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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저널- 수요포럼<전북문화재단 설립, 방향과 과제> 토론회 자료


2010-09-16 오후 3:18:49, 조회수 : 133


전북문화재단 설립, 방향과 과제  - 주인 많은 나그네 밥 굶을라

올해 10월 출범예정이었던 전북문화재단의 출범시기가 미뤄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애초 도는 지난 7월 즈음에 문화재단 법인설립 발기인 대회를 갖고, 문화재단 대표이사 공모 및 이사회 구성, 법인설립 창립이사회 개최·법인설립 허가 및 등기 절차를 마무리해 오는 10월 문화재단을 출범시킬 계획이었다.그러나 최근 전북도는 도청 문화예술과와의 업무중복과 지역문화계의 의견차를 이유로 전북문화재단의 출범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지역문화계에서‘전북문화재단 설립’에 관한 논란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지난 8월 25일(수), 한옥마을 내 공간 봄에서는‘전북문화재단 설립,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마당의 91회 수요포럼이 열렸다.

이날 사회는 문윤걸 예원예술대 교수가 맡았으며, 김성열 대구문화재단 사무처장을 비롯해 김락기 인천문화재단 기획경영실장, 김선태 효자문화의 집 관장, 이정덕전북대학교 교수, 황인철 익산참여연대 시민사업참여국장이 토론에 참가했다.참석자들은“전북문화재단은 지역문화의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 하면서도 문화재단의 역할에 대해서는 다소의 의견 차이를 드러냈다. 이날 자리에서는“문화재단의 출범이 지연되는 것보다는 큰 비전을 가지고 조기 출범하여 운영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역할을조정할 수 있다”는 의견에서부터“재단출범 전에 단계적으로 분명한 자기 목표와 역할범위를 설정해 지역문화계의 의구심을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 등이 개진됐다.이정덕 교수는“문화재단의 출범은 지역문화계에 즉각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재단의 출범이 늦을수록 지역문화계는 손해”라는 입장이었으며, 김락기 인천문화재단 기획경영실장은“전라북도 연구용역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전북도 문화예술과와 문화재단의 업무중복은 찾아볼 수 없고,어떤 사안에 대해 전 국민이 완벽히 찬성해 진행하는 경우는 없는데, 이런 이유로 출범을 미루는 도의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김성열 대구문화재단 사무처장은“문화재단과 지자체의 업무중복은 사전에 조율하면 되는 문제이므로 지자체가 먼저 그런 자리를 마련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김선태 관장은“문화재단 출범이 4년 넘게 답보되고 있다”고 지적하며“조속히 의구심이 있는 부분에 대한 진전된 논의를 통해 문화재단을 출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황인철 익산참여연대 시민사업참여국장은“무엇보다도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직구성이 중요하며, 이에 대한 지역적 합의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윤걸 교수 역시“여전히 문화재단의 역할과 관련해 지역 내 의구심이 존재하는 만큼 이에 대한 명쾌한 해소가 출범의 전제조건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이날의 열띤 토론 현장을 정리했다.


여전히 문화재단의 역할과 관련해지역 내 의구심이 존재하는 만큼이에 대한 명쾌한 해소가출범의 전제조건이 되어야 한다
- 문윤걸

전북문화재단을 만들 때전라북도와 문화예술인들이 적어도문화재단의 지원사업이왜, 무엇을 위해이루어져야 하는 가에 대해공감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 김락기

전라북도 문화예술이 민간영역에서조금 더 활성화돼서 지역과 지역,세계 속으로 가서도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역문화예술의 핵심적인역할을 하길 바랍니다.
- 김선태

전북문화재단이 출범하기 전에전라북도의 오년 뒤, 십년 뒤의 그림을분명하게 그려 보고, 그러한 일을 실제로해 온 사람이‘장’으로 먼저 선출이 되고그 이후에 조직구성을 하는 것이 기본적이기도 하면서 업무효율성을 가져오는데에합리적인 방법이 될 것입니다.
- 김성열

기본적으로 문화예술전문가를 통해훨씬 높은 수준의 문화예술을활성화 시켜 전북 도민의 삶의 질을높이자는 것입니다.이런 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도와 시의 순수예술 업무를 문화재단에 위임하는게꼭필요합니다.
- 이정덕

문화재단이 만들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인적 문제가 가장 큽니다.정말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그 역할에 맞는인물을 뽑아야 합니다.그렇게 해야 문화재단을 운영할 때그들이 자율성을 가지고재단이 추구하고자 하는 정책들을생산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황인철

