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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이야기 마당

(기고) 꿈을 키워가는 삶의 터전 야학

꿈을 키워가는 삶의 터전 야학

 

 

 2000년 군대를 제대하고 원광대학교 영문과에 있는 “더불어 함께 나눔”(더함나)라는 봉사동아리를 알고부터 봉사라는 것을 시작하였습니다. 우연히 TV에서 접했던 봉사라는 말을 듣고 나중에 학교에 복학을 하게 되면 하겠다고 다짐했던 것을 선배를 통해 참여하게 되면서부터 시작된 봉사활동이었습니다. 막상 기관을 방문해서 하는 것들은 청소, 배식, 행사 지원 등 그리 어렵지 않은 일들 이었습니다. 기관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불편하고 어렵게 사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경험은 저에게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자주는 아니지만 봉사활동은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삼동야학(익산 원광종합사회복지관 산하)를 우연히 알게 되었고 2~3번의 망설임 끝에 야학을 방문하여 상담을 하고 난 뒤 야학교사가 되었습니다. 그것이 2008년 1월 겨울이었습니다. 야학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교육 현장의 경험을 쌓기 위해서였습니다. 봉사라는 말은 생각지도 못 했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해서 2달 뒤에야 알게 된 일이지만 야학에서 수업하는 것이 봉사로 인정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수업하는 것이 봉사라구요? 2008년에 시작한 야학교사를 현재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야학교사 활동은 지역아동센터 학습지도, 방과후학습 멘토링, 이주여성한국어, 어린이경제교육, 지역 행사 자원봉사 등의 활동으로 저를 이끌었습니다. 그런 활동들을 통해서 돈으로도 사지 못할, 그 어느 곳에서도 배우지 못할 것들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익산솜리야간학교(솜리야학)을 8명의 야학교사와 30여명의 학생들이 열정과 사랑으로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8명의 선생님이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4~5시간씩(오후 6시~10시)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야학에 오게 된 선생님과 오래전에 배우지 못한 배움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야학을 찾아 온 학생들에게 야학은 각자의 꿈과 가치를 이루기 위해서 찾는 삶의 터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야학을 운영하는 것 외에 여성자활센터에서 운영하는 반찬배달하기(매달 2회), 사랑의 빵굼터에 만든 제빵 배달(매달 2회), 신나는 빵굼터 프로그램 진행, 사랑의 연탄배달, 지역행사 지원, 기관 및 시민단체 기부금 등의 활동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다보니 저에게도 작은 꿈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익산학습종합센터”를 만드는 것입니다. 익산에는 45,000여명의 중졸미만자와 이주여성 1,200여명, 새터민 70여 가구 그리고 많은 수의 10대 학교부적응학생이 있습니다. 이분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주는 학습센터를 만들어 꿈과 희망을 나누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그런 꿈의 시작이 솜리야학입니다. 그래서 저에게 있어서 야학은 삶의 터전이자 꿈을 키워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자원봉사”가 저에게 힘을 주었습니다. 이런 활동들을 하다보면 사실 힘들고 어려움이 많지만 나의 조그만 나눔으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것을 보며 느끼는 기쁨은 그 어떤 것으로도 바꿀 수 없을 것입니다. 내가 생활하고 있는 삶의 영역에서부터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우리 주위를 살펴보면 나눌 수 있는 곳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위해 나 자신을 버릴 수 있는 사람과 나보다 더 어렵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나눔”이라는 것을 진정으로 이해해 가고 있습니다. 나눔은 욕심을 버리는 순간에 할 수 있다는 것을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물질적으로는 풍부하지 못 할지 모르지만, 저는 감히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부자라는 말을 하는 사람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 부자는 다름 아닌 마음의 부자라는 것입니다. 또 사람부자인 것입니다. 나의 조그만 나눔으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것을 보고 느끼는 기쁨은 그 어떤 것으로도 바꿀 수 없을 것입니다.

 

나의 가치를 높이고 더 행복해지는 삶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면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심은 다른 것이 아닌 “사람을 위함”입니다.

 

 아주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것이 나눔이라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많이 퍼져갔으면 합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작은 실천의 순간 순간이 잊지 못할 나눔의 순간이 될 것입니다. 그로 인해 자기 자신의 잃어버린 양심을 찾아 진정한 행복을 찾고, 그 행복을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봉사는 다른 사람들을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우리들이 그 봉사를 통해서 나의 행복과 가치를 찾아가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누가 보든 안보든 내가 할 수 있는 자원봉사의 향기로 세상을 가득 채우고 싶습니다.

 

글 김해선 (익산솜리야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