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회원마당

조란숙 회원을 소개합니다.

 

 

 

[회원소개] 조란숙 회원

 

 

2월14일 토요일 날씨 좋은 어느 날 조란숙 회원을 만나기 위해 단체사무실로 향하고 있었다. 회원과의 만남을 통해서 회원들을 만날 때 마다 느껴지는 생각은 오늘 만나는 분은 어떤 분이실까?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까? 회원들은 어떤 것을 궁금해 하실까 하는 고민을 안고 회원들을 만나는데 사무실 문을 여는 순간 웃는 얼굴로 맞이해 주시는 조란숙 회원을 보는 순간 낯설지 않은 항상 만나왔던 것처럼 편안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웃는 얼굴이 너무 아름다우십니다.

감사합니다. 좋게 봐주셔서^^ 저는 항상 욕심 많이 내지 않고 모든 것에 감사하면서 생활을 해서 그런 것 같아요. 세상을 살다보면 감사할 일이 많은 것 같아요. 그렇다 보니 힘든 일을 하면서도 웃지 않을 일은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야쿠르트 배달을 하면서 보면 모든 분들이 저를 기다려 주고, 남편과 아이들이 건강해서 감사하고, 예쁜 꽃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하고 눈만 뜨면 감사할 일이 태산이네요. 보여주기 위한 가식적인 것이 아닌 진정어린 마음이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것이 통하는 것 같아요. 아이들도 저의 모습을 보면서 닮아가는 모습에 너무 감사하답니다.



어릴 적부터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였나 보네요?

아니요. 어렸을 적에는 몸이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왜 나만 아프지? 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병원신세를 많이 졌지요. 위장병이 굉장히 심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픈 것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내가 건강하고 모자람 없이 생활을 했다면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없었을 거에요. 아마도 굉장히 오만한 사람으로 생활을 했을 것에요. 아픔만큼 성숙해 진다고나 할까요. 아픔을 겪고 나니까 생각이 바뀌게 되었어요. 이정도만 아픈 것을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답니다.



이런 마음을 갖기가 참 힘든데요. 혹시 신앙생활을 하고 계신지요?

아니요. 신앙생활은 하지 않아요. 하지만 생활에 별 다는 욕심이 없다보니 나보다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나보다 남이 더 필요하다 싶으면 가차 없이 다 주거든요. 남에게 하나라도 줄 수 있는 마음이 너무 좋아요. 나보다 더 필요한 사람이 쓴다면 그것보다 더 행복한 것이 있을까요? 어쨌든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혼자서는 살수 없듯이 잘 어우러져 사는 것이 너무 감사한 마음밖에 없답니다. 감사하며 사는 것이 나의 신조라고도 할 수 있어요. 사람이 욕심은 끝이 없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저는 항상 비우면서 살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가족은 어떻게 되시는지요?

아들 둘, 남편과 함께 단란하게 살고 있지요. 남편은 회사생활을 하고 있고요. 큰애는 대학생, 둘째는 고등학생이에요.



단란하시네요. 자녀들을 키우는데 신조가 있다면?

아들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지요.‘공부는 못해도 싸가지 없이 크는 건 용서할 수 없다.’라고 하고 저의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어느 순간 나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모습을 따라 하더라구요. 너무 감사하죠. 아이들도 스스로 보는 눈이 있기 때문에 엄마 아빠가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면서 뭔가를 배우는 게 있지 않을까 합니다.



남편 분은 어떤 분이신가요?

저를 많이 이해해주고 정도 많고, 저를 너무 많이 사랑해 주는 사람이지요. 참 성실하고 착해요. 저를 많이 존경하고 걱정해주는 사람입니다. 결혼 초에 뜻밖으로 남편이 아팠던 시절이 있었어요. 이 과정을 겪으면서 서로 의지하고 더 많이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힘든 과정을 겪고 나니 부부사이가 더 돈독해지고 살아있는 것만으로 너무 감사했답니다. 역시 사람은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큰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지금은 아내 바라기가 되었어요. 하하하 사람이 하나를 잃으면 또 다른 하나를 얻는 것이 세상의 이치잖아요. 그렇듯이 어린나이에 함께 어려운 시절을 보낸 만큼 많은 것을 깨닫고 느끼게 해준 것에 대해 너무 감사하답니다.



힘든 시간을 많이 겪으셨는데 건강하시지요?

그럼요. 예전에 비해서 용 되었지요. 건강에 대해서 많이 생각을 하고 신경을 쓰면서 사는 편이에요. 예전에 많이 아팠는데 지금은 그때에 비해서 너무 건강하고 남편도 이점에 대해서 감사한답니다.



그럼 지금 하고 계신 일(야쿠르드 배송)은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36세 (큰아들10살, 작은아들 5살)때 몸이 갑자기 살이 찌기 시작하는데 사실 무서웠어요. 살이찌니까 몸이 아프기 시작 하더라구요. 심하게는 안면마비 증상까지 왔답니다. 그때 드는 생각이‘내 몸을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인간이 이렇게 약한 존재였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치료를 하면서 겸손이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고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답니다.



몸도 안 좋으셨는데 남편분이 일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반대는 안하셨는지요?