지자체와 문화재단의 업무 엄격히 분리돼야
문윤걸 마당의 91회 수요포럼입니다. 오늘주제는‘전라북도 문화재단 설립, 방향과과제’인데요, 전북문화재단 설립의 필요성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지역의 문화예술계에서 제기돼 왔습니다. 이를 지난 번전라북도 지사께서 선거공약으로 받아들였고 임기 내에 공약을 달성하고자 전북문화재단 출범을 준비해왔습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전북문화재단 설립을 위한공론 과정이 있었고, 설립을 위한 연구용역도 진행되었습니다. 그 결과 금년 10월에 문화재단을 출범할 예정이었습니다.그런데 한달 전 쯤 갑자기 도에서 문화재단 설립을 미루겠다고 했습니다. 이유는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문화재단 역할이 전라북도청 문화예술과의 업무와중복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직 지역문화계에 운영방법에 대해 의견차가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문화재단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하나 방법론에 있어서, 즉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떻게 운영할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차이가 있다는뜻입니다. 오늘 수요포럼은 전북문화재단의 설립 필요성이나 당위성 등에 대해서는 지역에 이미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이번 전라북도의 문제제기와 관련하여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즉 문화재단이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어떻게 운영되는 것이 타당한지를 중심으로 논의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먼저 그동안 문화재단 설립에 관해 깊이 연구하고, 참여했던 이정덕 교수님께서 먼저 간략하게현재 상황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이정덕 문화재단 설립에 관한 공약의 최초내용은 사실 문화재단이 아닌 예술위원회였습니다. 지난 2006년도 도지사 선거당시 예총이나 민예총과 같은 여러 단체들이 협의과정에서 예술위원회를만들자는 의견을 선거 후보자에게 제시했습니다. 공무원보다는 문화예술전문가들이 문화예술 정책을 시행하면, 더욱 효율적으로 잘 할 것이라는의견이었습니다. 그 당시 김완주 도지사 후보께서도 의견을 받아들여 선거공약으로 채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후 이러한 공약을 수행하기 위해 예술위원회 설립에 관한 여러 가지 연구와 공청회가 진행됐고, 과정도어느 정도 진행됐었습니다. 그런데 2007년도 대통령 선거 이후 정권이 바뀌고 문화와 관련해 다양한 정책변화가 있었습니다. 그 중 새 정부는 예술위원회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었고, 예술위원회를 대체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가지 혼란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예술위원회보다 문화재단 쪽으로 흐름을 유도했고, 각 지역마다 예술위원회와 재단 중어떤 것을 택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죠. 당시 예술위원회를 구성한곳은 광주뿐이었고 나머지 지역은 문화재단을 설립했거나 설립하는 과정에 있었습니다. 전라북도 역시 예술위원회 정책을 검토하면서 이것을 문화재단으로 바꾸는 게 훨씬 더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고, 현 정부의지원을 다양하게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문화재단이 예술위원회보다 더욱 적극적인 연구와 기능, 그리고 집행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문화재단이 시대의 흐름에 맞다고 판단했죠.제가 문화재단 연구책임을 맡아 가장 모범으로 평가되는 경기문화재단 사례를 중심으로 여러 문화재단을 검토하여 작년인 2009년에 문화재단과관련한 최종 보고서를 도에 제출했습니다. 그 당시에 핵심적으로 제기됐던문제는 첫 번째로 문화재단이 시대의 흐름에는 맞으나 문화재단의 설립으로 전주에 집중돼 있는 문화예술정책지원이 더욱 전주로 집중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또 두 번째로는 문화재단이 편파적인 권한을행사할 수 있는데, 공정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였습니다.당시 보고서 안에 담은 내용을 말씀드리자면 첫 번째 문제의 경우 전주 지역 이외의 분들을 이사에 포함해 발언권을 보장하고, 그것이 문화재단의정책에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 문제의 경우는‘도’로부터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공정성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제안했습니다. 즉도지사가 이사장이 돼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되, 모든 권한은 대표이사에게 위임하고 대표이사가 여러 이사들의 견제를 통해 그러한 중심성을 갖도록 만들었습니다. 그 정도가 작년까지의 흐름이고요, 올해 본격적인 문화재단 출발작업이 진행돼 왔고 의회에서 문화재단과 관련된 조례를 통과시켰습니다. 그런데 지방선거 후 새로 구성된 의회에서 문화재단이 발족하면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통합하는 안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고요. 도에서는 반대하는 사람은 극소수고, 대부분은 문화재단이 출범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반대자의 여론 수렴을 더하여 어느 정도 해결한 후 가을에 출범시키자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문윤걸 전북문화재단의 현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이 과정을 경험한대구문화재단과 인천문화재단의 설립과정을 들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김성열 저는 대구문화재단 설립 당시, 다른 기관의 장으로 있었기 때문에 대구문화재단 설립 과정에는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고 있었죠. 단적인 예를 말씀드리자면 대구문화재단의 경우 사전에 연구용역을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어지간한 시민들도 문화재단의 출범에 대해 알 수 있을 정도였죠. 문화재단의 역할이 무엇이냐고 했을 때 대구시는 각종 문화예술 정책에 대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된다고 했습니다. 대구문화재단 같은 경우 작년 7월에 출발했는데, 설립할 때시의 내부계획서를 보니 정책기능은 시에서 하고, 재단에서는 문화예술진흥기금사업과 같은 일들을 한다고 돼 있더군요. 그걸 보면서 연구용역할 때와실제 지자체에서 사업을 진행할 때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정덕 문화재단이 생겨도 시가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뜻처럼 들리네요.

김성열 네 맞습니다. 여기에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대구문화재단이 하는 일은 문화예술진흥기금사업과 시에서 전략적으로 하는 몇 가지 사업들입니다. 이런 것도 아직 깨끗하게 넘어온 것은 아니죠. 실제 정책은 시에서 다하고, 나머지 일들만 문화재단에 넘기니 마찰이 생깁니다.

문윤걸 인천의 경우는 어떤가요?

김락기 인천의 경우 인천문화를 열어가는시민모임이라는 단체가 있었습니다. 그단체가 지역의 현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고, 1997년 경기문화재단 설립을 보며인천문화재단 출범을 제기했죠. 그게1999 년입니다. 그러자 인천시에서는2001년 인천발전연구원에 용역을 맡겼습니다. 그런데 정작 인천문화재단이 설립된 것은 2004년 12월이니 시작부터설립까지 약 5년 정도가 걸린 셈이죠. 다른 지역의 사례에 비해 상당히 긴 기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인천문화재단의 경우 출범한 지 6년째인데, 저는 이제 지역문화재단의 위상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까잠깐 얘기가 나왔지만 사실 공무원들은바뀌는 사람마다 제각각입니다. 그런데문화재단 같은 경우 이게 사실상 산하기관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문화재단이아무리 재단의 중요성을 강조해도 공무원 입장에서는 여러 개의 산하기관 중 하나인 것이죠. 또한 이게 직접적으로 영향이 미치는 지방공단이 아닌 약간 모호한틀로 돼 있어 재단의 위상을 한 특정 도지사나 시장의 의지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 때문에 저는 문화재단들이 서로 연대내지는 공동의 연구를 통해 법률적 위상과 지역 내 위상을 안정적으로 굳혀가는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문윤걸 대구나 인천 모두 재단의 위상이나역할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혼란은 있었던 듯 합니다. 현재 전라북도에서 업무중복을 이유로 문화재단의 출범을 미루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락기 지금까지 전라북도에서 연구용역을 해온 것을 보면 문화재단의 전략사업이 쭉 제시가 돼 있는데, 이걸 기준으로한다면 도 문화예술과와 업무가 비슷하다는 말씀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제가보기에는 다 다른 업무이고, 이런 일을통상 광역자치단체의 문화예술과에서 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물론 지원사업처럼업무가 중복되는 경우도 있겠지요. 그런데 그것은 문화재단이 출범하면 업무를이관하면 됩니다. 또한 문화계에 입장차이가 있어 신중하다고 했는데, 전라북도가 문화와 관련된 정책에서 탁월한 역량을 축적하고 있어서 이런 말을 하기에 외람되지만, 이는 끝가지 해결되지 않는 문제입니다. 이런 이유만으로 출범 자체를미루는 게 적절한 지 의문이네요.

