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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기네스를 넘어 세계기네스 도전 성공을 위한 고견을 기다리며

 

 

 

 

익산기네스를 넘어 세계기네스 도전 성공을 위한 고견을 기다리며

 

 

 안녕하세요?
 올해는 청마의 해! 말은 중요 인물의 탄생을 알리는 신성한 영물로, 박혁거세는 말이 지키고 있던 알에서 태어났고, 부여 금와왕은 말이 큰 돌 앞에서 눈물을 흘려서 발견됐다고 하는 말도 안 되는 말 앞에 우뚝 서있는 상서로운 말의 기운을 믿으며 말도 안 되는 말의 근원을 상상속의 동물 청마에게 묻고 답을 청하는 마음으로, 2월 22일(토) 익산참여연대 회원정기총회에서‘안녕하세요?’처럼 익산고민자랑 모임을 마련하고 싶다는 말씀에 힘을 얻어 아직은 태중에 있는 참여연대 안녕하세요? 문을 두드립니다.

 

 

 아주 특별한 이력을 가진 둘째 딸은 수시로 저에게 충격을 줍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충격은 늙어가는 제 몸에 상처를 남기네요. 돌 무렵 농아 판정으로 나를 기암하게 만들었고, 네 살 때 말문을 열어 환희의 기쁨, 여덟 살 때 판소리를 시작해서 15년 동안 판소리에 푹 빠져 판소리(최연소(12세) 최 다(심청가, 흥보가, 적벽가, 춘향가) 최 장시간(5시간 30분)완창 발표자로 익산 기네스 선정, 판소리 명창 부 최우수상, 익산 문화재단 아티스트로 선정되어 <세계 기네스 도전 축소판 공연>, 판소리 대중화를 꿈꾸며 <판소리 세배로 즐기기>교육을 겸한 공연 30여 차례, 2013 대한민국 인재 상(대통령상) 수상의 기쁨을 안겨 주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치아가 흔들리는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습니다.

 

 

 <최연소 판소리 다섯 바탕 발표자가 되기 위한 수궁가 발표와 최장시간(현재 9사간 20분)기록 경신(10시간 이상)을 위한 판소리 다섯 바탕 연창 공연>을 통해 조만간 국내는 물론 국외에도 판소리에 대한 관심을 높여 판소리 대중화에 일조를 하리라는 생각으로 기쁘게 준비하고 있었는데 한국 기록원에서 세계기네스에 도전하려면 4,500여만 원(준비금과 공연비를 합하면 7,000여만 원 예상)을 내야한다는 공문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12살 때 심청가 완창 첫 발표 후 시작된 세계기네스 도전을 향한 12년 된 꿈, 많은 사람들의 격려 속에 16년 째 알알이 영글어 돌처럼 단단해진 배를 만져보신 춘향가 인간문화재이신 성우향선생님께서 “500여명의 제자를 가르쳤지만 고 임방울선생님 이 후 처음이다.”라시며 깜짝 놀라셨습니다. 그런 딸이 올 1년 동안 모든 것 다 내려놓고 이 공연을 위한 준비만 한다고 했는데, 단지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접으라고 할 수 도 없고, 정말 고민입니다.

 

 

 세계의 보물 판소리 보존을 위해 전통 판소리를 들고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1,300여 년 그 자리만 지키고 있을 뿐 대중성도 거의 없고 대중을 즐겁게(?) 해주지 못하지만 국보 제11호 미륵사지 석탑을 원형대로 보존하려고 노력하듯, 무형과 유형의 차이는 있지만 똑같이 우리나라 보물로 지정되었고 한 발 더 나아가 세계의 보물이 된 판소리를 온 몸과 온 마음에 꽉 채우고 전통 판소리를 지키고 보존하겠다고 결심한 소리꾼도 보호해 주어야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렇게 말하면 판소리 인간문화재가 있지 않냐? 고 말하겠지만, 그 분들이 그 자리를 미륵사지 석탑처럼 천년을 지킬 수 없을 터, 퓨전을 해야 살아남는다며 변형(?)된 소리를 원하는 이 상황을 잘 견디어 낸 젊거나 어린 소리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소리꾼으로 물 흐르듯 흘러 계속 인간문화재가 나와야 하는데 지금의 인간문화재 같은, 또는 더 나은 소리꾼이 계속 나올 수 있을까요?

 

 

 100여 년 전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발라 놓은 시멘트를 털어내고 그 조각들을 맞추기 위해 18년 째 복원중인 미륵사지 석탑, 둘째 딸이 소리에만 집중하여 세계의 보물 판소리 네 바탕 완창을 하고, 남은 한 바탕을 준비하기까지 약 16년, 소리꾼은 하루아침에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닙니다. 일제 강점기 때 소리꾼들은 일본의 총칼에 맞아 쓰러졌지만, 요즘 젊은 소리꾼들은 유혹(?)의 총칼에 맞아 현실의 벽을 뛰어넘지 못해 죽기도하고, 스스로 덧칠한 시멘트 자국을 이고 지고 매 순간 갈등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100년 세월이 흘러 전통 판소리가 거의 사라진 어느 날 이래서는 안 된다고 복원의 칼날을 들이대고 판소리에 덧칠된 시멘트를 벗겨 내려 해도, 완벽한 복원은 어려울 것입니다. 왜냐하면 요즘도 성능 좋은 마이크 때문에 통성으로 소리를 힘껏 지르는 소리꾼을 찾아보기 힘들고, 한 대목만 잘해도 명창인데 누가 듣는다고(꼭 누구보라고 미륵사지 석탑을 복원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아무도 듣지 않아도 전통 판소리의 원형을 보존하려면 누군가는 꾸준히 완창 공연을 해야 합니다.) 완창을 하느냐는 시각 때문에 완창이 점점사라지고 한두 시간 소리하고 완창이라고 하는 이도 있습니다,

 

 

 지금 상황도 이런데 이미 퓨전(?)에 익숙한 소리꾼(?)들이 피를 토해내는 길고 긴 고통의 연습 시간을 감내 하고 4 - 6시간 이상 걸리는 판소리 완창 공연을 하려고 할까요? 하고 싶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런 의문이 들기 때문입니다.

 

 

 전통 판소리보다 퓨전을 원하는 직장생활이 길어지면, 16년 동안 쌓아올린 판소리 다섯 바탕에 금이 갈 것은 당연한 이치인데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취업을 해서 비용을 모아 기네스에 도전하겠다는 딸에게 취업하라는 말도 못하고, 기네스 도전이 먼저라고 말할 수도 없으니 정말 고민입니다.

 

 

 익산기네스에 선정된 둘째 딸(이다은)이 한국 기네스를 넘어 세계기네스 도전에 성공하여. 판소리를 전 세계에 알리고, 전통 판소리를 보존하고, 판소리 대중화에 앞장 설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판소리와 이다은을 알고 싶다면 다음카페<사>한국판소리보존회 익산지부 **

 

글 : 김광심 (한국판소리보존회 익산지부 사무장)

 

* 이글은 참여와자치 소식지 66호 판소리로 전하는 마음의 편지 (3)에 실린글입니다.