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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수박을 팔았습니다.

 

 


 

올해도 수박을 팔았습니다.



연대 회의나 모임에 나가면 만나는 사람들마다 “요즘 많이 바쁘지?”라고 많이 묻습니다. '예 정말로 많이 바쁘지요'. 일어나서 일을 조금 하고나면 금방 점심되고 밥 먹고 쉬었다가 오후에 일하면 금방 저녁이 되고 하루 지나 이틀이 지나는 것 같습니다.



수박일 마무리 작업에 벼농사 육묘 관리, 로터리 작업, 논두렁 풀 약까지 그리고 깨와 고추심기 등등 밭일까지 겹치니까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날씨가 더우니까 점심 먹고 2~3시간은 쉴 수 있다는 게 좋습니다. 낮잠도 자고 애기하고도 놀아주고 이렇게 소식지에 글도 쓸 수 있어서 바쁜 하루 일과 중에서 꿀맛 같은 시간입니다.



어제 수박을 장사꾼에게 넘겼습니다. 올 해 만큼은 농사를 잘 지어서 좋은 가격에 팔려고 했는데 맘 같이 되지 않아 속이 상했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돌아보면 수박 농사의 기본인 땅을 잘 말리고, 깊이 갈아주고 하는 일에 조금 서툴렀던 것 같습니다. 물론 땅이 질땅이고, 가을 날씨가 좋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어찌 됐건 그런 기본관리에 소홀히 했던 만큼 뿌리의 발달이 약해서 줄기나 잎이 무성해지지 않고 뿌리의 세력이 약해서 수박이 그렇게 크지가 않았습니다. 그 결과 뿌리와 잎의 불균형으로 인해서 시드는 증상이 나와서 수박을 싸게 처분을 했습니다. 뭐 나의 농사 실력이 그 정도이고 올해도 하나 배웠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추스려 봅니다.



가격이 그런대로 유지되고 수박도 더 이상 속 썩이지 않아서 계약대로 돈을 받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수박 판매는 보통 장사꾼에게 넘깁니다. 예전에는 양도 적고 다른 농사일도 적어서 농가에서 직접 따다 팔았는데 지금은 하우스 규모로 커지고 다른 일도 많아서 거의 다 중간 상인들에게 넘깁니다. 많은 양을 한꺼번에 빠르게 처리해야 되니까 장사꾼들이 필요한 구조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농가에서도 수정이 어느 정도 끝나면 장사꾼들 '왜 안 오지?'라고들 말합니다. 그러니까 장사꾼들과의 관계가 약간은 농가가 수세에 위치하는 것 같구요.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요. 어찌됐든 농가도 빨리 팔고 다른 것을 심어야 되니까 장사꾼들을 기다리는 형국입니다. 가격이 좋을 때는 서로 윈윈하는 관계이지만 가격이 계약 당시보다 떨어지면 여기서 약간은 불편해집니다. 더 받으려하고 덜 주려하고 서로 밀당이 시작되고 이 부분이 농가에서는 많이 속이 타는 것입니다. 쌀이나 고추처럼 말려서 보관하면 오래가지고 있을 수 있는 농산물이 아니고 바로 처분을 해야 하니까 서로 타협해서 수박을 넘깁니다. 농가나 중간 상인들 모두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입니다. 아무튼 올해도 수박을 팔았습니다.

 


글 이석근 (익산참여연대 운영위원)


- 이글은 익산참여연대 소식지 참여와 자치 71호 농촌이야기(12)에 실린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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