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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이야기 마당

지금 우리의 삶이, 바로 미래의 역사다

- 법정문화도시 지정을 위한 문화마을 활동 사진 -


지금 우리의 삶이, 바로 미래의 역사다
- 多이로운 역사문화도시 익산을 꿈꾸다 - 


글 전승훈 (원광대학교 HK+ 지역인문학센터 실장)


2014년 제정된 「지역문화진흥법」에 의거하여, 많은 지자체들이 법정문화도시 지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본 법안은 중앙과 지역의 문화 격차와 차별을 해소하고, 특색이 있는 고유문화의 발전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그중 ‘문화도시’는 지역이 가진 고유한 문화자원을 통해 시민들의 문화적 삶이 확대되고 지속 가능하게 발전하는 도시를 추구하고 있다. 익산시 또한 2020년에 예비 문화도시로 지정됨에 따라 2021년 12월에 선정되는 법정문화도시로 최종 지정을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익산시가 추구하는 문화도시의 유형은 ‘역사전통형’이다. 익산시는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전북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굵직한 역사의 중심에 서 있다. 마한 54개 소국 중 하나인 건마국이 위치한 지역이었음은 물론, 고대 백제의 역사문화자원을 기반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백제역사유적지구로 등재된 지역이기도 하다. 또한 금마와 여산지역은 조선시대까지도 호남대로의 길목으로서 중심지였으며, 현재의 익산 시가지는 일제강점기 당시 급격한 도시화를 이룬 지역으로, 수탈과 아픔의 역사를 증명하는 근대문화유산의 보고(寶庫)이다.


하지만 익산의 역사문화도시를 주목할 만한 까닭은 비단 과거의 흔적 때문만은 아니다. 한 예로 문화도시 익산이 추구하는 가치 중 하나는 “모든 마을은 특별하다”는 인식이다. 즉, 역사를 인식함에 있어 특정한 시대나 인물, 굵직한 사건에 한정 짓는 것이 아니라 마을과 사람이 가진 삶의 기록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과거라는 의미의 역사란, 그 당시로 보면 일상 그 자체이다. 최근 민간기록물이 주목을 받는 것도 그와 같은 이유일 테다. 공공영역에서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상황들과 그에 따른 사람들의 인식. 그리고 삶의 방식이 곧 역사라는 인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인식이 바탕이 될 때, 역사는 과거를 재현하고 보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금을 살아가는 주민에 의해 재해석되고, 활용된다. 나아가 주민 중심의 상향식 구조(bottom up)를 통해 스스로가 문화도시의 주체가 되며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문화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는 “참여와 자치”의 원동력이 된다. 


지금 익산은 역사학자 E.H.Carr의 말처럼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주민 모두에게 多이로운 문화도시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렇게 만들어낸 주민 저마다의 삶이 곧, 가장 빛나는 익산의 ‘보석’이다. 그러므로 지금 이 순간이 미래를 위한 소중한 역사가 되어가고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이 글은 익산참여연대 소식지 참여와자치 96호 기고글에 실린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