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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이야기 마당

권리가 또다른 권리를 만나

권리가 또다른 권리를 만나.

 

 

아무리 비정한 정치고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지만 해도 너무하지 않은가.
잘못된 정치문화와 난잡한 선거풍토의 전시장을 방불케하는 난타전이 치뤄지고 있는 익산을 선거구를 보노라면, 과연 저러고도 온전하니 정치를 할 수 있을 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변변히 대항할 만한 정치세력없이 수 십년을 독주하며 전가의 보도를 휘둘러온  민주당에겐 경종을, 그 그늘아래서 떡고물 하나라도 차지하기 위해 줄서기하며 잘못된 정치문화를 양산했던 사람들에게는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책임을 물어야 하는 선거였다. 하지만 시작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참신하게 보였던 국민경선제는 조직동원 시비를 부르더니 지금은 금품수수와 회유, 조직동원, 관권선거에 대한 폭로와 고소, 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연이은 양심선언과 선관위 조사, 경찰과 검찰 수사 등을 보라. 저들은 진정 시민들이 무섭지도 않단 말인가. 선의의 경쟁은 사라지고 거짓과 협잡이 난무하는 속에서 시민의 불신과 원성이 쌓여 가고 있다.

 

 

다른 한편에선 종교간 대립을 부추기더니 이제는 서로가 기독교계를 대표하는니 하면서 종교인과 후보간 설왕설래가 고소고발로 치닫는다. 도대체 어디까지 가려고 이러는가. 부끄럽기 짝이 없다. 지역의 발전과 시민의 삶을 챙겨야 할 선거가 오히려 지역의 공동체를 부수고 있다. 이렇게까지 해서 당선된 들 무슨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서로 잘 했네, 잘 못했네 하는 막무가내 싸움질(?)에 죽어나는 건 시민들이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후보보고 투표하나 싶었던 기대가 얼마나 신선했던가. 하지만 기대는 실망이 되고, 차마 입에 담기조차 창피할 정도가 되었다.  그래도 어쩌랴.

 

투표는 주인된 권리의 유일한 행사인데, 이를 포기할 수는 없잖은가.
어떻게든 의사표시는 해야 한다. 항간에는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이 곧 의사표시라고들 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권리의 포기는 곧 결과에 대한 책임까지를 포괄한다. 한마디로 포기란 곧 나쁜 결과를 선택하는 것과 같다는 점이다.

 

 

이제 내일이면 투표날이다.
시민들에겐 어려운 결정을 앞에 두고 있다.
지금의 현실이 성에 차지 않고 못마땅하더라도 돌아갈 순 없다. 그 다음을 위해서라도 꼭 권리행사는 해야 한다. 흩어져 힘없이 버려졌던 시민의 권리가 또 다른 권리를 만나면서 세상은 달라질 것이다.
투표가 세상을 바꾸는 날은 오리라.
 
 
글 이영훈 (익산참여연대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