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참여연대 이야기 마당

세월호가 우리에게 남긴 것

 

 

 

 

<칼럼> 세월호가 우리에게 남긴 것

 

 

 

 다이나믹 코리아라는 말에 부합이라도 하듯 자고 일어나면 사건 사고가 언론을 장식한다. 필자가 성인이 되고 나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사고만도 위도여객선 침몰,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사고, 씨랜드 참사, 리조트 지붕 붕괴, 세월호 사고까지 육해공을 망라한 다양한 사고를 접했다. 사고시 정부나 언론은 구조안전 시스템의 작동부터 허술한 안전점검과 무감각한 안전 불감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뒤돌아보면 언제나 제자리에서 한발작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 역시 총체적으로 나열하기가 힘들 정도로 많다.
 세월호가 침몰하는 광경을 직접 눈으로 목도한 국민들은 손도 써보지 못하고 300여명이 넘는 소중한 목숨이 차가운 바다에 잠기는 모습에 커다란 충격과 슬픔에 잠겼다. 세월호 참사 현장에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국가는 없었다. 온갖 거짓과 의문만이 난무했을 뿐이다.
 아직 피지도 못한 꽃다운 학생들을 외면하고 선원들은 가장먼저 탈출을 했다. 선실에 가만히 있어야 안전하다는 방송만을 내보낸 채, 퇴선 명령도 내리지 않고 탈출하는 모습에서 무조건적인 복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뼈저린 아픔으로 되새기기도 했다.

 

 
 규제완화-투자촉진-경제활력-일자리창출-국민혜택이라는 논리를 가지고 규제는 암 덩어리처럼 취급하는 정책을 펼친 결과가 오래된 배를 수입하고 연안여객선을 무리하게 증축하게 하여 배를 침몰시키는 계기를 만든 것은 아닌가 싶다.
 선사인 청해진 해운은 선장부터 계약직에 다른 선사에 비해 70%정도의 월급을 지급하고 1등 항해사와 조기수는 사고전날 입사한 직원이라고 한다. 또한 화물 적재량을 초과하는 화물을 실고 물살이 빠른 맹골수도를 지나면서도 결속을 허술하게 했다고 하니, 사람의 안전보다는 비용절감을 통하여 이윤을 극대화 하고자 하는 우리사회의 거울을 보는 것 같다. 성장과 효율만을 앞세워 안전비용과 노무비조차도 이윤을 창출하는데 저해가 되면 안전은 무시하고 노무비가 적은 계약직이나 알바로 대치하는 모습은 우리사회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참사의 원인에 대해 철저하게 진상이 규명되어야한다. 국가안보에 구멍을 보인 정부는 진상규명과 처벌의 대상이지 진상규명의 주체가 될 수 없다. 민관 전문가로 구성한 진상조사단을 꾸리고 진상규명에 필요한 국민의 눈높이와 유가족의 요구를 충족할 특검을 통해 책임자 처벌과 특별법 제정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제 아픔을 가슴에 새기며 일어나 세월호가 남긴 것을 기초 단위에서부터 해결할 단초를 마련해야한다. '세월호 이후'의 세상에 대해서 이야기하자. 사람보다는 돈이 우선되는 세상, 안전보다는 이윤이 중요한 나라, 생명보다 권력이 중요한 나라, 이런 '세월호 이전'의 '고장 난 나라'를 그냥 둘 수는 없다. 사람이 돈보다 우선되는 세상, 안전이 기업의 이윤보다 중요한 나라, 권력보다 생명을 우선하는 나라, '세월호 이후'의 새로운 나라, 그런 세상을 꿈꾸자. 함께 꾸는 꿈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하고 연대해야 한다.

 

 

 이러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선거에서 제대로 된 일꾼을 선택하는 것이다. 6.4지방선거는 첫걸음을 내딛는 시작이다. 투표를 포기하지 말고 주의 깊게 살펴보고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 후보자가 살아온 이력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후보자 자신만을 위해 돈만을 쫒아오지는 않았는지, 혹시 다른 사람에게 아픔을 준 사람은 아닌지, 공공의 영역에서 시민을 위해 살아온 후보자인지 관심을 갖고 살펴야 한다.

 

 

 둘째 정책과 공약을 유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공약이나 정책이 사적이익이나 특정 계층의 이익을 대변하는지, 대다수 시민의 이익에 부합된 정책인지, 겉만 번지르하고 실현가능성은 없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셋째 리더십이다. 리더는 시대의 과제를 찾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사람이다.
 세월호 선장과 같이 승객과 배를 버리고 살기위해 속옷 바람으로 위기상황에서 가장 먼저 탈출하는 리더십이 아니라, 최소한 배의 상태를 인식하고 승객을 구조하기 위해 노력하다 배와 함께한 타이타닉호의 선장과 같은 리더가 요구된다.

 

 

 넷째 전문성을 겸비해야 한다.
 선무당이 사람을 잡는다는 말이 있다. 세월호 사고를 보면서 총리, 장관이라는 직위가 있다고 재난업무에 밝은 것이 아님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후보는 후보가 수행할 업무에 대한 자질과 능력이 있어야 한다.

 꼼꼼히 살펴보고 제대로 된 일꾼을  뽑았을 때,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에 한 발짝 다가 설 수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기록하고 기억하자. 애써 기록하고 기억하지 않으면 쉽게 잊혀 진다. 내년 아니 다음 달에는 벌써 잊을지도 모른다. 이 참담한 기억들이 빗속에서 흘리는 눈물처럼 사라지지 않도록 부끄러운 기억을 곱씹어 가자.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민족에게는 희망이 없다는 말을 새기며.....


 

글  장시근 (익산참여연대 대표)

 

* 참여와자치 67호에 실린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