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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이야기 마당

대선과 지역정치

 

대선과 지역정치

지역정치를 바꾸는 정치혁신이 되어야 한다.

 

 

 

선거는 후보들만 애타는 것이 아니다. 후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속도 타들어가기는 마찬가지다. 왜냐고?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그렇지만, 일단 지긋지긋한 MB정부는 뒤집어져야 한다는 열망이 커서다. 어떤 실수를 해도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는 박근혜후보를 넘어서야 하는 절박함이다. 실망과 불신의 정치를 바꿔내야 할 정치혁신에 대한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소위 안철수현상은 정치혁신과 정권교체로 집약되고 있다.

 

애타는 속내만큼 이번 선거가 주는 재미도 있다. 일단 모두가 혁신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든 야든 혁신에 대한 국민적 열망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 그래서 경쟁하듯 쏟아져 나오는 혁신안과 정책들에 대한 내용들이 시선을 잡아두기에 충분하다. 정치혁신안은 물론이고 검찰개혁안, 교육개혁안만 하더라도 정말 그렇게만 되면 우리사회가 많이 좋아지겠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이렇게 쏟아내는 약속과 정책들이 실현될 것인가, 아니면 지난 선거처럼 헛된 약속으로 그치는 것인가. 진정성과 의지의 문제가 남아있다.

 

지난 6일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정치혁신과 정권교체에 대한 공감대속에서 후보단일화를 약속했다. 곧 정치혁신에 대한 공동선언을 하고 단일화로 넘어가겠다는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환호했고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단일화만 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되는 것인가.

 

일단 두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일단 무엇을 하자는 단일화인가다. 선거에서 이기면 된다는 논리는 너무 간단하다. 정권교체만 되면 다 된다는 생각도 그렇다. 목적보다 방법이나 수단이 앞서는 느낌이다. 후보나 캠프, 정당은 오랜 선거관행 속에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정치혁신과 사회변화에 대한 과제를 수행할 수 없다면 국민들에게는 또 다른 절망이 되지 않겠는가. 그러니 두 후보는 정치혁신에 대한 분명한 과제와 정책을 보여주고 어떻게 실현해 나갈 것인지 그 의지와 믿음을 보여야 한다. ‘새정치 공동선언이 중요한 이유다.

 

정치혁신은 지역정치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참 어려운 문제다. 일단 정치혁신이 어떤 수준에서 어떤 범위로 이루어질 지도 가늠키 어렵다. 공약의 중요내용을 보면 중앙의 권한을 지방에 대폭 이양하는 지방분권의 환경이 있다. 또한 증앙당의 축소와 공천권한의 시도정당이나 국민이양,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권 폐지가 그렇다. 결국 정당권한의 축소와 국민참여의 확대로 요약된다.

이러한 내용이 법과 제도개선을 통하고 인적쇄신과 정치세력의 개편을 동반하면서 시행된다면 큰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치세력의 개편이 분수령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지역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그건 생각해 볼 문제다.

 

특정정당이 지역을 분할하여 독식하는 구조에서는 중앙당의 권한축소나 공천권의 시도이양이 도움이 될 것 같진 않다. 오히려 분할과 독식을 강화할까 우려된다. 물론 광역별 비례대표도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독점구조를 깨야 한다는 점이다. 단체장이나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권 폐지도 지방자치에 큰 변화를 가져오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일당독식구조를 바꿔야 한다.

 

호남에서 민주당이 아닌 다른 정당도 뿌리를 내리고 성장해야 한다. 물론 영남이나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지금처럼 전국단위 정당이 아닌 지역정당이 가능하도록 정치세력화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선거에서 당선자를 내거나 2%지지를 전제로 한 지금의 정당존립 여건은 신생 정당의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정당을 만들자마자 해산된 녹색당을 보라. 광역 5대 시도에 걸쳐야만 가능한 정당법의 개정을 통해 문턱을 낮춰야 한다. 이는 지방분권과 함께 지방자치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 지역정치가 활성화되지 않고 지방자치와 정치가 꽃필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두 후보의 정치혁신이 지역정치도 변화시킬 정도의 힘과 파장을 가졌으면 한다.

법과 제도개선은 물론 인적쇄신까지를 망라한 정치전반의 새바람이 지역에도 불어와 희망이 되어야 한다. 스스로 쥐고 있는 것을 놓지 않으려는 자는 도태되기 마련이다. 새바람은 시민정치의 힘을 키우고 확대하는데도 많은 영향을 줄 것이다.

새로운 정치의 신바람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정치신인과 세력을 키우는 일에도 많은 힘을 들여야 한다. 구태를 변화시키는 일과 새 것을 준비하는 일은 함께 추진되어야 제대로 된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시민의 정치참여가 쉬워지고 일상화되는 것과 아울러 정당이 시민에게 다가와 함께 하려는 노력이 만나는 지점에서 우리는 정치혁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글 이영훈 (익산참여연대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