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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을 바꾸는 정보공개/정보공개 분석

[정보공개] 단체장들은 어디로 화환을 보낼까?

단체장들은 어디로 화환을 보낼까?


  자치단체나 공공기관장의 이․취임식, 축제나 행사, 출판기념회 등을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화환입니다. 행사장 입구에 늘어선 화환에서 단체장 명의로 된 화환을 마주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유독 의례적, 관례적인 것을 좋아하는 문화의 한 단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보내지는 화환, 화분도 시민의 세금인 업무추진비로 집행을 합니다. 시민의 세금인 업무추진비로 화환, 화분을 보낸다면 꼭 필요한 곳에 보내 낭비적 요소를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라북도․전라북도 교육청 및 14개 시군의 자치단체장들은 과연 낭비적 요소 없이 잘 집행했는지, 어디로 화환, 화분을 보냈는지 알아보기 위해 정보공개를 청구해 보았습니다.





  전라북도‧전라북도교육청 및 14개 시군의 2008년~2013년 단체명의 화환 송부 현황을 살펴보면 부안군이 417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으로 남원시 193건, 정읍시 168건, 무주군 150건, 군산시 144건, 장수군 110건, 임실군 107건, 익산시 54건, 완주군 44건, 순창군 42건, 교육청 35건, 고창군 32건, 전라북도 19건, 전주시 16건, 김제시 6건입니다. 진안군은 해당사항 없음으로 공개를 하였습니다.



  2008년~2013년 단체명의 화환 송부 금액을 살펴보면 부안군이 39,030천원으로 가장 많은 지출을 했습니다. 다음으로 남원시 22,380천원, 정읍시 17,130천원, 임실군 13,160천원, 장수군 11,000천원, 군산시 10,270천원, 익산시 8,000천원, 무주군 7,890천원, 전북교육청 4,800천원, 완주군 4,400천원, 순창군 4,200천원, 고창군 3,200천원, 전라북도 2,470천원, 전주시 1,600천원, 김제시 600천원입니다.



  시지역은 정읍시, 남원시, 군산시의 비중이 다른 시에 비해 건수와 금액의 비중이 높게 나왔고, 군지역은 부안군, 임실군, 장수군, 무주군이 다른 시에 비해 건수와 비중이 높게 나왔습니다. 특이한 점은 시지역보다 군지역 자치단체들의 단체장 화환 송부 비중이 더 높게 나타고 높다는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대부분의 자치단체가 지역의 행사, 직원, 의회 관련 화환은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유관기관, 상급기관, 자매결연도시, 당선축하, 인사 등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전라북도‧전라북도교육청 및 14개 시군의 2008년~2013년 단체명의 화환 송부 사유를 살펴보면 단일 사안으로는 기관장 이‧취임식이 가장 많았습니다. 기관장 이‧취임식이 가장 많은 이유는 지역의 자치단체장 이‧취임, 자매결연 도시의 이·취임식과 더불어 관내 유관기관들의 이‧취임식에 의례적인 축하를 보내는 비중이 높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는 축제 및 행사가 356건으로 많았습니다. 축제나 행사가 가장 많은 이유는 자체의 행사나 축제보다는 관내의 자치단체나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의 행사에 축하의 의미로 화환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정읍시는 전라북도 13개 시군의 모든 축제에 화환을 보냈습니다.
  


  다음으로 상가 근조화가 164건, 공공기관 개소 이전이 154건, 결혼 축하가 34건 으로 많았고, 다양한 사유로 분류한 기타 건은 425건입니다. 결혼 축하관련하여 화환을 보내는 기관은 전라북도 교육청, 임실군, 장수군 세 곳으로 전라북도 교육청은 2009년 이후 보내지 않고 있고, 임실군도 2건에 2012년도가 마지막입니다. 가장 건수가 많은 장수군은 2013년도까지 다양한 축하 화환을 보냈고, 의회, 자치단체, 언론, 축협, 사료공장 등 다양한 기관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425건을 차지한 기타는 창간, 추모, 출판기념회, 출범식, 인사 등 다양한 영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창간의 경우 언론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출판기념회의 경우 선거를 앞두고 유행처럼 번지는 출마자들의 출판기념회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출판기념회의 경우 자치단체장들의 화환이 지역구, 다양한 인물로 집중되고 있고, 이는 선거 이후 당선 축하 화환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사는 주로 승진과 관련한 축하 화환인데 정부기관과 상급기관에 송부가 되고 있고, 전보나 자치단체로 전입하는 유관기관장에게도 화환을 보내고 있습니다.



  단체장들이 화환 송부를 안 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의례적이고 관례적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치단체장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자치단체별로 차이가 많이 납니다. 특히 군지역의 자치단체에서는 국회의원 당선자 전원에게 축하화환을 보내거나, 시군 자치단체장 취임, 시군의회 의장 출범에 13개 시군에 전체에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군의회 의장 생일, 의원 생일에 축하 화분을 보내는 납득이 가지 않는 사항들도 있습니다.



  요즘은 창의적이고 검소한 자치단체장들의 출범식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시민의 세금으로 사용하는 업무추진비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의례적, 관례적으로 화환을 보내기보다는 정확한 기준과 원칙을 가지고 집행해야 합니다. 특히나 정치와 관련한 행사에는 업무추진비를 절대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가장 필요한 것은 안전행정부령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을 개정하고, 자치단체들은 업무추진비 집행 기준 및 공개에 관한 조례나 규칙을 만드는 것입니다. 조례와 규칙을 통해 업무추진비의 명확한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에 부합되게 사용을 한다면 의례적, 자의적 집행이 줄어 들 것입니다. 전라북도 의회는 2013년 9월에 ‘전라북도의회 업무추진비 사용 및 공개 등에 관한 규칙’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