황인철 익산문화재단도 시장의 공약사업으로 출발했습니다. 지금의 문화재단이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문화재단을 바라보는 시공무원들의 자세입니다. 우선공무원이 재단을 말 그대로 독립적기관이 아닌 산하기관으로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사전에 자기들과 협의를 안하거나 보고하지 않으면 예산을 안 줍니다. 그러면 재단의 업무가 중지되죠. 그럴 때면 실무자들이 사업을 하기보단 공무원들을 설득하는데 시간을 보내는 역구조가 만들어집니다. 또 하나는 재단이출범할 때 시에서 예산을 넘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익산문화재단이초창기 출범할 때 사무국장을 뽑지도 못해서 시에서 예산을 관리했지만, 사무국장을 포함한 직원을 채용했는데도 예산을 넘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매월예산을 교부받아 사업을 집행하는 구조가 되다보니 시와 재단간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공무원들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재단에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문윤걸 지금까지 일반적인 정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제부터는구체적인 문제에 대해 논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현재전북문화재단에 대한 우려들이 타 문화재단에서는 원활하게 해소가 되고있는지에 대해서입니다. 그래야 전북문화재단도 희망을 갖고 출범할 수 있지 않을까요?

김선태 전북문화재단을 둘러싼 최근의 정황들을 보며 저는 다 철지난 얘기를 왜 다시 하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알기로 경기문화재단 같은 경우 그러한 갈등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본연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전북문화재단에 대한 문제제기가 준비 초기단계부터 지금까지 비슷한 내용으로 반복되는 것은 행정이나 또는 행정 시스템에익숙한 사람들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또 전라북도의 경우 공무원 내부에서도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의 편차가 있습니다. 잘 이해하는 사람도있는가 하면, 이해 못하는 사람도 있지요. 그런데 담당자가 이해하지 못하면 얘기가 산으로 가버립니다. 문화재단의 경우 행정이 아주 복잡한 시스템이라 한번 잘못되면 산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초기 작업이더욱 중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는 조금 더 생산적으로 논의가진행되면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문화예술위원회 설립과정은 초기에 지역문화진흥법 통과를 전제로 공약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답보되고 멈춘 것은 지역문화진흥법이 통과되지 않았다는 명분으로 멈췄습니다. 초기에 그러한 문제가 있었고, 제 기억으로는 지역문화예술위원회에 대한 공약이 2006년 5월 27일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 2010년이 됐는데도 같은 얘기를 반복하고 있으니 참 힘든 일입니다.

문화재단‘인력구성’의 중요성
문윤걸 현재 전국 문화재단의 경우 경기문화재단이 워낙 일찍 출범해 문화재단의 모델처럼 인식되고 있는데요. 그 이후로도 성남이나 부천과 같은곳에서도 문화재단이 설립됐죠. 이러한 문화재단 중 전북문화재단이 수범사례로 삼을 만한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정덕 수범사례의 뜻이 무엇인지가 문제인데요, 문화재단이 설립되면서 문화지원이나 평가과정에서 예술가들의 입장이 이전보다 나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핵심 문제는 도나 시에서 문화재단에게 얼마만큼 헌신적으로 이양하고, 간섭하지 않는가 입니다. 그래야 문화재단이 전문성과 독립성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것이죠.하지만 대부분 문화재단이 그 문제에서 터덕거리고 있습니다. 경기문화재단의 경우는 처음부터 도에서 독립할 수 있는 강력한 분들이 대표이사를맡았고, 그것을 매개로 해 경기도와 문화재단이 업무분담을 상당히 정확하게 나누었으며, 안정된 예산을 바탕으로 도의 간섭을 막아왔습니다. 때문에 경기문화재단은 다른 곳보다 도와의 역할분담이나 운영문제에 있어서정리가 잘 돼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다른 문화재단들, 예를 들어서 성남이나 인천이나 이런 곳들도 시에서 맡겨서 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규제가 덜하고, 전문가를 활성화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수범사례로 들 수 있는 예는 아주 많다고 생각합니다. 각각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으니 우리에게 알맞은 장점들을 택하여야겠지요.

김락기 제 생각에 인천문화재단은 그동안 비교적 모범적으로 운영돼 왔다고생각합니다. 인천문화재단 같은 경우 현재 시장님이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데요. 이사장님은 문화재단의 이사회의에 아예 참석하지 않고 있습니다.법률하고 어긋나 고쳐야 할 부분이지만 조례 정관에 이사장은 이사회의 구성원에 해당하지 않게 돼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재단 설립 당시 시민사회쪽에서 강력하게 요구해 이뤄졌습니다. 때문에 비교적 사업내용을 결정하고 운영하는 부분에서 시로부터 압력을 받거나 크게 간섭받지는 않습니다.

