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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신경성 폭식증(이재성-이재성 한의원 원장)

신경성 폭식증

이재성(이재성  한의원 원장)

살아, 살아, 사라져라~ 주문을 외우고 다니는 25세 ‘사라’ 양. 162cm에 60kg이다. 같은 키의 연예인을 찾았다. 아이유, 162cm에 44kg. 아이유를 목표로 잡았다. 매일 참는다. 그러다 사달이 난다.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밤에 혼자 라면 두 개, 버터빵까지 못 버틸 만큼 먹는다. 폭풍 흡입.

그리고 후회를 한다. 아! 또 실패. 화장실로 간다. 손가락을 넣어 토한다. 위산에 훑어진 식도는 다음 날 아침 가슴 통증으로 이어진다. 입도 텁텁하다. 다시 다이어트 시도. 일주일 못 가서 또 먹고 토하기를 반복한다.

폭식증이라 한다. 폭식하고 폭식증은 다르다. 폭식은 정말 많이 먹는 거다. 폭식증은 먹고 후회하는 스트레스 질환이다. 폭식증의 풀네임은 신경성 폭식증이다.

폭식증이 생기는 이유는 44kg이 이상적이라는 오해 때문이다. 오해 때문에 과도하게 굶어서 그렇다. 굶으면 욕구 불만이 생긴다. 162cm 아이유의 건강 체중은 60kg이다. 낮게 잡아도 55kg이다. 아이유가 어느 방송에서 얘기했다.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라고. 텔레비전 안 나올 분들은 절대 이런 다이어트 하지 마시라고.

뿐만 아니라 저체중은 골다공증, 생리 불순을 부른다. ‘사라’ 양도 아이유 저체중 얘기 들었다. 허나, 그때 한 번 더 다짐했다. 병 생기는 한이 있어도 그 체중 간다..

자존감이 부족하면 이런 오해가 생긴다. 162cm면 60kg도 정상이고, 55kg 면 정말 좋은 몸매 된다. 근데 스스로 생각할 때 뭐 없다는 생각을 한다. 남자들에게 인기가 없는 거 같다. 집안에 잘 나가는 사람도, 돈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거, 살빼기를 잡는다.

세상에 그런 사람이 어디 있는가. 스물다섯 청춘이면 나이만으로도 빽이다. 외부 자극에 흔들리지 않는 마음은 스스로를 긍정하는 데서 생긴다. 일단 자신에 관한 정보를 정확히 입력해야 한다.

입력한 정보를 한의학에서 지(志)라 한다. 그리고 지(志)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건 대하는 마음을 의(意)라 한다. 지의(志意)가 건강하면 자존감 빵빵하다고 한다. 자존감이 부족하면 스스로 한 일에 대해 화가 나고 후회를 한다.

한의학 처방은 우울증약을 준다. 44kg 목표에 눌려 우울해진 몸과 맘을 회복시켜주는 거다. 우울증약에 감초가 들어간다. 감초는 단맛이 난다. 스트레스 받으면 당 땡기고, 당 들어가면 확 풀어지듯. 감초가 들어가서 우울한 몸을 편하게 풀어준다. 볶아서 쓴다.

후회하지 않고 그냥 먹어 제끼는 먹방 40대도 있다. 40대들은 하루 종일 일하면서 업된 상태로 저녁 식사를 대한다. 회식도 잦다. 1차, 2차만으로도 하루 열량 넘는다. 남자는 풍채가 좋아진다. 여자는 후덕해진다. 남자는 배에, 여자는 엉덩이에 지방을 싣는다.

너무 일하기 때문이다. 모드 변환이 필요하다. 일 끝나고 저녁 먹기 전에 약간 쉼을 가지면 좋다. 20분 걷기라도 해서 좀 느긋해져야 한다. 그러면 아침밥 먹듯 차분해진다.

하지만 잘 안 된다. 일을 더해야 한다는 생각. 일 안 하고 쉬면 불안함.. 그래서 저녁 만남도 일의 일부라 생각한다. 최선을 다한다. 분위기 띄우고 친목이 도모될 때까지 간다.

산조인이라는 한약재가 있다. 부작용 없는 천연 신경안정제라 생각하면 된다. 잠도 잘 오고, 불안한 마음도 나아진다. 달여서 매일 마시기를 권한다. 볶아서 쓴다.

과로 폭식이 오래되면 복통 설사로 진행한다. 계속 많이 먹으면 위가 아예 늘어난다. 많이 먹을 준비를 하고 있다. 위 기능이 필요 이상으로 올라 있는 상태를 한의학에서 위에 열 생겼다 한다.

많은 식사에 장은 지친다. 장 운동력이 뚝 떨어진다. 결국, 설사가 된다. 그렇게 지친 장에는 피가 안 돈다. 장이 차가와진다. 차가와진 장은 힘이 더 떨어진다. 악순환이다. 빨간 신호등이다. 치료해야 한다. 그래도 집에서 먼저 해볼 만한 게 있다. 먹는 양을 평소의 절반으로 줄이고 꿀물을 타먹는다. 한 달 해봐서 안 되면 한의원 가야 한다. 

폭식 한 두 번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어지는 폭식에 증상 겸하면 체크해야 한다. 토하는 20대 여자는 자존감 점검, 살찌는 40대는 모드 변환, 설사나면 밥 줄이고 꿀물 마시기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