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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이야기 마당

민주당의 정치독점구조가 지방자치를 병들게 한다.


민주당의 정치독점구조가 지방자치를 병들게 한다.

 
  요즘 익산은 현직 도의원의 농협 조합장 출마로 인해 시민여론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그런데 정작 이 일을 만든 장본인인 도의원과 그를 공천한 민주당은 참으로 한가롭다. 그들의 상식에서 이런 일은 대수롭지 않은 일인가보다. 짐짓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조금 지나면 잊혀 질 일이라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런 그들에게 시민과의 약속과 요구, 보궐선거에 들어가는 시민의 세금 5억원이 무슨 대수이겠는가.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이들의 고약한 심보가 오늘의 지방자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시민들의 농협 조합장 출마포기 요구에는 출마를 강행하고, 도의원을 사퇴하라는 요구는 어물정 넘어가려는 모양새다. 조합장 당선되면 그때 도의원 사퇴하면 되고, 떨어지면 계속 도의원 하면 된다는 행복한 양쪽 패를 놓치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도의원이 이런 행보를 보인다면, 공천을 한 민주당으로서는 신속한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 그런데 민주당은 지역구 국회의원이 출마를 만류했으나, 개인적으로 결정해 출마한 개인적인 일이란다. 출마 도의원과 정치적 인연을 정리할거라며, 제명이 아닌 탈당을 권하고 있다고 한다. 아주 환상적인 이심전심의 문제 처리법이다.

  도대체 무엇이 이들에게 이런 무한한 자신감을 충만하게 한 걸까.  
  그것은 지역정치의 패권을 20년간 유지하고 있는 민주당의 정치독점구조 때문이다. 익산시는 지방자치 20년 동안 자치단체장은 민주당이 기초의원은 소수를 빼고는 민주당 후보들이 당선이 되어 지방권력을 독점해 왔다. 온전히 민주당의 무풍지대였다.
  또한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지역적 특수성으로 인해 다른 무엇보다도 공천권을 받아들기 위한 사투가 치열한 곳이다. 자연스럽게 지방의 청지권력이 국회의원에게 집중되었다. 이런 현상은 기초의원 정당공천제가 실시되면서 더욱 고착화 되었다. 이러다보니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시민들보다는 국회의원과 정당의 눈치를 보게 되는 기형적인 정치구조가 만연하게 되었다.


  결국 이러한 민주당의 정치독점 현상은 지방정치의 파행을 불러왔다.

  민주주의를 꽃 피우겠다고 실시한 지방자치는 오히려 중앙정치 예속을 가속화 시키고, 무책임한 정치문화 양산과 시민들의 지방정치 무관심을 확산시키는 촉매제가 된 것이다. 가장 깨끗해야 할 지방정치가 모든 정치판의 모순이 집약적으로 증폭되어 나타나는 곳이 되어 버렸다.
  주민을 위해 복무해야 할 지역정치는 주민의 이해와 요구보다 국회의원과 중앙당의 결정에 우선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또한 어렵게 지방정치에 진출한 소수정당과 무소속의 문제제기와 대안들이 민주당의 패거리 정치로 인해 좌절을 겪는 일은 쉽게 보는 현상이 되었다. 이는 모두 민주당의 지역정치 독점구조가 만들어 낸 것이다.

  

  민주당의 정치독점구조가 지방자치를 병들게 하고 있다.

  민주당의 정치독점구조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오늘과 같은 일은 반복을 거듭할 것이고, 이러한 폐해들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전가된다. 민주당의 정치독점구조가 사라지기 위해서는 기초의원 정당공천제가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 정당공천제가 폐지되지 않는 한 지방자치는 없고 중앙정치의 종속만이 있을 뿐이다. 
  정치독점 구조가 사라지고 견제와 균형의 조화가 어우러지는 지방자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현명한 권리 행사가 뒤따라야 한다. 이제까지는 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가 시민들의 삶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고도, 정치적 흐름이나 견제의 의미를 붙여, 사람보다는 당을 중심으로 투표를 해왔다. 그로인해 민주당의 정치독점은 더욱 고착화 될 수 있었다.


  20년을 넘어서고 있는 지방자치.


  시민들의 삶에 복무하는 지방자치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정치독점구조가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글 황인철 시민사업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