왜요. 많이 반대를 했지요. 저는 이 일을 아주 쉽게 생각했어요. 살을 빼기 위한 생각도 있었지요. 그리고 시간이 많이 남는 것 같아서 별 생각 없이 시작을 하게 되었지요. 그런데 남편이 첫 달은 못하게 했어요. 그래도 계속 제가 한다고 하니까 그럼 한번 해보라고 하더라구요. 아마도 남편은 며칠 못가서 포기할 거라고 생각 했었나 봐요. 그런데 쉽게 포기하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악착같이 했었던 것 같아요. 월급이 얼마인지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저 일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얼마 안되는 돈이지만 돈을 벌어서 감사했답니다.

 



그래도 일이 많이 힘들었을텐데요?

처음 배달할 때 많이 힘들었어요. 걷는 것도 힘들어서 허덕허덕 했었는데 리어커까지 밀고 다녔는데 힘이 왜 안들었겠어요. 그럼에도 계속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자존심 문제도 있었고 나 자신한테도 용납이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오기로 한 점도 있었답니다. 그때는‘내가 이렇게 걸으면서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라는 생각으로 일을 했어요.



정말 남편분도 대단하신 것 같아요. 일을 하고 나서 달라진 점이 있으시다면?

몰랐었던 일이 있었는데 아침에 배달할 때 제가 걱정이 되어서인지 한달 동안 남편이 뒤를 따라다니면서 지켜봐 준일을 알게 되었는데요. 너무 감사했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거든요. 남편이 출근하면서 차로 제가 어떻게 될까봐 뒤따라왔다고 생각하니 너무 눈물 나게 고맙더라구요. 나를 생각해주는 그 마음이 너무도 고마웠답니다. 그리고 이일을 시작한지 몇 달이 지나자 살이 빠지기 시작했어요. 살이 빠지니까 자연적으로 건강해지더라구요.(건강검진을 할 때 마다 건강해짐을 확인하고 있어요.) 이렇게 건강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남편도 너무 감사하고 고마워하고 있답니다.



일이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었을 때가 있었을 텐데요?

있었죠. 오르막길에서 리어커 끌기가 힘들 때 제 입에서 평상시 쓰지 않았던 말을 한 적이 있었어요. 그러면서‘이런 마음으로 고객을 웃는 얼굴로 만나는 것은 가식적인 얼굴로 만나는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 때 그만두고 싶었어요. 그래서 사무실에 그만둔다고 하니 전동카가 나오니까 조금만 더 해보고 결정하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지금은 전동카로 힘들이지 않고 잘 하고 있어요. 어려움이 있을 때 마다 항상 돌파구가 생기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힘이 들 때 옆에 누군가가 있어서 더 버틸 수 있었고 나를 믿어주는 남편이 옆에서 딱 지켜주고 있으니 너무 감사하고 지금도 너무 존경하고 좋아한답니다.



아이들은 엄마가 야쿠르트 일을 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요. 날이 좋지 않은 날이면 아들이 전화를 해줄 때가 있어요.‘엄마 오늘은 날도 좋지 않고 항상 조심하시라고’이런 전화를 받을 때는 아들이 다 컸구나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답니다.



어렸을적 꿈은 무엇이었어요?

선생님이었어요. 일찍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가정 형편이 그리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어렸을때부터 경제적인 부분이나 집안일을 하면서 살았어요. 그때는‘ 이 가난한 환경에서 탈피할 수 있는 방법은 공부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었고 그래서 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딸이다 보니 나보다는 오빠나 동생의 학비를 대야 하는 상황이어서 스스로의 공부는 제껴 두고 뒷바라지를 했어야 했지요. 그런 저의 모습을 보면서 엄마도 둘째딸이었던 나를 무척 의지했던 것 같아요. 공부는 열심히 했지만 가정형편상 상급 진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구요. 물론 나중에 독학으로 공부를 했어요. 이후에 방통대도 진학하게 되었지요. 현재도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부를 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있답니다.



그럼 참여연대와의 인연은 어떻게 맺게 되었는지요?

사회활동에 대해서는 잘 몰랐었어요. 염화씨와의 인연으로 인해 단체를 알게 되었고 회원으로 가입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활동은 많이 하지 못하지만 참여연대에 대해서 무엇을 하는 곳인지 설명을 들은 후에는 나만 알고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많이 알리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제 주위에 있는 분들에게 참여연대에 대해서 설명하고 함께 하자고 홍보도 열심히 한답니다. 단체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노력을 하는 것이겠지요.



이후 꿈이 있다면?

평범하게 사는 것이 참 쉬워 보이지만 평범하게 사는것 만큼 어려운 것이 없는 것 같아요. 가정 잘 꾸리면서 평범하게 사는 것이 참 좋아요. 단 한가지 욕심이 있다면 좋은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 것은 있지요. 저는 물질에 대한 욕심보다는 사람에 대한 욕심이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정말로 소박한 꿈이 있다면 정말로 좋은 할머니로 늙어가는 것이 꿈이에요. 어른다운 어른으로 늙어가는 것이 꿈이랍니다. 이시대의 어른다운 어른이 없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이나 사회가 더 어지러운 듯해요. 그렇기 때문에 좋은 할머니로서 아이들과의 소통을 잘 하고 다른 사람에게 잘하는 어른으로 늙고 싶답니다.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남을 배려하고 남을 더 많이 생각하고 범사에 감사하며 사는 조란숙 회원을 보면서 스스로가 숙연해지면서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자신의 몫을 다하시는 회원을 보면서 참 훌륭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많은 회원들이 참여하셔서 함께 했으면 더 좋은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 시간이었다.

 


글 류귀윤 (익산참여연대 운영위원)

 

- 이 글은 참여와자치 소식지 70호 회원과의 만남에 실린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