을 즐기는 '커리어 우먼'.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임차인'으로 빌라에 살며 '지하철과 버스'로 출퇴근을 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