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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이야기 마당

국민들의 당연한 권리인 투표시간 연장을 허하라.

 

 

 

국민들의 당연한 권리인 투표시간 연장을 허하라.

 

국민의 참정권이 제약을 받아서는 안 된다.

 

  국민이 자기 생각과 의견을 말하는 가장 중요한 권리는 참정권입니다.
  투표를 통해 국가운영의 책임자를 뽑는 제도에서는 자신의 의지를 표현하는 유일한 수단이기에 그 중요성은 더합니다. 그렇다면 국가는 국민들이 이러한 권리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 운영의 방안 등 다양한 부분에서 보장을 해야 합니다. 보다 많은 국민들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표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국가의 의무입니다. 그런 만큼 국민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노력은 정부와 국회가 가장 앞장서서 해야 할 일입니다.

 

  국회에서는 계속 떨어지고 있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투표마감시간을 오후 6시에서 2시간 늘리자는 투표시간 연장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그런데 이 중요한 법안통과 일정이 늦어지고 무산되고 있습니다.
  이와는 무관하게 많은 국민들은 투표시간 연장에 찬성하고 있고, 실제 서명 및 청원운동, 1인 피켓시위, 콘서트, 108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당연한 권리를 찾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18대 대선을 앞두고 투표시간 연장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새삼 투표시간 연장을 놓고 ‘투표시간 연장으로 국민의 참정권을 보장해야 한다.’
‘선거를 앞두고 룰을 바꾸면 혼란만 야기하고 예산이 많이 든다.’는 상반된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회의원들의 가장 큰 의무가 국민들의 참여와 사회적 보호를 받는 법과 제도를 만들어 가는 것인데, 국민의 가장 기본적 권리인 참정권의 문제를 두고 논란을 빚고 있다는 것이 역설적입니다. 정치적 계산의 잣대에 따라 국민들의 당연한 권리를 저울질 하는 모습에 참으로 답답하기만 합니다. 이들이 국민의 권리와 뜻을 가장 앞에 두고 생각했다면 이러한 논란은 없었을 것입니다.

 

  투표시간 연장의 문제가 제기된 것은 오래전입니다. 우리사회에 비정규직이 많아지고 투ㆍ개표 시스템이 개선되면서 투표시간 연장 주장은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꾸준히 투표시간 연장을 요구했고, 18대에서는 민주당 의원뿐 아니라 새누리당 의원들도 투표시간 연장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지난 2010년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현재 새누리당) 유정현 후보가 당시 여론조사를 근거로 제시하면서 투표시간 연장을 주장했습니다. 유정현 의원이 공개한 투표시간 연장 여론조사에 의하면 조사대상의 54%가 투표시간 연장에 찬성했고, 찬성자의 71%가 2~3시간 연장이 가장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보였습니다.
 
  지금은 더 많은 국민들이 투표시간 연장을 찬성하고 있습니다. 한 여론조사를 보면 가장 적극적인 청년들뿐 아니라 40대 유권자도 30대와 비슷하게 76.7%나 투표시간 연장에 찬성을 했습니다. 50대 유권자도 투표시간 연장 찬성이 많았으며,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인구가 많은 60대 이상 유권자만 절반이 조금 안 되게 투표시간 연장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 연령층에서 투표시간 연장의 요구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투표시간 연장 문제는 국민들의 당연한 권리를 위해 국가가 해야 할 의무라는 관점에서 논의는 되지 않고, 말도 안 되는 논리들을 앞세워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말 몇 가지를 추려보면, ‘투표는 시간이 아니라 성의의 문제다.’ ‘투표일에 웬만한 노동자는 다 쉰다.’ ‘10분이면 되는데 투표 안 하는 건 납득이 안 된다.’ ‘일몰이후 투표하면 위험 할 수 있다’ 등입니다.
  투표시간 연장을 반대하는 논리로는 참으로 궁색한 말들입니다. 아니 오히려 정작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해야 할 사람들이 모든 것을 국민들 탓으로 돌리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어영부영 넘어가면 될 거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국민들의 마음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행동입니다.

 

  투표를 통한 참정권을 실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는지 국민들은 똑똑히 알고 있습니다. 투표를 통한 참정권은 그만큼 귀중한 산물이자 당연한 권리입니다. 그러기에 어떠한 이유로도 참정권이 제약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유불리를 떠나 투표시간 연장은 국민들의 참정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국가를 책임지는 지도자를 뽑는 대표성과 정당성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국민들의 당연한 권리인 투표시간 연장을 허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