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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점마을 사태 아직 끝나지 않았다. 손문선 장점마을 민관협의회 위원

장점마을 사태 아직 끝나지 않았다.

 

손문선(좋은정치시민넷 대표, 장점마을 민관협의회 위원)

 

20191114일 환경부는 장점마을 역학조사 최종발표회에서 유기질 비료공장인 ()금강농산과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발표하였다. 환경부 발표를 정리해 보면 ()금강농산이 퇴비 원료로 사용해야 할 연초박을 불법으로 가열, 건조공정을 거쳐 유기질비료 원료로 사용하였으며, 건조과정 중 휘발되는 TSNAs(담배특이니트로사민) 등 발암물질들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대기 중으로 배출되어 장점마을 주민들이 집단으로 암에 걸리는데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장점마을 주민들은 환경피해를 해결하기 위해 17년 동안 싸웠다. 마을을 덮은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싸우는 동안 많은 주민들이 각종 암과 질병으로 고통 받았으며, 이 중 17명이 암으로 사망하였다.

 

인과관계가 인정되면 환경오염피해 배상책임 및 구제에 관한 법률’(일명 피해구제법)에 의거 배상 및 구제를 받을 수 있다. 환경 유해 물질을 배출한 ()금강농산이 주민들에게 신체적 및 재산적 피해 배상을 해야 한다. 하지만 업체가 부도나 파산된 상태로 배상 책임을 다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정부가 대신 피해 구제 급여를 제공하게 되는데 주민들은 피해 구제를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피해 구제로 받을 수 있는 급여의 종류는 의료비, 장의비, 유족보상비, 재산피해보상비 등이 있다. 주민들은 돈 때문에 오랜 세월 힘들게 싸운 것도 아니고, 한 동네에서 누구는 받고, 누구는 못 받고 하면 갈등만 생긴다고 환경부에 피해 구제 급여를 신청하지 않았다.

 

주민들은 피해 구제 급여 신청 대신에 전라북도와 익산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하고 있다. 인허가 기관인 전라북도와 익산시가 비료공장의 불법행위에 대해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아 주민들이 건강상 피해를 봤으므로 배상하라는 것이다.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악취로 인해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공장 아래에 있는 소류지에서 물고기가 떼죽음 당해서, 주민들이 시위도 하고 민원도 넣었지만, 전라북도와 익산시에서 돌아온 답변은 별문제 없다.”였다고 한다.

 

장점마을 사건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기 전까지 익산시가 비료 공장에 했던 관리·감독한 실적을 보면 악취밖에 없다. 익산시가 주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어 한 번이라도 대기오염도 측정, 폐수 검사, 공장 설비 검사 등을 실시했다면 공장은 일찍 가동을 멈췄을 것이다. 역학조사 보고서에도 수록되어 있지만, 익산시는 ()금강농산이 연초박을 유기질비료로 사용했다고 폐기물처리실적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인과관계가 인정된 이후 국무총리가 사과하였고, 이어서 익산시장과 전라북도지사가 방문 사과를 하였다. 전라북도지사와 익산시장은 마을을 방문하는 자리에서 장점마을 환경 회복을 위해 후속대책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장점마을은 현재 환경부 지원으로 환경오염 사후관리 모니터링 용역을 하고 있다. ()금강농산 및 장점마을의 토양, 지하수, 소류지, 농산물 등의 오염실태를 정밀히 조사하여 오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하는 용역이다. 용역 결과가 나오면 역학조사 이후 발암물질 등 환경오염물질이 어느 정도 줄어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장점마을에서는 후속대책으로 도비와 시비를 지원하여 12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마을 지붕, 집안 내 침적먼지 제거 사업, 공장 내 불법 폐기물 제거 사업(1,444), 소류지 준설토 매립지 오염원 제거 사업(16,562)은 이미 완료하였으며, 마을 슬레이트 제거 사업, 토양정화식물 식재 사업, 암 환자 건강검진 및 의료비 지원 사업, ()금강농산 부지 활용방안 용역, ()금강농산부지 활용 사업, 진료공간이 포함된 주민복지센터 신축 사업 등은 추진 중이다.

 

안타깝게도 장점마을 암 발생자는 계속 늘고 있다. 원광대병원 지원으로 시행되고 있는 건강검진 과정에서 몇 분의 주민이 암으로 확진 받았다. 역학조사 당시 암 발생 현황은 국립암센터 등록 자료를 사용하였는데, 20명이었다. 역학조사가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현재 행정에서 공식 집계한 암 발생 통계는 27명이나 된다.

 

장점마을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 오염 전 마을 상태로 돌려놓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마을 주민이 인정하고, 우리 머릿속 인식이 변화되기 전까지는 끝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