김성열 수범사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자꾸 문화재단을 왜 만드는지그에 대한 이유를 잊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문예회관 짓듯이 전국에 문화재단 설립 붐이 일어나니 문화재단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저는1998년에 정동극장에서 일했는데, 당시 처음으로 문화부에서 문화기관을재단법인화 해야겠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대상으로는 정동극장과 예술의 극장(전당)이 논의됐지요. 그때 문화기관을 재단법인화하겠다는 이유는민간인 전문가, 즉 민간에게 주겠다는 것과 전문가에게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둘은 사실 다른 말입니다. 전문가는 전문가에게 주겠다는 것이고,민간에게 주겠다는 것은 기존의 행정틀에서 최대한 벗어난다는 것입니다.결론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효율성과 능동성을 만들어가자는 것이죠.그리고 민간 전문가라는 것은 아까 지적했다시피 업무중복이 있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도에서 하는 일이 백 가지가 넘게 있어도, 재단을 만든다면재단의 장이나 연구용역에게 얘기하든지 해서 도의 일과 재단의 일을 구분해야지요. 사전에 정리가 분명히 돼야 합니다. 이렇게 서로의 업무를 구분하지 않을 것 같으면 재단을 만드는 이유가 없다는 거죠. 분명히 나눠야 할것은 지자체가 먼저 판을 열고 이야기하자고 해서 업무를 나눠야 한다는것이죠. 즉 업무분담은 지자체에서 먼저 해야 할 일인 거죠. 또한 지자체장(長)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결국은 민간기구인데, 예를 들어 IT 붐이 일었을 때 투자자들이 가장 높게 보는게 장의 능력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이장이 조직구성을 해야 하고, 직원을 구성해야 하는데, 이게 기존의 행정 룰대로 하면 장이 제일 나중에 구성된다는 거죠. 또 문화재단들이 저마다 처한 지역적 특색에 따라 해야 할 일들이 모두 저마다 다 다른데 상황과 일에따라서 그 일에 맞는 장이 와야 합니다.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기관의 장이달라져야 한다는 거죠. 그리고 장이 먼저선임되어야 합니다. 이 세상 그 어떤 일치고 직원부터 뽑아놓고‘장’을 뽑으면그‘장’더러 그 해당 프로젝트를 수행하라는 것인지…. 분명‘장’을 먼저 뽑고 그‘장’으로 하여금‘인사’및‘업무결과’에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민간/전문가 시스템일 것입니다. 전북문화재단이출범하기 전에 전라북도의 오년 뒤, 십년뒤의 그림을 분명하게 그려 보고, 그러한일을 실제로 해 온 사람이‘장’으로 먼저선출이 되고 그 이후에 조직구성을 하는것이 기본적이기도 하면서 업무효율성을가져오는데에 합리적인 방법이 될 것입니다.

김락기 김성열 사무처장님의 의견은 꼭 고려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재단직원들이 맡은 업무에 대해 고민해보곤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지원사업이라는것을 놓고 봤을 때, 형식상 예술가들에게돈을 나눠주는 것처럼 보이는 데 이분들에게 돈을 왜 나눠주는지를 생각해보는거죠. 이분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기록하고, 표현하고, 해석하는 이들이기 때문에 사회가 마땅히 그런 분들의활동을 장려하고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있을 수 있죠. 그러면 예술가가 지원금을쓰는 방식이라든가 정산하는 방식에서도예술가가 편한 방식으로 원하는 데 쓸 수있도록 해야 할 겁니다. 그런데 그게 아닌 예술가들을 사회소외계층 대상의 복지 정책처럼 살게는 해야 되니깐 예산을나눠준다, 이러면 그냥 나눠주면 되는 것이죠. 작품의 질, 효과를 따지기 보다는지원하는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겁니다.즉 전북문화재단을 만들 때 전라북도와문화예술인들이 적어도 문화재단의 지원사업이 왜, 무엇을 위해 이루어 져야 하는 가에 대해 공감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경기문화재단의 경우 500만원, 인천문화재단의 경우 300만원까지 지원금에 대한 정산검사를 안 합니다. 영수증처리가 필요 없다는 거죠. 이에 대해 공무원들은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어떻게돈을 줬는데 영수증 처리를 안 하냐는 거죠. 이것은 지원받는 사람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본다는 반발을 불러 옵니다. 이런부분에 대한 합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또 하나는 조직구성에 대한 문제가 있는데, 거의 모든 문화재단이 관리형 조직으로 짜여 있어요. 한쪽에는 사업하는 곳이있고, 다른 한쪽에는 관리하는 곳이 있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조직을 어떻게하면 창의적인 조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대안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업을진행하는 조직이 책임지고 예산편성해서집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보장해주고, 그성과를 통해 다양한 방식의 시도를 계속해 나가는 거죠. 물론 현재와 같은 조직형태가 유지되는 것은 그 나름의 장점이있기 때문이죠. 다만 관리형 조직 운영에서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점, 즉 떨어지는창의성이나 부서간의 장벽 등과 같은 문제가 있다면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한 거죠. 그런데 설립 초기에 나오는 논의는 대부분 이러한 관리형 조직을 벗어나지 못하니 공무원들도 문화재단을 그런 방식으로 밖에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전북문화재단의 역할과 사명
문윤걸 이제 의견이 자연스럽게 전북문화재단의 역할과 조직운영으로 넘어오네요. 제가 보기에 전북문화재단은 출범 초부터 지나치게 큰 사업 목표나 범위로 시작하는 듯 보이는데 연구용역 책임자이신 이정덕 교수님께서는 전북문화재단이 어떤 역할범위를 가져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이정덕 일단은 지금의 시대적 변화상황이 이전에 비해 예술의 중요성과 문화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런 것들이 시민 행복에기여하는 정도가 커지고 있죠. 왜냐면 소득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돈보다는 삶의 질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전문성과 효율성을 대폭적으로 강화시켜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할 것입니다.그런데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공무원의 예술평가 및 예술정책 집행능력이민간예술전문가에 비해서는 떨어진다는 것이죠. 그래서 기본적으로 문화예술전문가를 통해 훨씬 높은 수준의 문화예술을 활성화 시켜 전북 도민의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도와 시의 순수예술 업무를 문화재단에 위임하는 게 꼭 필요합니다. 왜냐하면‘도’의공무원보다는 민간 전문가가 더욱 전문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죠.그리고 현재 전라북도의 문화예술분야는 계속 수도권에 흡수되고 있는 중입니다. 전라북도 문화예술정책이 분산되어 있을수록 이를 극복하기가 더욱 어려워집니다. 이렇게 나가면 전라북도 문화예술의 독창성과 자립적인기능이 더욱 약해질 것입니다. 때문에 전라북도가 가지고 있는 순수문화예술정책을 대폭 문화재단에 이관하고, 도는 그 부분에 있어 예산 또는 행정적 지원만 하자는 것입니다. 문화재단의 민간전문가들에 대폭 이양하여 전라북도의 문화예술의 자립성과 독창성을 되살리자는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문화예술진흥기금을 분배하는 것뿐만 아니라 순수문화예술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드는 것도 문화재단이 해야 한다고 봅니다.순수문화예술과 관련된 산하기관인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주세계소리축제, 전북도립국악원도 공무원보다는 민간예술전문가가 운영하는 게 낫기때문에 민간예술전문가가 담당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전라북도 전체의순수문화예술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문화재단이 더 잘 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문화재단에 이관하는 것이 좋다는 내용을 보고서에 담았습니다. 개별적으로 분산되면 도의 문화예술을 활성화시키거나, 서울에 대항하여 독창성을 가지고 자립하기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김선태 제가 볼 때 전북문화재단의 문제 중 하나는 문화주권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행정은 행정이지 행정이 정책과 지원 모든 것을 다 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런데 행정은 계속 비대화되고, 문화예술영역의 지원금 요구도 크고 많이 조성하는데, 작품활동을 하는 영역에서의 불만은 여전합니다. 이상한 구조로 가는 것이죠. 저는 전북문화재단이 자꾸 답보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믿음에 대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민간에 믿음이 있다’라는 것은‘전라북도의 문화예술에 대한 믿음이 있는가’입니다. 그냥 이대로안정적으로 가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것과 민간영역에 맡겨 창의적 활동이나 다양한 실험을 통한 여러 가지 성과들을 믿을 수 있느냐 하는 문제로 와닿습니다. 최근 더 두려운 것은 문화시설을 수탁해오면서 느낀 것으로 문화시설운영자가 점점 공무원화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는 위탁계약내용 초기와 달리 민간이 민간의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행정역할을 잘해주는 사람으로서의 역할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하니 불쾌해지는거죠. 지금 이 문제는 문화예술이라는 근본적인 생각이 빠진 상태에서 행정마인드나 관리하겠다는 마인드로만 재단을 보니 민간에 대한 믿음이 없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문화재단은 결국 주권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주권을 인식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서 행동이 달라집니다. 문화예술계에서는 불편함이나 변화됐으면 하는 몇 가지 감각의 문제가 아닌 구체적인 해결방법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정책입니다. 행정을 통해서는 장기적인 계획을 볼 수 없습니다. 전라북도는 문예진흥기금의 배분을 가장 잘하는 도시입니다. 문예진흥기금 배분을 가장 잘하는데,문화계에서 논란이 되는 것 중의 하나는‘예산지원사업은 행정이 잘하는것 아니냐’라는 시각이 제법 있습니다. 그건 기준을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모드가 나옵니다. 행정은 십년이 지나도 골고루 기분 안상하게 나눠주는 보편타당한(?) 분배만 하려 할 것입니다. 지난 4월 달에 문화연구 창 포럼에서 나온 유머인데요, 연극의 삼대요소가 이렇게 바뀌었답니다. 기획서, 교부신청서, 정산서로요. 이렇게 하면 연극 한편이 만들어진다는 거예요. 이 얼마나 기가 막힌 일입니까. 행정에 완전히 복속되고 있는 거지요. 그게 아닌 예술을 예술로서 바라보는 눈과 그 눈을 통해서 하는 행동을 돌려줘야겠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정책은 미래비전이고 그에 맞게 설계되고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황인철 일단 문화재단이 만들어지는 것도중요하지만 인적 문제가 가장 큽니다.‘인사가 만사’라는 말도 있는데 사실 정책을 수립하고, 그 정책을 실행하고, 평가하는 것은 대부분 보면 문화재단에서근무하는 분들이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선거가 지나고 유관기관을 하나 만든다고 하면 많은 시민들이 의구심을 가집니다. 또 누구하나 들어가려나 보다 하고의심하는 것이죠. 사실 문화재단도 자유롭지 못한 현실입니다. 때문에 문화재단의 인사문제에 있어서는 정치적인 배려라든가 합의가 배제돼야 하고, 정말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그 역할에 맞는 인물을뽑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문화재단을운영할 때 그들이 자율성을 가지고 재단이 추구하고자 하는 정책들을 생산할 수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기타요소들이 들어오면 출발자체부터 삐걱거리는문화재단이 될 것입니다. 인적 문제에 관해서는 지역적으로 합의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문화계와 지자체에서 서로 양보하고, 논의하려는 자세가 있지 않고서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말씀을드리고 싶습니다.

