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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지속가능한 먹거리 생태계 구축 익산 푸드플랜

지속가능한 먹거리 생태계 구축 익산 푸드플랜

 

 

 

 

 

황인철

시민사업국장

 

건강한 먹거리를 찾고 소비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먹거리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관심은 단순한 소비를 넘어 건강, 안전, 환경, 지역 등의 의제들이 더해지며 먹거리를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변하고 있다. 생산과 소비라는 단순 구분을 넘어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가야하는 공공의 필수재로 먹거리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문재인 정부는 공약이었던 국가 푸드플랜 수립을 선포했고, 많은 자치단체들이 먹거리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푸드플랜을 추진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푸드플랜은 생산, 유통, 소비, 안전, 복지, 환경 등의 먹거리 관련 정책을 민과 관을 아우르는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의 협치를 통해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지속가능한 먹거리 선순환 체계 구축, 먹거리 공공성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익산시도 2019년 농림축산식품부의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익산시 푸드플랜 수립을 위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단계이다. 용역이 올해 8월말에 마무리 되면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안타까운 일은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생산자, 소비자, 공무원 등의 주체들이 정작 푸드플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적, 지역적으로는 중요한 의제로 설정해 추진하고 있지만,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준비되는 의제가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기초조차 튼튼하게 다져지지 못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익산시 푸드플랜 사업을 정부의 지원방안시기에 맞춰 급히 추진한다면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익산시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시민들이 푸드플랜을 정확히 이해 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의 장을 여는 것이다. 전체적인 교육도 필요하지만 생산, 소비, 유통, 환경, 복지 등의 다양한 영역에 대한 맞춤형 교육도 필요하다. 그래야 아는 만큼 참여하고 열정을 발휘할 수 있다. 푸드플랜 성패의 핵심이 지역적 합의를 도출해내는 다양한 거버넌스에 달려 있다면, 더더욱 이러한 과정은 중요하다. 더디 가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기초를 튼튼하게 하고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 필요하다.

 

푸드플랜의 올바른 방향 설정과 지속적 추진을 위해서는 다양한 거버넌스 구성과 운영이 중요하다. 생산, 유통, 소비, 가공, 복지,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요구를 담아 먹거리 종합 계획을 수립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런 만큼 다양한 분야의 구성원들이 꾸준한 논의를 진행해 이해와 동의를 통한 합의가 매우 중요하다. 조직화와 기획된 생산을 기반으로 반드시 필요한 소비자들에게 공공의 가치를 담아 먹거리를 공급하는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거버넌스의 구성과 운영, 역할은 깊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익산시는 푸드플랜을 전담할 부서를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 지속적인 먹거리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계획 수립과 추진, 조직 운영 등이 필요하다. 또한 푸드플랜이 공공의 영역을 기반으로 출발하기 때문에 다양한 부서들의 사업적 통합이 필요하다. 다른 업무를 진행하면서 푸드플랜 사업을 추진하기는 가능하지 않다. 반드시 전담부서를 만들고 부서간의 원활한 조율과 집행을 위해서는 부시장 산하의 부서로 구성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문재인 정부의 국가 푸드플랜 수립 선포 이후 많은 자치단체들 푸드플랜 수립과 추진을 발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 깊은 고민과 준비 없이 정부 지원사업의 보조금 선정을 위해 급히 추진되고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생산자의 조직화와 기획생산, 중소 가족농의 조직화, 먹거리 안정성과 인증, 먹거리 기본권을 보장하는 복지, 폐기와 재활용의 환경, 먹거리 교육, 안정적인 유통과 공급 등 푸드플랜이 담아야 할 많은 분야들은 주체들 간의 협의와 연대가 기본이 되어야 실현 가능하다.

 

익산시는 푸드플랜 수립을 위한 용역이 끝나더라도 사업 추진을 급히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 사업 추진보다는 우리가 놓치거나 소홀히 한 부분들이 무엇인지, 이 부분들을 채우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진행 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과정을 익산의 지속가능한 먹거리 선순환 체계 구축과 먹거리 공공성 확대를 실현하기 위한 익산푸드플랜 실행의 첫 걸음으로 삼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