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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이야기 마당

[이영훈의 세상읽기] 대선 끝나고... 안녕하신가요?



대선 끝나고... 안녕하신가요?

 

글 이영훈 익산참여연대 지도위원

 

가슴 졸였던 그날이 새삼 떠오릅니다. 개표방송을 새벽까지 보면서, 그래도 조금 더 힘을 내서 뒤집자고 응원했건만 계속 밀리고 밀려 패했던 순간 말입니다. 다음날은 고요했습니다. 누구도 말을 꺼내지 않았죠. 인정하기 싫은 현실을 받아들이기에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심지어 뉴스를 보지 않겠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5년간 참겠다는 사람의 심정은 어떨까요? 


다들 아시겠지만 정리하는 마음으로 적어봤습니다. 이 같은 아픔과 허망한 순간을 반복할 순 없으니까요.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에서 이번 대선의 두드러진 특징과 향후 대안에 대한 생각들을 풀어보려 합니다.


먼저 이번 대선의 특징을 보면(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을 중심으로)
1, 인물에 대한 평가보다는 정권에 대한 평가가 컸다는 겁니다. 대선 때마다 나오는 정권교체에 대한 요구 수준을 뛰어넘는 심판론이 부각되었지요. 인물에 대한 이야기는 혐오와 증오에 가까운 네거티브가 판을 쳤지요. 근거없는 가짜뉴스와 갈라치기가 횡행하는, 수준이하의 선거판이었지요. 언론이 크게 한 몫 했다는 것도 아실 겁니다. 
(기레기가 휘젓고 다니는 언론은 언제 개혁할 수 있으려나...... 답답합니다.)


2, 심판론의 핵심은 국민의힘이 얘기하는 오만불통정권에 대한 심판이 아니라 부동산실패에 따른 자산양극화와 청년세대의 좌절이 부른 심판입니다. 그렇다고 부동산으로 횡재한 부자들이 이재명을 찍었을까요? 이들은 이들대로 획득된 부를 깍아내려는 정부의 정책에 반발하며 윤석열을 찍었겠지요. 결국 부동산 폭등으로 절망하거나 득을 본 대부분의 유권자들이  문재인정부와 관련자들을 심판하고자 했다는 겁니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노무현때와 판박이처럼 부동산정책을 망쳤다는 겁니다. 그때는 그래도 지방균형발전과 혁신도시 등 방향이라도 있었다면, 문재인정부는 삼십여 차례의 정책으로 집값만 올렸지요. 정말 무능했죠. 그런데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 국토부장관이 자리를 계속 지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웠죠. 당연한 건지 아이러니한 건지 사실, 정치인과 공직자 대부분이 그 덕으로 자산가치 상승으로 재산을 불렸습니다. 


3, 심판론의 또 다른 핵심은 개혁실패입니다. 그로인해 지지자들의 이탈과 반발을 불러왔죠. 촛불혁명으로 박근혜 탄핵시키고 탄생시킨 정부입니다. 민주당이 잘해서 만든 정부가 아니란 거죠. 촛불의 정신과 과제를 개혁으로 진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허송세월했습니다. 국회에서 발목 잡히는 모습 보면서 총선에서 과반을 몰아주었지만 놀고 먹었습니다. 검찰개혁한다고 시간 다 보냈습니다. 그것마저도 사실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정국만 시끄럽게 했지요. 그 정도면 무능한 게 아니라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죠.


4, 민주당의 오만함이 화를 불렀죠. 개혁에 대한 열망을 볼모로 당리당략에 몰두한 파렴치한 일이 벌어졌죠. 총선을 앞두고 정치개혁의 일환이었던 비례의석을 위성정당이라는 꼼수를 통해 거대양당이 다시 차지하는 일이 벌어졌죠. 성추문으로 이뤄진 서울시장보궐선거에 후보를 낸 것도 파렴치한 거 아닌가요. 개혁을 말하면서 스스로 개혁을 거스르는 황당한 일을 당원투표까지 동원하면서 거침없이 저질렀죠. 
과반이 넘는 의석을 차지하고도 개혁과제 하나 제대로 못할 거면서 왜 그런 짓거리를 했을까 싶어요. 


5, 페미니즘을 이해하지 못하는 구태의연한 꼰대정당이 미래를 가질 순 없습니다.
성평등은 고사하고 차별받고 소외받는 이들에 대한 차별금지법 하나도 특정세력 무서워서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정당이 개혁정당일 수 있는지 자문해야 합니다. 
성추행과 성폭행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이를 옹호하거나 피해자를 공격하는 식의 대응으로 화를 키운 민주당입니다. 서울시장 보선에 당론까지 바꿔가며 후보를 낸 것 자체가 큰 실책입니다. 소탐대실이지요. 
‘피해호소인’이라는 해괴한 신조어까지 만들었지요. ‘이대남’과 ‘여가부해체’ 등 갈라치기에 대한 반발이 아니었더라면 이삼십 대 여성들이 이재명을 찍었을까요.


6, 인물란에 허덕이던 국민의힘에게 대안을 만들어 준 문재인정부
현 정부에서 임명된 검찰총장과 감사원장이 중도에 사퇴하고 야당의 대선후보가 되어서 현 정부를 비판하고 교체하겠다고 나서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전무후무한 일입니다. 점잖게 검찰조직과 감사조직의 정치적 중립성을 해쳤다고 지적하는 정도가 아닙니다. 적어도 정권의 코드가 개혁이라면 개혁에 걸맞은 이가 수장이 되고, 이들이 개혁의 진두에 서게 하는 게 인사의 기본 아닌가요? 
개혁정부를 표방하는 문재인정부에 반기를 든 것은 인사가 잘못되었거나 개혁정부가 아니거나......뭐 개인적 욕망이 컸거나... 까지를 포함해서 문재인정권의 잘못인거죠. 
이들이 어떻게 대선후보로까지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그렇게 짧은 시간에 말입니다. 조국과 검찰, 추미애와 윤석열이 치열해질 때 짐짓 모른 채 방관만 했던 문재인의 공이 크다고 밖에요. 뭉그적거리고 딴 짓만 일삼았던 민주당이 거들었지요.


7, 문재인의 패배, 민주당의 패배를 넘어 촛불 개혁세력의 패배요 좌절입니다.
결론적으로는 개혁의 좌절이요, 패배입니다. 민주당으로는 더 이상 안된다는 교훈도 얻었습니다. 물론 예전부터 알았지만 제대로 판을 만들지 못했지요. 언제나 선거판만 되면 최고는 없지만 최악은 면해야 한다고, 차악을 선택하는 게 선거라고 했지요. 이제 지그지긋합니다만...... 언제까지 그래야 하나요. 


글 내용 어떠신가요? 너무 지루하진 않았나요?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고 다른 의견도 있겠지요. 그래도 이렇게 생각하고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다음을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지요.


다음에는 정치개혁과제와 지방선거 등을 포함해서 대안을 중심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자들이 열심히 운동하고 있습니다. 어떤 인물이고 어떤 공약들을 내놓고 있는지 관심있게 지켜보는 것도 주권자의 몫일 겁니다.


그럼 오늘 하루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라면서 마치겠습니다.(2022.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