민간위탁, 공공성과 자율성을 고민하다
문윤걸 세 분의 말씀을 듣다 보니 의문이생깁니다. 전북문화재단이 전라북도 문화정책을 총체적으로 조절하는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시는듯한데 이는 지나치게 기능주의적인 관점이 아닐까요? 문화적 다양성 측면에서볼 때 과연 그것이 바람직할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김성열 컨트롤 타워, 멋있게 보이지만 사실은 행정공무원들이 하는 일입니다. 수많은 일들을 나열해놓고, 그 많은 예산을다 쓰고 있는 거죠. 그런데 입장을 바꿔생각해 보면 행정직 공무원들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정책을 집행합니다. 그러다 한 3년이나 5년 정도 지나면전문가 다 돼 있습니다. 그런데 거꾸로제가 시장한테 행정에 대한 자문을 받아행정에 관한 일을 하면 얼마나 웃깁니까.그런데 행정직 공무원들은 자문 받고 예산 받아 정책시행하지요. 다른 예를 들자면 문화재단, 공연장, 연극이라는 단어또는 어떤 문화를 어릴 때부터 수십 년을보고 자라온 사람하고, 어릴 적부터 집안의 가문을 일으켜야 한다고 고시공부한사람하고 같습니까? 당연히 다르지요. 행정 공무원과 문화예술전문가는 이게 다른 것입니다. 저는 아까 이정덕 교수님의말씀을 이렇게 이해하고 싶은데, 우리의인식이 이렇게 올라왔으니 원래 하는 사람한테 이 일을 넘겨줘 하도록 하자는 거죠. 그게 결국 시민들을 위해서도 좋은거고요.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아까 민간전문화, 능동, 효율성 때문에 문화재단만든다고 하였는데 그래서 10년도 이전에 만들어진 정동극장/예술의전당 등은그때 당시 전 직원이‘계약직’이었습니다. 가급적 일반행정의 틀(예를들면, 공무원, 신분보장, 복잡한 회계처리, 불필요한 업무절차 등)을 최대한 벗어나겠다는 것이지요. 그리고‘민간조직스럽게’철저하게 목적에 부합된 기구로서 이끌고 가겠다는 것입니다. ‘민간조직’은‘절차’의 중요성도 따지지만‘결과’가 더 중요하니까요. 이 부분은 조직원 개개인의인사/신분/미래수입 등등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정말 어려운 사안이긴 하지만전북문화재단의 인사시스템을 구성할 때에는 전문성/효율성이라는 과제를 정말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문윤걸 또 여러분은 문화재단을 통해 행정에서는 해결되지 않는 자율성이나자율화를 얻을 수 있다 하시는데 과연 기대하는 만큼 자율성을 확보할 수있을까요? 행정적 규제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편중의 규제와 성격은 다를지 몰라도 행정 방식은 같기 때문에 규제나 규정, 절차의 문제는 여전히 존재하지 않을까요. 더군다나 문화재단이 전라북도의 문화정책을 총괄적으로 조율하겠다고 한다면, 결국은또 다른 이름의 행정적 절차나 규제가 생기는 거죠. 이것은 자칫하면 오늘날 문화의 핵심인 자율성을 저해하거나, 지나치게 효율성과 능률을 강요하는 게 되지 않을까요?

