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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와 나 , 코로나와 미소병원 [글 조혁신 회원]

참여연대와 나 , 코로나와 미소병원

 

조혁신 회원 / 미소재활요양병원 센터장

 

코로나19가 우리 일상 속에 깊이 자리하면서 코로나 인사가 필수가 되었습니다. 언제 쯤 우리는 이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까요? 현재로서는 막막하기만 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무심한 계절은 흘러 가을이 왔습니다. 올 가을은 그 어느 때 보다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한 가을 보내셨으면 합니다. 마스크 잘 착용하고 서로 개인위생을 잘 챙기다 보면, 코로나도 발 못 붙이고 떠날 때가 오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함께 같은 마음으로 파이팅하면 좋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조혁신입니다. 1996년 군에서 제대한 후 익산청년회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곳에서 영원한 동반자 선영씨를 만나게 되었고요. 1999년 청년회를 비롯한 3개 단체가 익산참여연대를 결성하였고 그해 우리는 딸 윤빈이를 얻었습니다. 감사하게도 그렇게 맺어진 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니 저나 선영씨에게 참여연대는 삶의 한 부분인 동시에 가족 같은 곳입니다.

 참여연대와 함께 해온 20여 년 동안 개인적으로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1996년 제대와 동시에 익산 중앙동에 있는 파티마의원을 시작으로 동서의원에서 10년을 일했고, 그 이후 진안, 대전, 홍성, 공주에 이르기 까지 7년 넘는 주말 부부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2012년 오랜 주말 부부를 끝내고 전주에 있는 대자인병원 오픈을 함께 했고 1년 동안 재활센터장으로 일했습니다. 2013년부터 모교인 원광보건대학교 물리치료과 강의전담교수로 임용되었고 2년 동안 학교일을 하면서 전임교수의 꿈을 꾸기도 하였습니다. 그 과정동안 체육학 석사, 물리치료학 박사를 마치기도 하였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날들이었지만 보람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족들에게 조금은 떳떳한 사람이 된 느낌이어서 뿌듯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잘 풀릴 것 같았던 제 삶에 또 한 번의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2015년 전임교수에 지원하였지만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2년 동안의 학교생활을 마감하면서 모든 짐을 옮겨 집으로 돌아왔을 때 가족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였습니다. 거기에 20151년 동안 새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시간강의만으로 삶을 꾸려야 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날들이 계속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가족과 참여연대 식구들과 함께 하면서 자연스럽게 위로를 받았고 큰 힘을 얻었습니다. 그런 위로와 격려 덕분인지 시련을 이겨낼 수 있는 좋은 일들이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익산에 재활요양병원을 준비 중인데 함께 할 센터장을 찾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입사지원서를 작성하여 방문하였고 면접을 거쳐 재활센터장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 곳이 바로 지금 일하고 있는 익산미소재활요양병원입니다. 병원 생활 또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행복한 마음으로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20163월에 오픈하였으니까 만 46개월을 함께 해오고 있네요.

삶은 롤러코스터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도 있고, 좋은 일이 있으면 안 좋은 일도 생기고요. 즐거운 일이 있으면 슬픈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끝없는 어둠만 있는 것 같아도 새벽은 찾아오고 아침이 밝아오고야 말죠. 언젠가 읽었던 글귀가 생각납니다. “그치지 않고 내리는 비는 없습니다. 아침이 밝아오지 않는 밤은 없습니다. 그리고 봄이 오지 않는 겨울은 절대로 없습니다.”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는 뜻으로, 고생 끝에 즐거움이 옴을 이르는 말 고진감래 (苦盡甘來)”라는 말도 있습니다. 참여연대도 제 인생도 모두가 마찬가지 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누구도 피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 이겨나갈 소중한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결코 외롭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코로나 블루라는 우울증이 유행이라고 합니다.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미래가 암담하게 느껴져 우울에 빠질 수 있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곁에 우울한 사람이 생기면 이 우울 역시 감기처럼 옮아가 다른 사람마저 우울하게 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옆 사람이 밝게 생기를 불어넣어 주면 이 역시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어 함께 밝아질 수 있다고 합니다. 힘든 때에 서로 마주 보고 웃어주는 위로의 시간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고령 환자 비중이 그 어느 곳보다 높아서 집단감염 우려가 크다고 하여 요양병원 환자분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계십니다. 국가적으로 요양병원의 면회를 제한하고 있어 우리 미소재활요양병원 또한 많은 환자들과 가족들이 서로를 그리워하며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그때까지 서로가 무탈하기만을 애타게 기원하고 있습니다. 병원에 계시는 많은 어르신들이 가족을 만날 수 없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바이러스로 인한 걱정으로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울증으로 인해 돌아가시는 어르신들이 다른 해에 비해 많다는 것이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가족과 만나지 못해서 실의에 빠지고 우울증을 겪고 심지어는 돌아가시기도 하는 어려운 상황들이 계속되고 있어 마음이 아플 뿐입니다.

우리 미소재활요양병원은 병원장님을 비롯한 모든 직원이 하나가 되어 이 어려움을 극복해보자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친구맺기입니다. 병원에 입원해 계시는 어르신 한분과 직원 한명을 친구로 맺어줘서 하루에 한 번 이상 찾아뵙고, 인사하고, 손도 잡아 드리고, 말벗도 해드리는 그런 친구입니다. 친구맺기 이후 어르신들의 표정도 많이 밝아지고 생기가 도는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어르신과 가족 분들에게 영상통화도 해드리고, 영상을 촬영하여 보내드리기도 합니다. 가족 분들도 고마워하시면서 위안을 받는다고 하십니다.

살면서 시련은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옵니다. 역경을 극복했다 싶으면 또 다른 고난이 도사리곤 합니다. 시련, 역경, 고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것을 극복하고 이겨나가는 과정이 인생인 것도 같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거라 생각해봅니다. 소중한 가족 그리고 또 하나의 가족 참여연대 식구들이 있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어려운 이 시기 함께하는 미소재활요양병원 식구들이 있어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뿐입니다. 그 마음을 이 지면을 빌어 정성스럽게 담아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