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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이야기 마당

후보단일화 좋기만 하구만, 왜 나쁘다는 거지요?

<칼럼> 후보단일화 좋기만 하구만, 왜 나쁘다는 거지요?

 

 

익산시장 후보단일화와 관련해 정치인들은 물론 지역 언론까지 나서서 갑론을박이 심각합니다. 선거 때니 그럴 수도 있겠다지만, 문제는 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서 주장만 일방적인 경우가 많고, 잘못된 논리와 오해를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일부 언론이 더 열을 올리고 있다는 건데, 선정적인 제목이나 격한 표현을 써가며 마녀사냥식의 비난을 퍼붓고 있는 상황을 보면 언론이 저래도 되는가 싶을 정도입니다.

 

 

선거는 적합한 누군가를 뽑는 것인데, 많은 후보들이 인물론과 정책은 물론 다양한 쟁점과 이슈를 만들어 상대와 경쟁합니다. 강력한 후보와 군소후보가 난립하는 조건에서는 후보 간 이합집산과 연대도 중요한 선거전략으로 사용되어 왔지요.
후보단일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역대 선거에서 후보단일화의 백미는 DJP연합이고, 이로 인해 김대중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국민의 정부가 탄생되었죠. 직후 선거에선 노무현후보가 정몽준후보와 단일화를 통한 전략을 다시금 구사하며 승기를 잡았던 정치사를 기억하실 겁니다.

 

 

후보단일화가 왜 문제라는 겁니까?
때론 살아온 이력이 다르고 가치와 비전이 다른 정당후보간에도 단일화를 이루어 승리를 거머쥡니다. 말 그대로 승리를 위한 단일화라고 볼 수 있죠. 하물며 새정치라는 비전을 공유하는 후보 간의 단일화는 더더욱 필요하고 자연스러운 일 아닌가요.

 

 

정당안의 경선도 사실상 후보단일화 과정입니다. 같은 당의 후보 안에서조차 유력후보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약소 후보들 간에 단일화를 이루어 경쟁하고 결국 최종 승자가 정당의 단일후보가 되어 본선에 나오는 것이죠. 이 과정이 문제가 될 수 있나요?
마찬가지로 무소속 후보라도 단일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정당이든 무소속이든 후보단일화는 후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방법입니다.

 

 

같은 당내 식구끼리 무슨 단일화냐, 분파주의 아니냐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나 새정치연합과 관련하여 선거를 준비했던 분들은 모두 무소속으로 나와야 합니다. 즉 당적을 포기하고 나와야 하는 것이죠. 당적이 없는데 무슨 같은 당이고 분파주의라는 것이죠?
사실 전북은 아직 당이 나온 것도 아니고 이들 후보들은 피차 당적도 없이 무소속으로 나올 판인데 마치 같은 당 소속이니 싸우지 말라고 하는 것은 선거를 하지 말라는 말과 다를 바 없는 주장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특정후보를 두둔하거나 비호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후보단일화가 기초공천폐지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심각한 왜곡입니다.
풀뿌리민주주의를 훼손한다는 주장은 상호보완적인 가치를 대립적인 것으로 보는데서 오는 잘못입니다.
기초공천제폐지의 배경과 의미가 무엇입니까.
시민은 안중에도 없고 유력정치인이나 공천권자에게 줄서는 정당공천제도의 폐단을 극복하자는 것이지요. 또한 공천권이 정당이나 유력정치인에게 있다 보니 중앙정치의 요구가 지역정치의 발전을 가로막는 파행적 구조를 막아보자는 취지입니다.

 

 

지금처럼 무소속후보로 나서는 시장후보들은 더 이상 정당이나 공천권자를 의식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죠. 오로지 유권자인 시민만을 보고 가라는 겁니다.
알려진 바와 같이 후보난립은 비전이나 정책보다는 연고주의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고, 유권자의 선택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풀뿌리민주주의’란 게 결국 시민과 지역을 중시하는 것인데 후보단일화야 말로 유권자의 선택을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기에 현직에 대한 평가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후보단일화 제대로 되는지 기대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 : 이영훈 (익산참여연대 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