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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이야기 마당

일등도 오천만원, 꼴등도 오천만원



일등도 오천만원, 꼴등도 오천만원



우리나라는 학생들을 일등부터 꼴찌까지 등수를 먹인다.
그런 다음 1등 ~100은 서울대, 00 ~000은 연고대 등 등수별로 대학에 진학한다.
별로 어려울 것 같지 않은 교육정책 같은데, 매년 바뀌고 힘들어하는걸 보면 중요해서인지 어려워서인지 알 길이 없다.

초·중·고 선생님들이 아이를 돌보며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소질, 성격, 재주를 알아내서 진로 결정하는데 도움을 주고 사회로 나갈 발판을 만들어 줘야 된다. 허나 일단 좋은 대학이 목적이다 보니 인성이고, 소질이고 다 필요 없게 됐다.
나는 이런 풍토와 현실이 교육정책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고, 국가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어떤 계층이 이 사회에 중심에 있는지, 삶과 행복의 기준을 어디에다 둬야 하는지, 인문과 이공과의 사회적 신분과 임금격차문제, 더불어 직업에 따라 계급이 형성되는 폐단에서 사람중심의 사회를 결합하는 문제 등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보이지 않는 관행, 제도, 정책을 통째로 바꿔야 된다. 쉽지 않지만, 국가 최고지도자의 철학과 국민의 공감대 당과 공파를 떠난 합의와 지속성 등 할 일은 태산이지만, 넘어야 할 산이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능력과 소질을 발굴해서 그 기능이 사회에 환원된다면 그 소질은 유감없이 발휘될 것이고, 그 혜택은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것이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발굴하지 않고 그 재능을 적재적소에 활용하지 못한다면 개인은 물론 국가는 큰 손해일 것이다.

익산기준으로 4년제 대학비용이 5천만원 정도가 기본이라 한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돈을 들여 대학을 졸업하고서 전공에 맞게 일을 찾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졸업 후 대부분 단순직종이나 공장으로 투입된다. 얼마나 비현실적이며 비생산적인가?  아이는 당연히 재미없고 부모는 아픔이다. 지난 7월 22일자 동아일보 기사에 작년 공공기관 신규채용 2375명 모집에 고졸출신 채용이 26명 1%뿐이라는 기사는 현 국가정책의 현주소다. 코미디 프로에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란 말은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하루라도 빨리 학벌위주, 출신대학을 인정하는 사회에서 한 분야의 경력과 능력을 중히 여기는 사회, 사람중심의 사회로 바꿔야 한다. 굳이 5천만원들이고 단순직종 일을 하는 사회, 어제처럼 자식 공부못한다고 싸우다 이혼하는 사태는 없을 것이다.

                                                    

이장우 (익산참여연대 대표)


* 이글은 2011년 10월 3일 익산신문에 실린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