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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당산을 꿈꾸며...


귀향 당산을 꿈꾸며...


열여덟 해를 달려오면서 수많은 굿판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두드리고 뛰고 신명나게 놀았습니다.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굿판 속에서 만나고 헤어진 이들도 많았습니다.
반복되는 삶처럼 맺힌 것들 풀어보고 달래주고, 함께 하고자 늘 푸진 굿판을 꿈꾸며 그 꿈을 놓지 않고 살고자 가슴속 깊이 구겨 넣고 되씹으며, 미마지가 오늘의 굿판까지 묵묵히 걸어왔습니다. 당산나무가 되고자 했습니다.
익산이라는 비빌 언덕이 있었고, 익산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이제 고향인 익산과 이웃들에게 헌정(獻呈)하려 합니다.

작은 것에 소홀해지고 크고 높고 거대함에만 치중하는 세상입니다. 양 손 바닥만한 꽹과리의 성음에 일본의 대고(大鼓) 소리가 오금을 절듯이 우리 음악의 기운참을 되찾아야 할 때입니다. 그래야만 백범 김 구 선생님의 말씀처럼 “문화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선인의 애틋한 애국애족의 가르침에 보답하는 길이 아닐까하는 생각합니다.
미마지가 걷기 시작한지 열여덟 해, 늘 굿판은 그 자리에서 잽이 들을 기다리며 변함없이 우릴 품어주려 하는데 세상이 변하니 덩달아 굿치는 쟁이의 마음도 변하고 사람도 변하고 음악도 변하고 하지만, 미마지라도 초심(初心) 그대로 가고자 합니다. 사람이 변하고 판이 변하고 어머니의 마음은 한결같은데 그 어머니의 숨결 같은 사람 속내를 어루 만져줄 감동의 전통판을 되찾기 위해 정진 할 때입니다.
풍물만 평생 공부해도 옛 어른들처럼 잘 할 수 있을지요? 무엇을 잘 할건지?
만약 잘 하게 되면 잘 풀면서 살지요. 잘 빌면서 살아야지요. 믿어야지요. 모두가 행복 하라고 그래야 잘 하는 것 아닐지?
미마지는 떠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기다리며 떠났던 이들이 돌아올 때 어머니의 품처럼 품어줄 수 있는 당산이 되고자 합니다. 고향을 버리고 떠났던 이들이 돌아올 때 고향은 외면대신 포근함으로 받아 주니까요. 떠나는 사람들과 변한 굿판은 어쩔 수 없지만, 남아있는 사람은 그 몫을 다하면서 참 굿판을 지키려는 사람들과 함께 묵묵히 그 자리에서 미마지의 풍물 정신과 함께 익산땅의 당산이 되고자 합니다. 미마지를 아끼시고 우리 문화를 사랑해 주심에 사물놀이하는 사람으로 감사드립니다.

뜻 먹고 맘 잡수신대로, 소원성취 발원이요..歸鄕..
2011년 9월 당산을 꿈꾸는 四物놀이 미마지 드림


글 이육일 회원(굿패 미마지 대표)


* 이글은 참여와자치 소식지 55호에 실린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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