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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수확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수확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연대 모임에 나가면 “벼농사 끝나서 한가하겠네, 요즘은 무슨 일을 하냐고” 물어 보곤 합니다. 보통 10월 말쯤 되면 벼농사 일은 마무리가 됩니다. 우리는 벼농사 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들.논은 하루면 작업이 끝이고, 하우스 논은 이것저것 작업이 많기 때문에 3-4일 정도 작업하면 그것도 끝이납니다. 창고에 내년 먹을 양식과 종자용까지 다 넣어 놓았으니까 벼농사일은 끝이 났습니다.

 

 

그렇다고해서 가을겆이가 끝냤느냐?아닙니다. 들판이나 밭에서 아직도 나의 손길을 기다리는 작물이 있습니다. 누렇게 다 익어서 땅바닥에 콩을 떨어트리는 것도 있고, 아직도 잎이며 꼬투리가 새파란것도 있지만, 이것저것 가릴 것 없이 낫으로 베어서 다발로 묶어 하우스에 널어 놓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서리방콩은 모내기가 끝나고 논두렁이나 농수로 배수로 주위에 심습니다. 밑이 아니기 때문에 풀도 많고 자갈도 있고 나무도 있고 그렇습니다. 그렇게 작물을 심기에 좋은 조건은 아니지만, 빈 공간만 있으면 콩이든 팥이든 수수든 심어놓습니다. 그렇게 심어놓고 따로 관리를 하지 않아도 개네들은 잘 자랍니다. 아마 대부분의 서리방콩은 밭이아닌 그런땅에서 수확한 것일겁니다. 아무튼 지금 서리방콩을 베어놓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낫으로 베어서 하우스에 널어 놓은 콩은 어느정도 다 말랐다 싶으면 양이 많으니까 콩 탈곡기로 한꺼번에 털어 버립니다. 전에는 도리깨나 막대기로 털었는데 요즘은 많은 양이면 기계로 처리합니다. 농기계 센터에서 빌려주기도 하는데 며칠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중고로 하나 구입을 했는데 참 편하고 빠르기도 합니다. 탈곡기로 턴 콩을 키로 까불어서 콩만 따로 푸대에 담아 놓습니다. 그런 다음 겨우네 심심할 때 한푸대씩 콩 분리 작업을 합니다. 밥상에 콩을 한바가지씩 펼쳐놓고 쭉정이를 골라냅니다. 뭐 그렇게 힘든일은 아니지만, 시간도 많이 걸리고 앉아서 하는거라 허리도 아프고 그렇습니다. 쭉정이를 골라내지 않으면, 좋은 값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꼭 해야하는 일이지요.

 

 

 아무튼 여러 가지 일들이 있습니다. 11월 초이지만 지금도 수확의 손길을 기다리는 농작물들이 있고, 내년 농사인 하우스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계절이 바뀌고 있지만, 저는 그렇게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글 이석근 (익산참여연대 운영위원)

 

 
참여와자치 65호 이석근의 농촌이야기(6)에 실린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