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참여연대 이야기 마당

피가 나가면 병이 든다.


피가 나가면 병이 든다.



올 설 명절에도 롯데마트를 비롯한 대형마트는 문전성시다. 택배차량 또한 홈쇼핑, 인터넷 쇼핑으로 구매한 상품을 수시로 배송한다. 익산시의회와 시민사회가 골목상권 활성화와 대형마트 자제를 촉구하는 시민운동을 펼쳐진지도 1년이 되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기대하기 힘들다. 2010년 익산시 롯데마트, 삼성 홈플러스, 이마트 3사가 올린 매출은 하루 5억원. 익산시 자본유출은 대형마트, 홈쇼핑, 인터넷쇼핑을 포함해 하루 11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돌고 돌아야 할 익산의 돈이 서울로 빠져나가 경제구조가 취약한 우리 지역은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상대적으로 고정적인 수입이 보장돼 있는 직장인, 홈쇼핑, 인터넷쇼핑의 단골손님인 주부와 학생 등의 젊은 층은 자본유출의 피해와 그 영향을 깊이 있게 보질 않는다.


지금처럼 자본유출이 심해지면 우선 은행은 돈이 안 들어온다. 보험설계사는 영업이 힘들며, 기업에서 생산된 물품은 안 팔린다. 시는 세수가 줄고 시정에 영향을 미친다.

실업자는 늘고, 근로조건이나 고용조건 또한 좋아질리 없다. 시민은 줄어들고 할 일이 없으니 미비한 교통사고로 드러눕고 폭력과 사기 비리에 취약해진다. 건전한 도시기능과 구조는 황폐해질 수밖에 없다. 심각한 자본유출은 자신에게 돌아올 삶의 모든 영역의 몫이 작아지고 줄어들기 때문이다. 아무리 익산에서 공단을 조성하고 기업을 유치한들 하청구조여서 기업 이윤 또한 지역에 잔류하지 못하고 빠져나가므로 자본유출을 따라잡지 못한다.


박재완 지식경제부장관은 지난날 안양 남부시장 상인들에게 "값싼 대형마트와 대기업의 물류창고를 소비자들이 좋아하는데 어떻게 하나요? 이들을 규제 할 것도 없고 규제할 필요가 있나요?" 라고 했단다. 현 정부의 경제철학을 엿보는 대목이다.

현 정부에 규제나 정책을 기대하는 것은 힘들다. 시민과 자영업자, 지자체가 힘을 합해야한다. 우선 자영업자의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형마트, 홈쇼핑에 맛들인 소비자의 욕구가 무엇인지를 파악 실행 가능한 것을 찾아 실천해야 된다.


지자체는 영세 상인을 위한 물류창고, 주차장 확보, 고충처리소 등 적극적인 지원으로 경쟁력을 키워줘야 된다. 시민의 흐르는 피가 골고루 돌아야지, 어느 한쪽이 막히거나 새거나 터지면 몸 전체가 망가지듯이 손쉽고 편리함을 쫓아 대형마트, 홈쇼핑만을 찾는다면 결국 나에게 피해가 온다는 사실을 염려해야 된다.

또한 익산시는 기왕에 맺은 지역 농산물 사용 등 협약이행 여부를 수시로 점검하고 미흡한 협약은 재체결을 요구해야 한다. 대형마트 또한 우리시민이 돈을 벌어준다. 복지기금이라도 조성해서 일정부분이라도 고마움을 표시하고 시민에게 되돌려줘야 한다.

                                                    
이장우 대표 (익산참여연대)


이글은 2012년 1월 20일 익산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