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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도 이번생은 첨이라

 

‘현주도 이번생은 첨이라’
2020년 새해 소망



글  전 현 주

미인박명(美人薄命)이라는 고사성어에 발목 잡힐 것 같은 불안감을 갖고 사는 철 안 드는 아줌마

 

 

2020년 새해가 되었다.
50대로 접어드니 새해 소망은 작심삼일함을 아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전통과 습관에 젖은 꼰대답게 소망들을 읊어보려고 한다.



첫째, 개인적인 소망으로 건강이다.

전에는 히말라야용 등산복을 입고 동네 뒷산을 오르는 중년층을 이해 못했는데 나도 나이가 드니 절로 깨닫게 되었다. 운동 안 하면 곧 죽을 것 같은 깊은 빡침은 중년들을 산타(?)클럽 일원으로 변신시켰다. 1월 1일 나도 새해 소망을 기원하며 동네 뒷산을 배회했다.


그리고 가족의 건강도 무조건 소망한다.

며칠 전 음악공연을 보러 갔다. 한 일가족이 내 앞에 앉았는데 더운 실내 온도에도 두꺼운 겨울외투를 벗지 않았다. 손녀가 더워 점퍼를 벗으려 하자 할머니가 ‘감기 걸리면 안 된다’고 손녀를 혼내면서 말렸다. 가족의 건강을 극성으로 챙기는 할머니 때문에 땀을 뻘뻘 흘리는 가족들을 보며, 웬만한 질병은 할머니의 정성에 감읍하여 오지 않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난 그 할머니처럼 내 가족에게 다가오는 병마를 물리 칠 열정이 없으니, 아예 안 오면 좋겠다. 이유는 돈이 없어서 병원비를 감당할 수가 없다. 난 혈우병(혈액응고 인자가 부족하여, 피가 나면 지혈이 잘 안 되는 유전병으로 남성에게 주로 발병한다. 여성은 유전자만 갖고 있고, 발병하는 경우가 드물다.)인 줄 알고 살았는데, 글렌즈만병(혈소판이 무기력해서 지혈이 안 되는 병으로, 혈우병보다 더 희귀질환이다.)이 의심된다고 검사를 받았다. 검사비 82만원을 내고나니 가난하고 비루한 내 통장은 텅장이 되버렸다.



가난이 무서운 이유가 질병을 키우기 때문이다. 내 애들이 엄마 돈 없는 거 알고 아파도 숨기고 참으려 한다. 한부모 가정을 위한 정부 혜택이 많아지기는 했지만, 고물차라도 있으면 혜택을 못 받는 맹점이 있다. 그러니 제발 나의 가족이 건강했으면 좋겠다. 감당 안 되는 병원비로 인해 더 이상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둘째, 우리나라에 바라는 소원으로 검찰개혁과 경제 민주화이다.

조국 사태로 인해 얻은 교훈은 검찰이 얼마나 썩어빠진 조직인지 온 국민이 알게 된 것이다. 조국 일가 재판 중에도 검찰은 끊임없이 말도 안 되는 추태를 재판부에게 시전하고, 현란한 언론플레이로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는 모습을 보여 줬다. 검찰의 개같은(?) 행태를 보며 ‘우리 국민이 검찰을 너무 오래 방치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작년 12월말에 공수처 설치법이 야당의 온갖 방해로 인해 힘겹게 통과되었다. 원안보다 헐렁해져 섭섭하기는 하지만, 검경수사권 조정과 함께 검찰개혁의 초석이 되기를 절절하게 바란다.



검찰은 기소권 독점과 직접 수사권으로 일제강점기때부터 군부독재를 거쳐 지금까지 무소불위의 권력을 구축해왔다. 그 결과 검찰은 독재 옹호와 재벌키우기, 민주화 방해 등등 수많은 죄를 지으며 역사에 걸림돌이 되었다. 이제 국민의 힘으로 검찰의 적폐를 청산할 때가 되었다. 검찰은 이제 눈치껏 국민의 눈치를 볼 때가 된 것을 깨달아서 개혁에 동참해야 한다. 추미애 법무장관이 추타르크로서 강력한 개혁을 펼쳐나가도록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톨게이트 해고 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수많은 노동자들과 자영업자들이 길바닥과 고공으로 내몰리고 있다. 재벌과 부동산 부자에게 편파적인 경제정책으로 인해 국민들의 고통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극한에 달한 국민들이 버티기 힘들어 도미노가 되어 넘어가고 있다.



정부는 경제 민주화로 빈부격차를 줄여나가고, 소득주도형 성장으로 경제구조를 바꾸어나가길 소원한다.

 

이미지출처 : EBS 자이언트 펭TV



셋째, 국제적으로 바라는 소원은 남북한 통일로 가는 평화이다.

이에 협조해 줄 미국, 중국, 일본이 아니기에 쭉 불안해하면서 살아야 한다. 이제 이렇게 마음 불편하게 살기 싫다.


최근 중국이 경제대국 2위로 급부상하면서 미국과 맞짱뜨는 싸움을 벌이자, 엉뚱하게 불똥이 한반도에 떨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심화되면서 한반도는 몸살을 앓고 있다. 미‧중 패권싸움에서 우리나라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처음 겪는 일이라 난감하다. 우리나라가 미국의 일방적인 우승을 점치면서 미국의 편을 들다가, 미국의 경제제재를 뚫고 중국이 이긴다면, 우린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의 강펀치를 맞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중국을 지지하다가 미국이 승리하면 오랜 우방으로서 금이 갈 것이다. 바로 천문학적인 주한미국 주둔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고, 미국 수출에 차질이 생길 것이다.



미‧중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을 타는 우리나라는 어떻게 평화를 지켜낼 것 인가?

지난 성탄절에 북한에서 화끈한 성탄선물이 날아 올까봐 전 세계가 겁을 먹었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북핵 폐기로 계속 옥신각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싸움에서 중국은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원하고 있다.


북한 핵을 중국이 적극 협조하여 관리하는 조건으로 감축하는 방안으로 간다면 미국과의 타협이 이뤄질 것 같다. 그리고 미국은 친중 정책을 표방하는 북한과 손을 잡는 극딜에 성공하면 중국과의 힘겨루기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가 통일이 된다면 미국은 안보 부담이 줄어 중국을 견제하기에 더 수월할 것이다.



그리고 남북한 분단을 이용하여 미국의 등에 엎히려 하는 일본의 야욕도 묶어 두는 일타쌍피가 될 것이다. 일본은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려면 한‧미‧일 연맹이 굳건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미국은 한국에 지소미아(GSOMIA,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강요하고 있다. 그건 북한과 중국을 자극하는 꼴이 된다.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우물쭈물하는 정부는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나려면 과감히 결단을 해야한다. 올해는 정부가 북한이 친남방향으로 전환되도록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과 인도적인 지원을 재개하여 평화의 길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자주적인 남북 협력으로 종속적인 대외관계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이익을 더 챙기고, 전쟁이라는 참혹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강력하게 바란다.

 

*이글은 익산참여연대 소식지 참여와자치 89호 회원글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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