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겨낼 수 있다
글 김진배 회원
(A)
여행/ 마스크 안 쓰기/ 노래방/ 영화관/ 야영/ 단합/ 체육대회/ 축제/ 여행/ 놀이공원/ 해외여행/ 마음 편히 놀기/ PC방/ 밥 먹으면서 얘기하기/ 친구들과 스터디 |
(B)
가족여행/ 영화관/ 캠핑/ 마스크 안 쓰는 것/ 등산/ 공연 관람/ 친구 만나기/ 아들 군대 면회 |
코로나 관련 글을 쓰기 위해 고민하다가, 문득 코로나가 종식되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궁금하였습니다. 그래서 필자가 관여하고 있는 동아리 학생들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코로나가 끝나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문자 발송과 동시에 20여개의 답 문자가 휴대폰을 울려대기 시작하였습니다. 세상에 이런 엄청난 반응이 올지는 전혀 예상을 못했지요. 문자는 밤 12시까지 계속되었으며, 아이들이 원격수업 중이라 늦게까지 취침을 안 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총 40여명의 학생이 답 문자를 보내 왔고, 중복된 것을 제외하고 위의 (A)에서 가장 많은 응답을 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노래방‘입니다. 아이들은 마스크 벗고, 친한 친구와 같이 노래방 가서 노는 것이 가장 그리웠던 것 같습니다. 그 다음은 여행, 학교행사 순이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는 학부모님들에게 똑같은 내용으로 문자를 발송했습니다. 위의 (B)에서 가장 많은 응답을 받은 문항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이 글을 읽으시는 참여연대 회원 분들은 모두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실제 결과도 압도적으로 ‘여행’이 많이 나왔습니다. (B)의 표 중에 안타까운 응답이 한 개 보이죠? 군대간 아들 면회를 못 가는 엄마의 안타까운 마음이 문자 속에 들어 있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위의 (A)와 (B)의 공통점이 있어 보입니다. 무엇일까요? 저는 공통점으로 코로나 이전에는 늘 해왔던 일상적인 활동들이라 생각합니다. 예전 학교 수업 때도 우리 민족은 가무(歌舞)를 즐겨했던 민족이라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혼자서 활동하는 것보다는 다 같이 모여서 활동하는 민족이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못하니 코로나 우울증(‘코로나 블루’라는 용어 싫어요 ㅠㅠ)이 생기는 것도 십분 이해가 갑니다.
2020년 자주 사용하는 문장이 있었죠? ‘이 시국에?’, ‘코로나 때문에..’ 누구나 이 단어들을 흔히 사용했을 것 같습니다. ‘이 시국에 술 마시러 간다고?’, ‘코로나 때문에 이번 모임은 취소해야 할 것 같아..’ 우리의 일상을 대변해 주는 대표적인 문장이라 생각합니다. 오죽 했으면, 본인 이름이 ‘이시국’氏 인분은 본의 아니게 유명 인사가 되어버린 웃픈 현실이 되었습니다.
등교개학이 이루어지고, 학교는 늘 긴장 상태에서 지냅니다. 그나마 방역활동이 원활하게 잘 이루어지고 있는 집단이라고는 하지만, 그 파급력이 매우 큰 집단이기 때문에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심정으로, 하루하루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해 학생들과 씨름을 합니다. TV속에 나오는 정치인들이나, 교육관계자들은 마스크도 안 쓰고, 사진 찍고 활동하면서, 재난문자나 공문으로는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이라는 내용을 수시로 보냅니다. 당연히 학생들은 질문을 하겠죠. TV속에 나오는 사람들은 왜 마스크 안 쓰냐고? 왜 몰려 다니냐고?...
부끄러운 어른의 모습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대답은 거의 없습니다. 그들은 얼굴을 알려야 다음에 당선에 유리하니까, 코로나감염 보다 다음 선거가 더 중요한 집단들이니까...
학교에서는 안타까운 현실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담임선생님 얼굴을 모르고, 담임선생님들도 반 아이들 얼굴을 모릅니다. 저 또한 학생들 대략의 이미지만 알고 있지 얼굴을 모릅니다. 점심시간 급식실에서 아이들이 지정된 자리에 앉아서 밥을 먹을 때면 마스크를 잠깐 벗습니다. 그 때 나타난 아이들의 진짜 얼굴을 대하면 새로운 아이들이 앉아 있는 듯 혼돈이 오기 시작합니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또 안타까운 현실은 아이들이나 교사 중에 얼굴에 접촉성 피부염 환자가 많이 발생합니다. 당연히 마스크 착용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특히 교사들은 말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마스크 안에 침과 습기가 가득차서 피부염이 계속 진행됩니다. 거울 보는 것이 두렵기도 하고, 이제는 체념을 하면서 마스크를 또 착용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이제는 학교에서도 코로나 ‘예방’이라는 표현대신에 코로나 ‘극복’이라고 얘기를 많이 합니다. 학교에서 코로나 극복을 위한 영상촬영을 담당해 주셨던 외부강사 선생님께서도 제목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라 표현을 해 주셨습니다. 체념과 짜증 대신에 코로나 극복을 위해 다 같이 협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회원님들께서도 오늘 가수 이적의 ‘당연한 것들’ 노래를 들으시면서 코로나 극복을 위해 화이팅 하는 일상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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