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농사
무섭게 대지를 달구었던 여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삼복더위도 지나고 입추에 처서도 가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도 불고 있고, 한낮에도 그렇게 뜨거웠던 태양도 한풀 기세가 꺾인 것 같습니다.
어느새 가을의 문턱에 성큼 다가섰습니다. 날씨도 선선해 일하기도 좋습니다. 지금은 고추 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고추는 1 ~ 2월에 씨를 넣고 모종을 길러서 간식하고, 4월 초순에 하우스에 심고, 7월 초부터 빨갛게 익은 고추를 따기 시작해 이번이 네 번째 따는 것입니다.
전에는 다른 농사일과 겹쳐서 심어놓고 신경을 많이 못써서 얼마 못 땄는데, 올해는 좀 더 관리하고 노력해서 그럭저럭 많이 수확했습니다. 우선 전에는 한 동에 5줄로 조금 많이 심었는데 올해는 4줄로 줄이고 포기 간격도 넓혀서 통풍도 좋게 하고, 작업하는것도, 약주는것도 편하게 했습니다. 심고 나서 초기 관리에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항상 늦어서 가지도 많이 부러뜨리고 했는데 이번에는 지주 대 작업이랑, 망 씌우는 작업도 어릴 때 작업해서 손상된 부분이 적었습니다. 칼슘제랑 영양제도 일주마다 했고 살충제도 미리미리 예방위주로 했습니다. 그래서 다행이 작년보다 많이 땄습니다. 좀 더 관리하고 노력하니까 그에 대한 보답이 있어 다행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있습니다. 망을 3단까지 씌웠는데 간격이 넓어서 밑으로 쳐지는 부분이 있는 문제이고, 또 하나는 응애를 신경 못썼다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응애는 너무 작아 눈에 보이지 않아 방심했는데 (그래서 고추 끊을 갉아놔서 상품성을 떨어뜨림) 내년에는 두 가지 문제를 좀 더 신경 써야 될 것 같습니다.
고추농사는 잘 말려 놓으면 보관이 오래가는 것과 주위 친척 분들이나 그 이웃 분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것이 좋은 점입니다. 건 고추나, 고춧가루 형태로 직접 배달이나 택배로 판매를 합니다. 오랜 직거래 관계로 일정 정도 판로가 있어 판매 걱정은 없습니다.
이런 좋은 점도 있고, 단점은 이렇습니다. 1년 농사입니다. 고추 농사 끝나고 다른 작물을 심기가 어렵습니다. 수박은 마무리를 하고나면 다시 수박, 콩, 참깨, 쌀 등 다른 작물이 가능한데 고추는 시기적으로 다른 작물 심기가 어렵습니다. 또 하나는 제가 농사 기술이 부족해서 생각보다 수확량이 많지 않은 게 단점인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 따면 거의 다 따는 것 같구요. 그 다음부터는 양이 적습니다. 늦게까지 따지도 못 하구요. 위의 두 가지 문제는 제가 극복해야 될 숙제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올해 뜨거웠던 여름, 고추 따고 선별하고 세척해서 건조기에 넣고 하는 매운 고추와 함께하는 여름을 보냈습니다.
글 이석근 (익산참여연대 운영위원)
- 이글은 익산참여연대 소식지 참여와 자치 72호 농촌이야기(13)에 실린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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