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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이야기 마당

[칼럼] 벌금 500만원에서 배워야 할 것은?

 



[칼럼]


벌금 500만원에서 배워야 할 것은?

- 풍토를 바꿔야 익산이 산다.



익산의 정가와 여론이 뒤숭숭하다.

지난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파란을 낳았던 박경철 시장이 허위사실 유포 죄로 1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목민관후보라고 기자회견을 한 것과 방송토론서 소각장 사업자교체와 관련한 발언이 의견표명이나 해명요구 차원을 넘어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한다는 재판부의 판단이다. 박경철 시장은 인정할 수 없으며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설왕설래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예측불허다. 항소심부터 대법원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고, 이한수전시장과 전정희 의원의 송사에서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낸 국내 굴지의 로펌을 통해 항소심에 임한다는 내용도 나온다. 불리하면 결국 여당인 새누리당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입소문도 심심찮게 돌아다닌다. 보궐선거를 염두에 두고 후보들이 움직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결국 대부분이 설에 설로 떠돌아다니고, 정작 정치는 이해관계에 따라 물밑으로만 움직이고 있는 형국이다.



이건 뭔가. 보라는 하늘은 안보고 손끝만 보고 있는 꼴들 아닌가.

허위사실유포와 벌금 500만원에서 배워야 할 것은 잘못된 선거문화와 정치풍토에 대한 반성이다.  선거에서 후보로 나와 비전과 정책으로 승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상대후보에 대한 비방과 헛소문으로 이득을 취하려 했던 저급한 선거운동에 대한 반성 말이다. 자신의 장점을 키워서 이기려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단점을 부풀려서 이득을 취하려는 못된 습성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번기회에 당사자인 박경철시장뿐 아니라 전직이나 현직은 물론, 후보로 나왔거나 이후 나오고자 하는 사람 모두가 반성과 성찰의 기회로 삼았으면 하는 이유다.
지역정치를 책임지려는 사람들은 개인의 유불리를 떠나 공동의 책임의식도 필요한 법이다.



잘못에 대한 반성과 교훈은 없고, 그에 따른 반사이익만 쫓는 식으로 이해다툼이 계속되는 한 나아질 것은 없다. 벌금 500만원이 중요한 게 아니다. 당선무효가 될지에 촉각이 곤두서는 것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되풀이되는 잘못된 정치풍토는 어찌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누가 선거에 나서든 일단 되고 보자는 식의 선거문화가 지속되는 한 허위사실 유포와 재판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잘못된 풍토의 근본을 바꿔야 한다. 정치인들 대부분이 일단 되고 보자는 식이고, 문제가 터지면 위기만 벗고 보자는 그릇된 사고를 버려야 한다. 아니 정치의 시작부터 다시 살펴봐야 한다. 정치를 하는 이유가 뭔지, 그 출발점엔 무엇이 있는지 말이다.



제대로 된 정치인은 유권자가 만들어내는 몫이다.

정치인의 의식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쭉정이 솎아내듯 잘못된 정치인을 솎아내는 유권자의 안목이다. 작은 인연을 따지고 소소한 이해관계에 연연해서는 바꿀 수 없다. 제대로 된 정치인을 만들어야, 제대로 된 정치가 나오는 것이다.



불신과 거짓이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이야말로 시민의 몫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정치에 대한 불만이야 가득하지만 그런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어떻게 바꿨으면 좋겠는지, 대안을 중심으로 의견을 내고 모아가야 한다. 어떤 정치인이, 어떤 문화가, 어떤 정책이, 어떤 집단이 제대로 된 것이고 지역과 시민을 위한 것인지를 말이다.
바라만 보고 선택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여하고 의견을 내고 문제해결에 나서는 새로운 방식으로 시민의 참여가 있어야 한다. 시민이 만들어 가는 정치야말로, 정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이고 희망이다.
정치인이 시민을 바라보게 하는 정치가 우리의 미래다. 2015. 2. 2.


글 : 이영훈 (익산참여연대 (전)대표)


- 2015. 2. 5일자 교차로 칼럼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