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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서 있는 이 자리가 꽃자리임을

 

 


지금 서 있는 이 자리가 꽃자리임을

깨우치게 해 주는 판소리와 함께 행복한 새해 맞이하시길~



 날마다 먹거리를 장만해야 하는 수고로움에 화망 살도 있어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몰라 전전긍긍하던 토끼가 수궁에 가면 화망 살도 자연히 없어지고 훈련 대장감이라는 자라의 꼬임에 빠져 수궁을 향해 걸어갑니다. 바닷가에 다 달아 시퍼런 물을 보고 겁이 덜컥 난 토끼는 버드나무 가지를 잡고 바닷물이 발목에 차면 가고 발목이 넘으면 안 가겠노라며 조심스럽게 물속에 발을 담그자, 자라가 손 쌀같이 달려들어 토끼를 낚아채 물속으로 울렁울렁, 울렁울렁 들어가 버립니다. 15년 전 딸 다은이에게 소리 그만 하라고 했더니 단식 투쟁인 줄도 모르고 내리 굶어 죽도 못 삼키고, 시름시름 아프니 어쩔 수 없이 토끼마냥 심청가 발표 잘하면 시키고 못하면 안 시키겠다고 했는데 다은이에게 발목 잡혀 울렁울렁, 울렁울렁 소리판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수궁가 하면 토끼의 지혜를 말하는데, 저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갖은 구변으로 토끼를 용궁으로 끌고 간 자라를 충신이라고 하지만 토끼에게도 충신일리 만무하고 용왕은 생간을 조금만 주면 토끼도 살고 용왕 자신도 살 수 있으리라 믿었을까요? 아니면 조금이건 많이건 생간을 떼어 내면 토끼가 죽을 줄 알면서 생간을 달라고 했을까요? 무서운 발톱으로 토끼 머리를 낚아 채 날아가며 고소한 머리부터 먹겠다는 독수리까지 수궁가는 참으로 무서운 이야기며 토끼가 갖은 고초 다 겪으며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목숨을 구걸하는 슬픈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끼가 살았기에 지혜로운 이야기라고 하는 걸까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토끼가 지혜롭다기보다 거짓말쟁이 라는 생각이 듭니다. 토끼가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상황, 상황 적당한 거짓말로 둘러대며 하마터면 죽을 뻔 했다. 나나 되니까 살아남았다. 라고 자신의 지혜를 자랑하며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사는 사람일 것 같고, “나는 죽어도 거짓말은 못해.” 라고 큰소리치면서도 막상 간을 내 놔야 할 상황이 오면 “예 여기 있습니다.”라고 간을 준다는 말도, 못 준다는 말도 못하고 비겁하게 변명만 늘어놓으며 사는 사람일 것 같습니다. 누구라도 살면서 한 번쯤 간을 달라는 누군가를 만난 적이 있을 텐데 그들은 그 고비를 어떻게 넘겼을까요? 아~ 이제야 알겠습니다. 제가 수시로 만났던 죽음의 그림자, 저승사자를 만날 때는 제가 비겁해져야 할 순간이었다는 것을~ 제 삶을 비춰 보니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비겁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 삶을 대변해 놓은 것 같은 참으로 슬픈 이야기 수궁가! 다은이가 연습하는 수궁가를 듣는 3년 동안 저는 정말 슬펐습니다. 특히 <최연소 판소리 다섯 바탕 발표자가 되기 위한 수궁가 발표와 세계 기네스북 판소리 최장시간(현재 9시간 20분) 기록 경신(10시간 이상)을 위한 판소리 다섯 바탕 연창 공연> 수년간 꾸었던 꿈을 반에 반 토막 내 던 날은 죽고 싶을 만큼 괴롭고 슬펐습니다. 그러나 <최연소 판소리 다섯 바탕 발표자가 되기 위한 수궁가 발표>라는 제목으로 수궁가 발표를 준비하고 최연소 다섯 바탕 완창 발표자로 인증서를 받는 과정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에게 받은 감동으로 그 모든 슬픔을 덮었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수궁가 끝자락에 토끼는 독수리를 속이고 겨우 목숨 부지하고 들어 간 동굴 속에서 토끼는 이제 세상과 담쌓고 손주 재롱이나 보며 살겠다. 는데 저는 다은이와 제 손을 잡아 주신 그 손을 잡고 밖으로 나오려 합니다. 판소리 보존과 대중화를 위해, 초등 종합학원 30여년 운영 경력과 다은이를 가르치면서 소리판에서 쌓은 실력(?)을 토대로 예술이란 이름으로 덮고 가려는 불편함을 개선하여 일반 대중이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소리판을 만들어 가야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제가 비겁해져야 할 때 용기를 내서 비겁해져서 죽음을 건너와(?) 다은이를 후원한 이유이고 우리를 후원해 주신 분이 후원해준 이유라는 생각으로 그 동안 판소리를 들으며 생긴 긍정의 힘을 모아 이제는 용감해 져야 할 때 용기를 내서 용감해지겠다는 각오로 불끈 일어서려 합니다.



 어린 시절 외할머니 따라 가서 놀았던 목포 나일론극장을 재현 할 수는 없지만, (사)한국판소리보존회 익산지부에 마련한 소리 방 작은 무대에서 이다은 지부장이 보존회와 참여연대 회원님! 그리고 익산시민들을 모시고 추임새 넘치는 소리판을 만들어 <대한민국 국민 모두 세계의 보물 판소리 한 대목을 부를 때까지> 노력한다고 합니다. 하오니 우리의 삶을 대변해 주고 고단한 삶을 기쁨과 행복으로 승화 시켜주는 판소리 다섯 바탕의 주인공! 인고의 인물들, 인당수에 빠져 죽었다 살아난 심청이도 만나고, 쑥대머리 귀신형용이 되도록 옥살이를 한 춘향! 스물아홉명의 아들과 마누라를 거느리고 형에게 쫓겨 난 흥보! 적벽대전에서 백만 군사를 다 잃고 산중으로 도망간 조조! 산전수전공중전까지 겪은 토끼를 만나 우리가 힘들게 겪으며 서 있는 이 자리는 그래도 꽃자리다. 낙으로 변할 거다 그런 심정으로 서로 추임새로 격려해 주시며 다사다난했던 2014년 잘 보내시고 2015년 원하시는 일 원만 성취하시고 가족 모두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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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랑 놀자 <판소리 세 배로 즐기기> 해설 있는 판소리 

* 회원 무료 특강  

 언   제   3월 9일 개강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 9시 30분
 어디서   (사) 한국판소리보존회 익산지부 <소리 방>에서

△ 매월 3주차 월요일은 교육과 공연(한복입고) 1·2·4·5주차는 평상복으로 진행
   판소리, 장단, 추임새를 배우고 싶으신 분
△ 판소리, 민요, 고법, 시조, 거문고 등 우리 음악으로 함께 공연 하실 분
   (월요일 공연 함께 또는 다른 요일에 직접 공연 기획 가능 상담 환영)


(사)한국판소리보존회 익산지부 전북 익산시 익산대로 322  문의 : 010-9169-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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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광심 (익산참여연대 회원, (사) 한국판소리보존회 익산지부 사무장)

 
* 이글은 참여와자치 69호 판소리로 전하는 마음의 편지(6)에 실린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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