이정덕 문화재단이 문화정책 모두를 총괄적으로 조율하겠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순수문화예술 분야에서 총괄적으로 조율하는 것이 더 효과가 있다고하였습니다. 이는 규제가 생기거나 자율성과 효율성을 해치는 것이라기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전라북도에 더 도움이 되며 전라북도 순수문화예술이서울에 개별적으로 흡수되지 않고 전라북도의 독창성을 살려 한국에서 나아가 세계에서 전라북도의 순수문화예술을 더욱 높은 가치를 가지도록 발전시킬 수 있느냐의 입장에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선태 문 교수님의 말씀은 거꾸로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이 낫다고 볼 수도 있는 거지요. 제가 볼 때는 이 교수님 말씀처럼 구체화하는 부분은 무엇이냐 하는 것입니다. 사업이 있고, 누가 하느냐의 문제에 있어서어떻게 구체화할 것인가죠. 또한 어떤 것을 하느냐에 대한 문제도 설정된것 같습니다. 제가 볼 때는 인물에 관해서는 예술인이 다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예술인의 상이 불분명합니다. 예술인이 경영도 하고, 창의적인 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생각하는 것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가생기는 것 같습니다. 또한 그래서 예술이 무엇을 아느냐, 예술은 창작만 하면 되지 라는 관점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분명히 예술은 조금 더확장되고 있고 그런 영역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경영할 수 있고, 운영할 수있는 예술인을 어떻게 모으느냐가 문제지요.

문윤걸 제 얘기는‘문화재단의 역할을 조정해야 하지 않느냐’하는 것입니다.문화재단이 설립 초기부터 전라북도의 문화정책과 실행 등을 모두 다하겠다고 나서는 것 보다는 장기적인 비전이나 목표를 두고 단계적으로 성과를보면서 나아가야 하지 않느냐 하는 것입니다. 성과 없이 장기 비전이나 목표를 성급하게 역할로 삼다보면 동의하기 어려운 사람도 생길 것입니다.

이정덕 그것은 지금 장기적으로 비전을 제시해 단계적으로 시행하도록 제안해뒀습니다. 또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나 이런 기관들을 분산적으로 각자 알아서 하도록 두는 게 저는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설립될 때는 그만한 목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당에 소리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단순히 종합문화예술회관에 그치는 공간이 아닌전라북도의 특징을 살리라는 뜻이 있었습니다. 종합예술회관이 아니라 전라북도의 장점인 소리문화를 활성화시키고 독창적인 방향으로 이끌라는뜻이었지요. 때문에 현재 도에서 집행하고 있는 전주세계소리축제나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같은 순수문화예술기관이나 정책들은 요구되는 방향성이 있으니 이를 전라북도 전체의 입장에서 분석하고 조율을 해야할 필요가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이들이 전라북도에 기여하는 바가 훨씬 많다는것입니다. 현재는 각각 알아서 하기 때문에 기능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고효과가 크게 낮아집니다. 소리문화의전당도 운영은 그런대로 하지만 소리문화와 관련하여 전라북도에 제대로 기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문화재단이 고려하여 역할분담을 제대로 하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김락기 저는 현실적으로 규모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까 시청 혹은도청 공무원들 역할문제에 대해서 얘기했는데 적어도 5년 안에는 적정한규모를 갖춰야 얘기가 됩니다. 그렇지 않고 소규모로 가면 시와의 자율성,독립을 이야기하기가 사실상 어렵습니다. 거꾸로 문화재단의 역할에 의미를 부여하는 분들이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갈 필요는 없습니다. 치고 나갈때는 치고 나가야죠. 그리고 아까‘똑같은 규제가 반복되지 않냐’고 물어보셨는데, 지난 4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대구문화재단도 마찬가지였을텐데 문화예술위원회에서 공문이 내려왔습니다. 내용은 촛불 시위에 참여한 단체 명단을 주며 앞으로 불법시위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안 할경우 이 단체들을 지원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굉장히 곤혹스러웠습니다. 이것은 문화를 바라보는 시선 자체와도 연결될 수 있는 문제이고, 국가가 돈을 가지고 문화예술단체를 통제하려 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딱좋은 사례였습니다. 당연히 해당 단체에서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물론 시에도 공문이 왔고, 시에서는 중앙정부의 방침에 따라 경위서를 요구하고 해당 단체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논란이 커졌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재단과시가 따로 가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모았습니다. 시는 지원하지 않고, 재단은 그대로 지원 하는 것으로요. 그래야 시도 시대로 중앙정부의 방침을 따르고, 한편으로는 인천이 문화예술의 특성을 이해하며 존중하는 도시가 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기획서, 교부신청서, 정산서 등의 요건을 채우라는것은 물론 외형상 재단도 합니다. 그러나 문서의 형식, 담아야 할 내용, 수위는 재단 안에서 자율적으로 조정이 가능하죠.

문윤걸 또 다른 문제제기를 하나 해볼까요. 문화재단의 설립이 문화자치의문제이며 동시에 문화주권의 문제하고 하셨는데요. 문화재단은 일종의 거버넌스 형태가 아닐까요? 우리가 그동안다양한 거버넌스 사례들을 보아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보면 우리 문화계가 문화계 외부의 문제들과 싸우는 데는 상당히익숙하고 잘 해왔습니다만 거버넌스가 원활하게 잘 되기 위해서는 내부의 민주성을 공고하게 확보해야 하는데, 또 그래야만 진정한 문화자치가 될텐데요. 그런데현재의 지역현실에서 이게 잘 확보될 수있을까요?

