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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산 산행기


강천산 산행기


오늘은 순창에 있는 강천산 산행이 있는 날이다.

아침 5시 10분..
눈이 떠 진다.
5시 30분으로 맞춰놓은 휴대폰의 알람장치가 토라질 것만 같다.
그래서 잠시 더 눈을 부친다는 것이 한참을 자 버렸다.

6시 50분..
소스라치 듯 놀라며 잠을 깬다.
조금만 더 잤어도 지각은 불 보듯 훤하다.

물 몇 번 찍어바르는 초고속 고양이 세수에
시원한 스킨로션으로 뇐네(?) 향취도 감춰보고
비굴모드로 얻어 입은 바람개비표 쿨맥스티에
국민팬츠 나비표 팬츠를 시착한다.

어제 꾸려놓은 배낭에
오렌지 네 개,
얼다가 만 하이트 피쳐 하나 ,
고기능성(?) 사춘이 한 병 장전해주니
왠지 모를 뿌듯함이란!!


7시 52분..
25인승 노란색 e카운티 미니버스와 함께 반가운 얼굴들이 보였다.
예상보다 조금 적은 인원에 아쉬움이 들었지만 곧 상대적으로 넓어질 공간활용성에 살짝 미소도 지어본다.

8시 15분..
드디어 출발이다.
예상경로는 원대앞 - 산업도로 - 성덕 지나 순창으로 가는 전용도로였다.
우리의 발이 되어주는 무대뽀 오사장님은 역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신다.
전주 - 군산 간 산업도로를 탔어야는데
거길 지나 공덕 - 목천 검문소로 되돌아오는 럭비공드라이브신공을 펼치신다.

거기엔 셀 수 없이 많은 과속방지턱과
방역상 설치된 임시요철이 대전차 지뢰처럼 여기저기 깔려 있었다.

결국 하이트와 카스, 참외안주로 시작된 조식만찬은 휴지와 물티슈가 난무하는 반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어떤 회원분은 이러다 목포까지 가는 거 아니냐며 가슴을 쓸어내렸고,
또 어떤 회원은 아이들에게 버스를 오래 타게 해주니 인기가 좋을거 같다는 둥 해석 야릇한 의견도 내 비친다.
조수석에 앉은 회원님이 잘 작동하고 있는 네비의 보조 네비가 되고 나서야
겨우 하이트 한 모금으로 타는 목을 어루만질 수 있었다.
헌데 그러거나 말거나 오사장님의 반응은 초지일관 시큰둥하기 짝이 없었다.

그 이후도 럭비공드라이브신공은 올 때 까지도 계속되었고
우리는 시도 때도 없이 마냥 즐거워하며 때론 알 수 없는 불안에도 시달려야 했다.ㅋ

10시 20분..
예상보다 조금 늦었지만 강천사 주차장 도착이다.
스트레칭으로 5분여 몸을 풀고 집단 상가지구를 지나 산책길을 따라 오른다.
주황색 옷을 입은 현수교 앞에서 인증샷도 찍고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작렬하는 태양~~

전에 온 적이 있어서 경사도는 알지만 아는 길이 더 무섭다 했던가?
숨은 턱턱 막히고 땀은 비 오듯 쏟아지고 발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이럴 땐 피톤치드도 인자요산도 다 무용지물이다.
그저 물 한모금과 어서 정상이 나타나길 학수고대 할 뿐이다.

11시 35분..
가뿐숨을 몰아쉬며 팔각정에 도착한다.
시원한 바람이 살랑하며 아는 체를 한다.
주변풍광에 가리운 듯 못 본 체 하지만 가슴은 이미 풀어 헤친 지 오래다.
Cool하다~
산은 이 맛이다~

11시 50분..
배고프다는 한 회원님을 이단아(?)로 몰아세우며 광덕산을 향해 출발한다.
5분 내려간 사거리 안부를 점심식사 장소로 섭외 하고 기다린다.
일행과 함께 즐거운 점심을 시작한다.

갖가지 야채쌈, 김치볶음, 햄부침, 시금치, 도라지나물, 장아찌, 오이소박이, 샌드위치, 찰밥, 완두콩밥, 김밥, 과일쏘시지꼬치 등 진수성찬이 펼쳐진다.

소주하이트페트와 카스 피쳐, 막걸리, 더덕주까지 합세하니 호텔부페 부럽지 않다.
아까 배고프다 했던 회원님의 입꼬리가 가장 높이 올라간다~~ㅋ

13시,,
유쾌한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광덕산을 향해 고고씽~
가벼운 오르막이 이어질 듯 하더니 길은 갈수록 가팔라진다.
훅훅~~
여름날 밭을 갈고 있는 황소의 거친 숨소리가 난다.
뒤에선 아까부터 체력짱인 한 회원님이 계속 속도가 쳐져가는 나를 몰고 있다.
오나전 죽음이다.ㅜㅜ

산은 참 장난꾸러기다.
아래서 볼 때 정상은 저기였건만
거기까지 올라보면 정상은 또 저 멀리 도망 가 있다.
흠~~미우면서도 밉지 않다!!

13시 50분..
광덕산 정상이다.
정상은 정상석과 함께 시루봉, 산성, 건너편 강천산이 조망된다.
가야 할 곳을 바라보니 한숨이 절로 난다.
후미 기다림을 핑계 삼아 그늘에 자리한다.
조금 후 후미가 도착했을 땐 성미 급하신 세 회원님은 공사로 인한 저지선을 뚫고 전진한 지 오래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시루봉, 산성, 샘터 코스대신 구장군폭포로 향하는 지름길을 택한다.
앞선 세 분께는 죄송한 마음 가득이지만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 ㅋㅋ
능선에서 쉬었다 가기를 청한다.


3시 30분..
선두팀 일행을 만나 구장군폭포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날린다.
구장군폭포..
진입로에 있는 병풍폭포와 마찬가지로 인공폭포이며 폭포의 길이가 엄청 길다.
수량만 조금 더 많으면 아주 장관일 듯 싶다.

조금 내려와서 탁족을 한다.
물이 차가워 조금만 있어도 발이 얼얼하다.
할 수만 있다면 산행 후에는 꼭 발을 차가운 물에 담가 발의 피로를 풀어 주는 게 좋다.

어떤 회원은 송어를 잡겠다며 연신 입맛을 다시며 돌을 던져댄다.
의욕만 이만기일 뿐 피라미 한 마리 못 잡았다~ㅋ

막걸리 한 사발 마시고 다시 도보 하산길..
산이 깊다.
사람이 많다.
피곤하다.
그래도 기분은 좋다.

17시10분..
산행을 마치고 버스에 탑승, 익산을 향해 출발한다.
기다렸다는 듯이 소나기가 쏟아진다.
1시간여를 졸다가 깨어보니 완주 구이다.

18시 35분..
무사히 근로복지공단 주차장에 도착한다.
체력소모 많으셨던 몇 회원님의 원기복원차 가까운 겹살이네 집으로 뒤풀이를 간다.
갈비탕, 소면, 육개장, 삼겹살등 기호대로 주문, 맛난 저녁을 하고
다음 산행을 기약하며 내 차의 시동키를 힘차게 돌린다.


글 서희성 (익산참여연대 회원)

* 참여와자치 53호-5월 소식지 회원들의 이야기마당 실린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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