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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을 꼭 믿고만 하는가? 구사일생으로 알고 하지.

 

 



무슨 일을 꼭 믿고만 하는가? 구사일생으로 알고 하지.



 九死一生 이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중국 전국시대 말기 초나라의 명신이자 문인이던 굴원에게서 였다고 한다. 굴원은‘이소’라는 명시를 남겼는데 이소의 한 구절 가운데 雖九死 猶未其悔(수구사 유미기회)라는 말이 있다. 즉 아홉 번 죽을지라도 후회할 일은 하지 않으리라 라는 뜻이다.(주. 백과 사전)



 아홉 번 죽는다 하더라도 서른 세 명의 자식들과 마누라를 굶겨 죽이는 후회스러운 일은 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가지 말라고 붙잡는 마누라 손을 밀치고 흥보는“무슨 일을 꼭 믿고만 하는가? 구사일생으로 알고 하지.”라며 놀보 집으로 향합니다.



 회원님들은 어떤 마음으로 일하세요? 믿음으로 구사일생으로 생각해 보니 저는 다은이의 성장과 발전, 판소리 보존과 발전이라는 믿음으로 16년 동안 정성을 다해 <대한민국 인재 상, 최연소 판소리 다섯 바탕 완창 발표자, 대한민국 문화예술인 공헌 대상> 수상자가 될 수 있도록 1차 계획을 완수했고 2차 계획인 판소리 보존과 발전을 위해 한국판소리보존회 익산지부를 설립하여 매주 월요일 마이크 없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판소리 공연과 <판소리 세배로 즐기기> 프로그램을 통해 익산 시민이 판소리 한 대목을 부를 때까지 노력하기로 하고 운영비 일부를 보조받기 위해 익산시사회단체 보조금 신청 등, 여러 곳에 서류를 접수하면서 뜻이 좋으니 한 군데 쯤은 되리라 믿었는데 실적이 없는 신규라 다 떨어진 상황에 4년 전 준비한 2층에 작은 공연장을 꾸며 운영하려니 수리비, 홍보비, 기타 운영 경비까지 걱정인데 다은이가 열심히 하겠다고 하면 힘이 되련만 2층을 고친다 해도 올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라며 고치지 말고 그냥 하던지 인원이 적으면 3층 연습실에서 하겠다고 합니다.



 제 생각은 달랐습니다. 방음 시설을 갖춘 소 공연장을 꾸며 마이크 없이 다은이 소리를 들려주면 그 좋은 소리가 듣고 싶어서 계속 모이다 보면 익산의 명소로 더 나아가 전국의 명소가 되겠지만, 오래되고 낡은 뒤틀린 창문을 통해 들려오는 차 소리와 온갖 소음, 소리가 튕겨져 나오는 시멘트벽과 바닥을 그대로 두고 소리를 하게 된다면 다은이 소리가 반으로 줄어 들 거라는 생각에 그럴 바에는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어 다은이를 설득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하면 될 것 같다고 하지만 고치지 말라는 말만 계속합니다.



 시민들과 약속했던 개강일은 다가오는데 머리를 싸매고 누워 고민하다 최면기법으로 다은이와 의견 충돌이 되었던 시점으로 돌아가서 다은이 마음으로 이 상황을 바라보니 열심히 하겠다고 하면 공연장을 꾸며 준다고 하는데 돈을 벌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쓰는 곳이라 부담스러웠을 것입니다. 자신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때서야 다은이의 마음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그리고 설득한다고 뒤에 숨어 공연장을 만들어 매주 월요일 익산 시민 모두 판소리 한 대목을 부를 수 있을 때까지 판소리 공연과 교육을 하겠다는 마음만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은 얼마나 될까? 계산하고 있는 비겁한 나를 만나게 되었고 다은이에게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보았습니다. 다은이와 함께 소리판을 만들어 전 국민이 귀 명창이 될 그 날을 꿈꾸며 북채 하나 쥐고 익산 국악원을 거쳐 서울, 전주, 광주까지 6년 동안 다니며 꾸었던 꿈은 갖출 것 거의 갖춘 몇 천 만원 들어가는 소 공연장을 만들어 소리판을 벌리자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린 시절 천막으로 비와 눈을 가린 나일론 극장! 가마니가 깔린 그곳에서 할머니와 함께 공연을 보며 꾸었던 꿈!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내 꿈속의 나일론 극장을 재현해 보자 해놓고 공사비 걱정을 왜 했을까? 그냥하면 되는데... 그래도 그 때의 그 나일론 극장보다, 길거리 공연보다는 나을 텐데 다은이가 마음 편하게 소리하고 소리 한 대목 가르칠 수 있다면 그곳이 어디든 상관할 바 아닌데 그 동안 다섯 바탕 발표시키느라 힘들었을 가족을 생각해서 사람들이 모일 때까지 그냥 시작해서 돈을 벌어 직접 공연장도 마련하고 기네스 도전도 하겠다는 말을 하는데 나는 왜 다은이의 마음을 모른 척하고 그럴 바에는 하지 말라고 폭언에 폭력을 휘둘렀을까? 제대로 된 무대에 세우고 싶다는 내 욕심 때문에 다은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마저도 못하게 했다면 정말 많이 후회했을 것입니다.



 16년을 기다렸는데 왜 조급하게 마음을 먹었을까? 소리를 듣고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 더 넓고 좋은 공간이 필요하다고 다은이가 원할 때 까지 기다리면 되는데 왜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어차피 지금은 오른 쪽 팔목이 골절되어 내가 북을 쳐 줄 수도 없습니다. 무료 공연에 고수를 초빙할 수도 없고 그래서 늦은 김에 북을 쳐도 좋을 것 같은 4월 20일에 판소리 학교를 개강하기로 했습니다.



 올 해 마지막 남은 공모일 것 같은 익산문화재단 지원 서류를 준비하면서 판소리 학교<판소리 세 배로 즐기기>이 사업이 꼭 선정되어 성공적으로 끝내 그 실적으로 내년에 부처 간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올해 함께 하고 싶어 했던 익산 지역아동센터 21곳의 학생들과 함께 하고, 토요 꿈 다락, 찾아오고 찾아가는 판소리 프로그램 등에 선정되고 기업 메세나가 이루어져 익산 시민 모두 판소리 한 대목을 부를 수 있는 그날까지 매 주 월요일 판소리 교육을 겸한 공연을 할 수 있게 되길 기원하며 믿음이 주는 안이한 희망을 접고, 농아 판정을 극복하게 하고 다섯 바탕 완창을 하게 한 구사일생의 정신으로 재무장하고 지금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해 나가자고 주문을 외웁니다. 무슨 일을 꼭 믿고만 하는가? 구사일생으로 알고 하지. 2015. 3. 2

무슨 일을 꼭 믿고만 하는가? 구사일생으로 알고 하지.
무슨 일을 꼭 믿고만 하는가? 구사일생으로 알고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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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랑 놀자 <판소리 세 배로 즐기기> 해설 있는 판소리 


▫ 회원 무료 특강

언  제  4월 20일 개강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 9시 30분
어디서  (사) 한국판소리보존회 익산지부 <소리 방>에서
△ 판소리, 장단, 추임새를 배우고 싶으신 분
△ 민요, 시조. 거문고등 우리 음악으로 함께 공연 하실 분

(사)한국 판소리보존회 익산지부  전북 익산시 익산대로 322 전화 : 010-9169-1303


글 김광심 (한국판소리보존회 익산지부 사무장)


- 이 글은 참여와자치 소식지 70호 판소리로 전하는 마음의 편지(7)에 실린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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