김선태‘이것을 준다’라고 생각하는 과정과‘돌려줘야 한다’라는 생각은 많이 다르다고 봅니다. 이것을 내 것이니깐 당연히 받아오는데‘우리끼리 이것을 어떻게하냐’생각하는 것하고, 이것을‘따 왔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많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문화예술영역에, 민간 안에서의의견 차이는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여기서 준다’라고 하는 것은 아까좋은 사례를 들었는데, 행정의 경우 행정은 제도적으로 강제해놓으면 어느 부분은 막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저는 전북문화재단이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전라북도를대표하는 몇 가지 것, 즉 전주소리세계전주세계소리축제와 전북도립국악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세 개가 있는데 이것이어떤 대표할만한 작품을 내놨느냐 하는거죠. 이 세 기관을 합치면 100억이 넘는데, 10년이 되어가니 1000억을 썼는데대표작품도 없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모르는데, 그 부분에 대해 조금 더 역동적으로 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은 민간 영역에서 주도적으로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믿음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문제는 이 믿음을 관념이아닌 실질적이고 제대로 된 인사를 해야전라북도 문화예술 발전을 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이 지역의 어떤사람이 명망있으니까 뽑는 것은 안 됩니다. 훌륭하신 분의 기준이 재단 목적과다르면 안 해야 되거든요. 그걸 막고 지키는게 민간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이사진의 포진도 그런 관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문윤걸 자꾸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언급되는데요. 이렇게생각해 볼 수는 없나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나 전주세계소리축제에 문제가 있으니 이 둘을 문화재단으로 끌어와 수술해야겠다 할 수도 있지만, 그 둘을 문화재단에 포함시키지 않고 독립된 상태에서 고칠 것을 고친다면 문화 일자리가 더욱 많이 창출되고, 다양한 활동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고 말입니다.

이정덕 그런데 문화재단으로 오면 못할 이유는 무엇인가요.

문윤걸 못할 이유가 있다는 게 아니라요.이미 운영조직이 설립되어 좋든 싫든 운영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기존 조직을 이제 막 새로 생긴 문화재단에 통합시킨다는 것이 잘 이해되지 않아서, 그리고 자칫하면 이것이 문화재단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 재단의 역할을 만들기 위해서, 재단의 운영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일자리 조정의 의미를 갖는다는 시각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정덕 문화재단으로 들어가면 일자리가줄어드나요?

문윤걸 지금 계획으로는 문화재단이 각 시설을 흡수하여 그 역할을 조정하고 합리적으로 배분해서 중복되는 역할을 찾아내어 인적 구성을 축소하여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니 자연스럽게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 아닌가요?

김성열 그런데 그것은 당연히 그렇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별도로 예산을 마련하기는 어렵습니다. 분명히 전북도도 진행하는 사업이 많을 것입니다.그렇기 때문에 별도로 예산을 만들어 재단 기금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운이야기입니다. 요지는 현행의 문화예술관련 정책을 보다 효과적으로 하자고 재단을 만드는 것 아닌지요? 그렇다면 굳이 별도로 예산을 확보하는 것보다는 현행 사업의 재진단, 통폐합, 효율적 미래지향적 재배치 등의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지자체 재정상태에서 신규기구를 만들고 신규예산을 자꾸만 늘이는 나열식/중복식 행정을극복하자는 것이‘전문기구’를 만드는 목적이 아닌지요?

문윤걸 전라북도의 중요한 문화사업은 대부분 민간 전문가집단에게 위탁돼있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현재 민간이 하고 있는데 그것을 문화재단 설립을 통해서 다 끌어가겠다는 것이죠. 거기에 대해서 저는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관에서 하는 것이라면 끌어갈 수 있지만 민간전문가 집단에서 하고 있는데 문화재단이 더 전문집단이니 끌어가겠다고 하는 것이 정당하냐는 것이죠. 그것도 아직 아무런 성과도 내놓지 못한신생 조직이 말입니다. 또 문화재단의 운영예산 때문에 이 조직들을 통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더 큰 문제입니다. 문화재단의 운영예산이필요하다면 그것은 별도로 확보해야죠. 기존의 문화예산을 문화재단으로다 몰아주면 그것은 지역의 문화예산이 그만큼 축소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돼요.

이정덕 그런데 문화재단이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의 예산을 뺏어간다는 게 어디 나옵니까.

문윤걸 통합하겠다는 것은 결국 문화재단으로 가져오겠다는 것 아닙니까.

이정덕 보고서에는 오히려 절약된 예산으로 그 기관의 기능을 더욱 활성화시키라고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중복 기능이 있으면 합해서 그 예산을 가지고 소프트웨어의 활성화에 힘쓰자는 것이었습니다. 사람이나 건물에 투입되는 중복된 예산을 절약하여 소프트웨어이 투입하여 활성화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예산을 문화재단이 빼앗아 간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최대한 수용하되 각각의 역할분담을 강화해 자신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가자는 것입니다.

김선태 운영합리화면으로만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문화재단에 들어가는지안 들어가는지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 민간위탁이 과연 좋은 것일까요? 사적 영역이 공적 영역 노릇을 해야 하는데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전라북도의 대표적인 공연장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예산의 부족함을메우기 위해서 외지로부터 공연을 사와서 경영을 합니다. 이해가 갑니다.구조적으로 적은 예산지원과 그것을 극복하기위한 민간위탁기관의 노력을인정합니다. 그래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경영의 능력을 인정받아서 아주 운영을 잘하는 곳으로 평가 받습니다. 무려 그 기간을 7년여 정도 우수하게 유지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왜 전북 대표작품 하나가 생각나지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민간은 민간영역의 자율성과 또 그 안에서추구하는 바가 있기 때문에 공공의 영역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전주한옥마을의 어느 시설은 민간위탁을 하는데, 민간이 하는 것과운영내용이 많이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보조금 받아서 운영하는 곳과 그러지 않은 곳이 변별력이 없어요.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전북문화재단이 예술의 공공성을 담보하고 있고,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예술창작의 기초가 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전라북도 문화예술이 민간영역에서 조금 더활성화돼서 지역과 지역, 세계 속으로 가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지역문화예술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길 바랍니다. 그래서 전북지역의 대표적인 시설이 공공예술영역에서 같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그리고 마지막으로 앞에서 말씀드린 인력의 문제 외에도 장(場)의 문제가있습니다. 어디를 장(長)으로 두고 움직이느냐죠. 그냥 문예진흥기금 배분하는문제가 앞으로 안정적으로 가려면 행정이 하는게 낫죠. 괜히 그것을 문화재단이가져와 그대로 하려면 안하는게 나아요.그런데 민간이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민간이 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는 거죠. 그 기반은 지금까지 상당한 공을 들여 전주세계소리축제도 만들고 전북도립국악원도 만들고, 한국소리문화의전당도만들었는데 민간이 서로 다르니 생각보다 협력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운영자가 각자 다르기 때문에 그들의 결정으로같이 움직여줘야 힘을 받습니다. 그리고자율성을 갖는 문제는 거의 같은데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 있는 인력이 고용승계가 되느냐 하는 문제죠. 거기에 경영진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재단방향과동의 여부가 다를 수 있겠죠. 민간 예술인들이 관에 있는 것보다 훨씬 활성화될수 있고, 자율성이 보장되는 차원에서 해야 문화재단이 필요한 거죠.

