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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이야기 마당

[칼럼] 6.13 지방선거와 익산의 미래(이영훈 익산참여연대 지도위원)

6.13 지방선거와 익산의 미래

 

 

이영훈(익산참여연대 지도위원)

 

 

세상이 변하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을 뜨겁게 달구었던 촛불혁명으로 시작된 변화지요. 국정농당과 적페청산은 물론 꽁꽁 얼어붙었던 남북관계도 열고 이젠 미투운동으로 성문화마저 바꾸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선거를 맞아 지역에도 훈풍처럼 불어오길 바랍니다.

 

선거를 앞두고 떠오르는 생각 몇 가지를 정리해봅니다.

하나는 익산시의 지난 시간과 앞으로의 미래입니다. 안타깝지만 익산은 정체를 넘어 쇠퇴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환경, 교통, 일자리. 문화 등 최소한의 정주여건이 좋지 않아 익산에서 산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인구가 줄고 있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지요. 전주 군산 완주 등 주변 시군은 그래도 뭔가 변하고 나아지는 게 있어 보이니, 그 상실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악취와 폐석산, 장점마을 등 환경문제 하나만 보더라도 지역현안은 넘쳐나는데 제대로 풀어지는 건 없어 보이니 시민들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각론으로 가는 정책이 없거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뭔가 핵심이 빠진 것이지요. 일례로 원도심활성화사회적경제등 각 분야에서의 노력은 있지만 이마저도 다른 시군에서 진전된 내용을 따라가는 수준으로 진행하다보니 그 규모나 내용에서 진전과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따라가는 식, 겉모습만 맞춰가는 식으로는 나아지지 않습니다. 남들에게 없는 익산만의 독창성을 살려서 집중하고 그 연관성을 넓혀가는 방식의 사업이 있어야 합니다. 사실 익산에 자원과 역량이 없는 게 아닙니다. 기왕의 있는 것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키워야 부족한 부분을 외부에서 더 잘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익산의 미래를 내다보는 통합적인 비전과 전망도 제대로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비전은 정책에 반영되고 일관성 있게 추진되고 있는가? 글쎄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부송동 38층 주상복합아파트 한번 보세요. 땅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수십 층의 주상복합 건설허가를 내주고 익산의 랜드마크, “부동산값 오르면 좋은 거 아니냐하는데 정말 그런가요? 미래는 고사하고 숲도 제대로 못보고 눈앞의 이익에 급급한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그 이익조차도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지역특성과 문화, 교통과 환경은 뒷전이고 개발이익만 생각하는 정책으로는 서민의 삶만 고달프게 할 것입니다. ‘인구는 줄고 있는데 그나마 복잡한 도심에 고층건물 올리는 게 과연 타당한 정책인가말입니다.

차라리 경주 불국사처럼 미륵사지를 복원하자거나, 황등호를 복원하자는 주장이 더 와 닿는 요즘입니다. 지역 역량이 공감하고 똘똘 뭉친다면 못할 일도 아니고, 그 힘으로 중앙정부를 움직이고 10년에 걸쳐 한다면 못할 것도 없어 보이니까요. 군산 근대문화역사거리도 그렇고 전주 한옥마을도 그렇고 다 10년 이상 내다보고 하나씩 진척시키고 키워온 것을 보면 익산도 1020년 내다보고 나아가야 합니다.

 

하나 더 정치에 대한 인식문제를 생각해봅니다. 요즘은 정치에 대한 혐오와 거부감이 예전만 하지 않고 많은 부분 생활 속으로 들어온 느낌입니다. 무엇보다 촛불혁명을 통해 시민 스스로가 부정한 권력에 개입하고 잘못을 바로잡는 경험을 하였다는 것이 크지요. 승리와 성취감도 있고 앞으로 나아갈 사회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졌지요. 수시로 올라오는 수십만 지지자의 국민청원을 보십시오. 이번 선거를 통해 익산에서도 그 짜릿한 변화를 만들어가야 할 텐데, 결국 선거에서 제대로 된 인물을 세워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다 알다시피 지역에도 폐단이 많지요. 삶의 터전인 익산을 새롭게 만들려면 잘못된 관행과 부정. 불의를 극복해야 합니다. 그동안 시민들의 질타를 많이 받았던 정치인들이 솔선수범 앞장서서 지역사회 병폐를 극복하는데 노력해야 합니다.

여러 번의 지방선거를 치루고, 지방자치 수십 년을 경험했지만 우리의 현실은 답답하다고들 느낍니다. 지역의 정치와 행정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이번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남다른 각오가 있었으면 한다. 이들을 통해 정치와 행정의 마인드가 바뀌고 시스템이 달라지기를 소망해 봅니다.

 

사람이 바뀌든 마인드가 바뀌든 익산을 바꾸고 싶다면 당선된 이들이 주어진 권한을 나눴으면 합니다. 그 힘으로 시민의 총의를 모으고 지역사회 각각의 역량을 모아 역할에 맞게 분배하고 연결하는 데 자원과 역량을 쏟을 수 있기를 바라며, 그러한 시스템과 구조가 확보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번에 나온 후보들이 익산의 미래를 여는 동량이 되어주기를...

 

촛불혁명을 경험한 익산시민들의 선택은 어디를 향할 것인지 6.13 선거가 기다려지는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