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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성

'서약'과 '맹세'가 영혼을 잠식하다 '서약'과 '맹세'가 영혼을 잠식하다. 글 권오성 (문화평론가) 요새 부쩍 몸과 맘이 고달프다. 개인 처지에 딸린 이유도 있지만, 시국 상황이 더 큰 이유이겠지 싶다. 머리 아픈 상황을 쉬어갔으면 해서 내 인생의 영화 하나를 소개하려 한다. 십 수 년 전 한 매체에 쓴 글을 다시 정리해 보니, 게으른 필자를 읽고 난 뒤에 탓하시라! (The Pledge, 맹세·서약, 국내 개봉명은 '써스펙트'이지만 이하 원제로 쓴다.) 영화 제목에서 풍기는 느낌만으로는 그저 엄숙하거나 잘 짜인 스릴러 영화로 보인다. 그래서 보는 이에 따라서는 지루하고 허무한 추리 영화라고 혹평할 수도 있지만, 필자에게는 '인생'과 '세계(관)'를 통찰하는 사뭇 진지한 영화였다. 우리가 그래야 한다고 믿는 그 많은 '서약'과 '맹세', .. 더보기
[기고] 문화 복지, 관광 그리고 경제 [기고] 문화 복지, 관광 그리고 경제 우리가 삶의 질을 이야기할 때, 주거와 사회 복지에 집중하는 편에 비해 예술의 향유를 별로 언급하지 않는다. 멀티플렉스의 영화 관람이나 고급 공연장의 출입 등과는 별개로, 주변의 다양한 공간에서 쉽고 알차게 만나는 예술 작품과 공연이 얼마나 많은지 이상하리만큼 관심이 적다. 오래 살아도 몸이 건강해야 제대로 된 인생이듯, 일과 노동에서 벗어나 최소한 휴일만큼은 문화와 예술을 적당하게 향유해야 인간다운 일상이다. 값비싼 입장권을 구입해야 접근하는 예술은 시장 중심의 제작 유통 과정에 따른 것이지, 실제 문화 가치와는 별개다. 여기서 우리가 관심을 갖아야 할 건 지갑의 두께나 도시의 크기, 교통의 불편함 등과 상관없이 담장이 낮은 예술을 만나는 방법이다. 물론 정부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