김락기 실제 운영하다 보면 사실상 통·폐합이 되곤 합니다. 문화재단이 총체적으로 운영할 때 해당 기관의 장이 일정한기간 동안 자신의 책임을 갖고 운영한다고 하는데, 사실 내용만으로 보면 흡수한다고 해도 이상한 얘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타당한 지 타당하지 않은 지가민감한 문제 같은데, 제도적인 뒷받침을다시 얘기하자면 문화재단은 관에서 돈을 대고 민에서 인력을 대는 것이죠. 때문에 관 조직의 안정성과 민간의 창의성,효율성을 섞어놓은 구조인데, 이게 법률적으로는 민간위탁이거든요. 그런데 내용적으로는 민간위탁이 아니에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도민의 공공재로 공공성 영역에서 바라봐야 하는데 순수 민간에서 하는 것과 재단에서 하는 것은 다릅니다. 문화재단이 민간이긴 하지만 민간아닌 민간이기 때문에 도의 종합적인 정책을 머리에 놓고, 공공성이라는 것을 자기사명으로 삼는 속에서 기관장을 선임해 적절한 책임을 줘 운영하는 것이죠.이는 개별시설을 서로 다른 단체에 쪼개줘서 운영하는 것과는 다른 개념이고 실제로 그것을 일년 정도만 운영해 봐도 차이가 금방 드러납니다.

문화재단 설립, 소통의 계기로 삼아야문윤걸 마지막으로 전북문화재단의 성공적인 설립을 위하여 꼭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시길 바랍니다.

김성열 문화재단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해봤지만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그래도 하나만 말씀드리자면 경험 많고천재스럽고 뛰어난 연출자는 제가 뭐하자고 하면 딱 누가누가 해야 한다고 말해주는데, 그래서 존경하는데, 꼭 그렇지않은 사람들이 자기가 다 하려고 합니다.자신이 무엇을 할 줄 알고 무엇을 할 줄모르는지를 정확히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게 일반행정의 전문가가 할 일이고,또 예술행정의 전문가가 할 일입니다.

김선태 저는 이 시기가 오래전부터 변화를모색하는 자린데 그 변화를 두려워하고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머뭇거리고있는 것이죠. 스스로도 두려워하고 있고요. 일반적인 사람들은 스스로 문화를 잘모르고 예술을 잘 모른다고 들 하십니다.그렇다면 문화예술인들에게도, 또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믿고 맡겨보면 좋겠습니다. 그때 가서 그 변화에 어떤 평을 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사년넘게 답보되는 것은 이제 어느 정도 마무리 짓고, 조금 더 구체적이고 진전된 논의를 통해서 확보돼서 움직여가는자리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김락기 저는 문화재단의 직원 입장에서 인재상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재단이 출범 앞둔 시점에서도 그 재단이 출범했을 때 안에서 어떤 식으로 업무가 진행될 것인지는 거의 고민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직원들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뽑긴 하는데, 과연 어떤 사람이 우리 재단에맞는 사람인지 판단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니 일하는 과정에서 직원도 힘들고 재단 대표도 힘든 문제가 반복됩니다. 저는 두 가지 측면을 다 봐야한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는 문화재단이 예술가를 뽑는 게 아니라는 것이고,다른 하나는 행정적인 업무를 처리하지만 관과 유사하면서도 달라야 한다는 점입니다. 틀은 유사하면서도 내용적으로 달라야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초기에 안 하는 게 문제 같고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황인철 문화재단 출범이 시간을 끌거나 터덕거리기에는 이유가 적당하지 않은 것 같고, 적당한 논의와 시간 가졌다면 출범하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지금 생기는 오해에 관한 부분들을 논의해보고, 해결하려고 하는 노력들이수반돼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면 나중에 두고두고 문제가 되니까요. 문화재단이 출범됐다고 전북문화가 바로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익산도 출범해서 2년째 접어드는 시기인데 큰 변화는 없습니다. 긴호흡으로 변화를 도모하기 위한 준비를 차분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정덕 저는 기본적으로 현대의 흐름이 문화예술의 중요성을 높여주고 있고, 거기에 대한 민간전문성과 효율성이 공무원보다 높기 때문에 문화재단은 가야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재단을 만들어서 생기는 다양한 문제점들은 만들어가면서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고, 그러한 과정에서 보다 전라북도에 적합한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똑같은 논의와 일들이 반복되는 것보다는 그런 점들이 어느 정도 정리됐으면 문화재단을 설립하여 다음 것들을 고민하는 과정이 빨리 진행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전라북도의 문화예술에도 발전이 있습니다.

문윤걸 오늘 수요포럼은 현재 전북문화재단의 설립과 관련하여 대두되고 있는 몇 가지 문제제기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저는 오늘 논의 중 문화재단이 창의적인 조직 및 운영의 틀을 만들어가면서 설립 초기부터 안정화되고 지역의 문화적 환경을 개선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문화재단이 지역에 왜 필요한지, 그리고 무엇을 목표로 해서 어떤 역할을해 갈 것인지를 먼저 분명히 해야 한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긴 시간수고 하셨습니다.

< 2010년 9월 문화저널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