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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평론가

[기고] 잃어버린 아름다움을 찾아서 잃어버린 아름다움을 찾아서 요새 흥미로운 드라마 하나가 종영했다. 주인공이 현실과 만화 두 세계를 오고가며 관통한다는 내용으로 평소 ‘맥락 없는’ 막장 이야기 전개로 지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줬다. 장르의 쾌감은 적으나, 독특한 발상에 치밀한 반전으로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계속 이어가며, 그야말로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었다. 어차피 드라마를 본다는 건 현실에서 결핍한 환상의 대리만족이긴 하다. 허나 채널을 돌리기만 해도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속에서 우리나라 드라마 작가들, 아니 방송국 담당자들의 상상력은 너무나 빈곤하기 그지없다. 주류 가치들의 틀에 박힌 변주만 있을 뿐 우려먹기도 과다하면 식상함을 넘어 반감을 갖기 마련이고, 곧이어 외면하고 만다. 모험이나 참신한 기획보다는 오직 시청률과 광고만을.. 더보기
[기고] 문화 복지, 관광 그리고 경제 [기고] 문화 복지, 관광 그리고 경제 우리가 삶의 질을 이야기할 때, 주거와 사회 복지에 집중하는 편에 비해 예술의 향유를 별로 언급하지 않는다. 멀티플렉스의 영화 관람이나 고급 공연장의 출입 등과는 별개로, 주변의 다양한 공간에서 쉽고 알차게 만나는 예술 작품과 공연이 얼마나 많은지 이상하리만큼 관심이 적다. 오래 살아도 몸이 건강해야 제대로 된 인생이듯, 일과 노동에서 벗어나 최소한 휴일만큼은 문화와 예술을 적당하게 향유해야 인간다운 일상이다. 값비싼 입장권을 구입해야 접근하는 예술은 시장 중심의 제작 유통 과정에 따른 것이지, 실제 문화 가치와는 별개다. 여기서 우리가 관심을 갖아야 할 건 지갑의 두께나 도시의 크기, 교통의 불편함 등과 상관없이 담장이 낮은 예술을 만나는 방법이다. 물론 정부나 .. 더보기
[기고] 지역 축제의 사회학 [기고] 지역 축제의 사회학 2000년 초반을 지나 우후죽순 늘어나던 열기가 수그러진 요즈음, 지역 축제는 자칫 애물단지나 계륵의 존재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지자체장의 업적 쌓기로 이용했건, 내용과 완성도가 기대에 차지 않아 외면 받았건, 주도권을 둘러싼 싸움으로 배가 산으로 갔건, 혹은 이 모두이거나 그 어딘가에 약간씩 걸쳐 있건, 십여 년 전부터 전국 곳곳에서 ‘문화의 세기’를 주도하던 지역 축제의 위용은 예전만 하지 못하다. 우리가 지역 축제의 가능성을 문화 관광 차원에서만 본다면, 현재 미로와 같은 난맥상에 골머리를 싸맬 지자체가 하나둘 아닐 것이다. 쪼들리는 살림살이에 소모성 예산을 마냥 투입할 수도 없거니와 투자 대비 효과도 미비하다면 굳이 모험을 감수할 리 만무하다. 냉정히 판단해 보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